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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0-29 08:51
[정병국 칼럼] “나목(裸木)처럼 살고 싶은데…”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268  

정병국(칼럼니스트/소셜워커)


“나목(裸木)처럼 살고 싶은데…”
 

우리 인간들도 나목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잘못 살아온 인생을 가을에 한 번씩 낙엽으로 청산하고 새봄이 오면 다시 시작하는 재생의 기회를 가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강석호씨의 수필 <나목이 되고 싶다>의 서두이다

시애틀의 가을이 짧은 것은 사실인데 금년의 가을은 더욱 짧은 듯하다. 빨갛고 노란 단풍잎들이 가을을 물들이고 화사한 아름다움을 보이더니 어느새 거의 다 떨어져 길가에 뒹굴고 있다. 이제 머지 않아 나무들이 앙상한 가지만 남게 된다.

물론 상록수는 제외지만 물들었던 잎들은 모두 떨어져 찬바람에 흩날리다가 사라질 것이다. 겨울은 그래서 잔인하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웅크리게 한다.

그러나 벌거숭이 나무는 겨울 추위에 덜덜 떨면서도 새봄을 기약한다. 봄이 오면 다시 새순이 돋고 꽃을 피우며 화려한 여름을 장식한다. 세월의 연륜 속에 오직 인간만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헤매고 있는 듯하다. 과연 나의 자아(自我)는 무엇이며 그것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자아를 찾는 길은 자연밖에 없어

요즘처럼 끝없이 밀어닥치는 지식정보로부터 자아를 찾을 수 있는가? 세상적 안일과 부와 명예가 그것을 찾을 수 있을까? 철학을 논하고 고전을 터득한다고 자아를 발견할 수 있는가?
그것을 찾는 길은 자연 밖에 없다. 나를 찾는 데는 한 그루의 나무와 한 송이 꽃이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들은 아무 말 없이 한 자리에 서 있으면서도 잎을 무성하게 피우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는다.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많은 교훈과 진리를 전해주고 있다. 우리들이 매일 다니는 길가에 즐비하게 서있는 가로수로부터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운다. 철 따라 변하는 그들의 몸짓을 보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운다

봄에는 새싹으로, 여름엔 풍성한 녹음으로, 가을엔 아름다운 단풍으로, 그리고 겨울엔 앙상한 나목으로 계절의 감각을 일깨워준다. 깊어가는 가을이나 이른 겨울에 앙상한 나목을 보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운다. 병든 잎을 아름다움으로 보여주는 가을은 머지 않아 낙엽이 될 슬픔을 피를 토하듯 새빨갛게 내뱉고 있다.

인간이 이런 단풍의 아픔을 아는가? 왕성하던 여름의 성장을 멈추고 병들어 흐느적거리는 가을의 아픔을 아는가? 자신들의 왕성했던 여름을 양보하면서 다음 해의 새싹들을 잉태하는 아픔을 아는가? 일년 내내 철 따라 미풍에 흔들릴 때도 있었고, 심한 폭우에 몸부림치며 견딘 세월이 있었다. 이런 아픔이 없이 나무는 성장하지 못하고 풍성한 열매를 맺지 못한다

나는 단풍의 아름다움을 보고 애잔한 마음을 가지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위대함에 감탄한다. 병든 단풍의 죽어가는 모습에서 내일의 위대한 완성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내일을 위한 희생의 미덕을 보여준다. 내일의 새싹을 위해 자신의 자리를 양보하며 자신은 부토가 되어 사라지는 것이다. 마치 태양이 서산으로 넘어갈 때 마지막 찬란한 빛을 발하는 것처럼…

언제 이 세상을 떠날지 모르는 내 자아를 반성해본다. 한 그루의 나무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무는 그가 갈 길을 알고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내일을 기약하는데 유독 인간은 천년을 살 것처럼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성난 얼굴로 달려가고 있다

당장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데도 영겁을 살 것처럼 말이다. 슬픔이 없으면 기쁨도 없고, 불행이 없으면 행복도 없는데… 그리고 고뇌가 없으면 즐거움 또한 없는데… 가난이 있어서 부가 있고, 질병이 있기에 건강의 귀중함을 알게 되는 것이다

'나목은 비움이고 보이지 않는 청산'

이제 머지 않아 모든 단풍이 다 사라지고 나목만이 우뚝 서서 겨울을 맞을 것이다. 잎새들이 다 떨어진 앙상한 나목! 그것은 비움이고 보이지 않는 청산이다. 나도 할 수만 있다면 이런 나목이 되고 싶다

명예와 욕심을 다 내려놓고 고개를 번쩍 들고 하늘을 바라보며 영생을 꿈꿀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 모든 욕심의 옷을 훌훌 벗어버리고 나목처럼 그렇게 의젓하게 겨울을 맞을 수는 없을까

"인내하며 기다리는 나목이 되고 싶다"

비록 눈보라 치는 겨울의 피나는 인고를 치르더라도 인생의 새싹을 돋우고 다시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인내하며 기다리는 나목이 되고 싶다. 잘못 살아온 인생을 낙엽으로 청산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 하나님의 입장에서 보면 한 뼘도 안 되는 인생인데 그 무엇이 되고 싶다고 발버둥치며 살아온 내 인생이 정말 부끄럽기만 하다

이제부터는 내 자신을 찾으며 하늘의 섭리를 배우는 나목이 되고 싶다. 그리하여 매서운 찬 바람과 눈보라를 웃음으로 맞이하며 내일의 찬란한 봄을 반성하는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이경환 14-02-0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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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환 14-02-0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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