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감탄고토,甘呑苦吐).
인간 감각의 만족 유무에 따라 쓰임을 달리한다.
쓰다/달다, 짜다/싱겁다(슴겁다), 맵다/시다(싀다)
‘달다’는 미각에 만족을 주지만, 짜고 싱겁고 맵고 시면 미각에 만족을 주지 못한다. 다시 말해 ‘달다’는 맛이 있고, 달지 않음은 맛이 없는 것이다.
쓸게 담(膽), 쑥 애(艾), 쑥갓(茼蒿), 씀바귀(苦菜) 모두 쓴 맛이다.
‘슴겁다’의 ‘슴’은 ‘물’의 mil 교체형 mis가 sim으로 음운 도치된 형태이다.
うすい(묽다)의 우리말은 ‘우리다’로 ‘물’의 m이 탈락한 형태이다.
슴거울 담(淡) <訓蒙字會 下 14>
슴슴한 쳥쥬ㅣ나(淡酒) <痘瘡經驗方 下 28>
일본어에서 ‘맵다’ ‘짜다’ 모두 からい로 쓰이며 특별히 구별할 때에만 ‘짜다’는 塩辛(しお)からい, ‘맵다’는 唐からい를 쓴다.
짤 함(鹹) <訓蒙字會 下 14>
매얌이 맵다하고 쓰르라미 쓰다우네 山菜를 맵다더냐 薄酒를 쓰다더냐 <고시조>
일본어 す(酢), すし(鮨, 젖), す(饐)える는 우리말 ‘싀다(시다)’ s 어두음을 간직하고 있다.
음식이 쉬면(息) 싀게/시게(酸) 되어 곧 ‘젖(요구르트)’과 같은 신 맛을 내게 된다.
미각의 다른 형태는 삶의 비유로 설명된다.
인생이 즐거우면 달고, 고달프면 쓰고, 여유 없이 인색하면 짜고, 변화 없이 살면 싱거운 인생이 된다. 또한 겨울철에 눈물 나도록 고생스럽다면 세상이 맵고(매섭고) 뼈마디가 시리게 된다. ‘시거든 떫지나 말고 얽거든 검지나 말지’란 말은 사람이 못났으면 착실하기나 하거나 재주가 없으면 소박하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으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경우를 비유한 것이다.
續 三綱行實圖 31에 어렵게 살더라도 맛나게 살라 함은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집이 가난하여 꾸어도 맛갓나게 하기를 힘써 하더라(家貧稱貸務具甘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