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등 미 전역과 런던 등에서 反이민 명령 반대 시위
미국 법무부가 시애틀 연방법원이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중단시킨 결정에 불복해 4일(현지시간) 항소했다. 앞서 법원의 결정에 유효한 비자를 소지한 이들은 미국에 입국하기 시작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독설을 퍼부었다.
AFP통신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전일 제임스 로바트 시애틀 연방 지방법원 판사는 보다 폭넓은 법률 검토가 있을 때까지 이슬람권 7개국 국민의 입국을 한시적으로 불허하는 등의 조치를 일시정지(Temporary Stay)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로 인해 이날 미국 정부기관들과 전세계 항공사들은 행정명령 조치 이행을 중단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반이민 시위는 뉴욕과 LA 등 미국 전역을 비롯해 영국 런던, 캐나다 토론토 등에서도 벌어졌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로바트 판사에 독설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법집행을 막는 것"이라며 "이 소위 '판사'(라는 사람)의 의견은 웃기는 것이며, 뒤집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주말 동안 플로리다에 있는 자신 소유의 호화 리조트에 머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는 "이 판사는 우리의 최고 이익을 간절히 원하지 않는 잠재적 테러리스트 등에게 우리나라의 문호를 개방했다. 나쁜 사람들은 무척 행복하겠다"고 비난했다.
AFP통신은 현직 대통령의 연방 판사 비판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로바트 판사는 공화당 소속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라고 2003년 지명했으며, 2004년 상원 인준을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이날 저녁 법무부는 법원의 결정은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끼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되살리기 위해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 3명은 전체 판사가 배석한 재판이 열릴 때까지 언제라도 행정명령을 인용 혹은 기각을 할 수 있다.
정부 기관들은 법원의 판결에 따라 유효한 비자를 소지한 이들의 입국을 허용했다. 국무부는 이란과 이라크,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예멘 비자 지참자들에게 비자가 "실제적으로 취소"되지 않은 한 입국을 다시 허용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6만명의 비자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다만, 법무부는 취소 대상자가 10만명이라고 지적했다.
◇反트럼프시위 전세계 주말 폭주
한편 트럼프의 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이날 뉴욕·로스앤젤레스·볼더·필라델피아·시카고·워싱턴DC 등 미 전역에서 반트럼프 시위가 열렸다.
LA국제공항에서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오후 결집했으며 뉴욕시에서는 오후 2시부터 LGBT 인권 단체들이 동성애 인권이 시작된 기념비적 공간 스톤월인에서 반트럼프 시위를 가졌다.
환경단체의 격렬한 저항에도 트럼프가 송유관 신설을 밀어붙인 시카고 다코타에서도 트럼프 반대 구호가 터져나왔다.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가 백악관부터 의사당까지 행진을 하며 트럼프의 행정명령을 비판하고 이민자와 연대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의사당 앞까지 다달은 시위대 일부는 "도널드, 도널드 보지 못하겠느냐. 우리는 D.C에 당신을 원치 않는다"고 외쳤다. '사랑은 국경이 없다' '난민 1000명과 트럼프를 맞바꾸겠다'고 적힌 플래카드도 눈에 띄었다.
영국 런던에서는 4일 여러 인권단체가 조직한 대규모 반 트럼프 시위에 수천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트럼프에 안돼를' '트럼프를 버려라'란 플래카드를 들고 이날 런던 중심가의 미국 대사관에서부터 다우닝가로 향해 행진했다.
또 다른 이민자의 나라 캐나다 토론토에서도 수천명이 미 대사관 앞에서 반트럼프 시위를 열었다. 시위대는 캐나다 정부에 "트럼프를 비판하라"고 외쳤다. 특히 얼마 전 퀘벡 이슬람 사원에서 발생한 극우 성향 20대 청년의 총격 테러 이후 이슬라모포비아 확산을 경계하는 시위대가 많았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