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정직과
성실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지녀야 할 덕목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정직과 성실을 첫째로 꼽아서 좋을 것입니다.
성실의
뜻은 언행심사에 소홀함이 없는 정성스러움이요, 거짓이나 가식이 없는 진실함이요, 사악함이 없는 선량함을 일컫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아름다운 인생의 열매를 거둔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공통점은 역시 정직하고 성실한 삶이었습니다.
옛날
인도의 간디에게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상담을 청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어떤 어머니가 아주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 어린 아들과 함께 간디를 찾아왔습니다.
그녀가 상담하고자 하는 내용은 자기 아들이 단 것을 너무
좋아해서 그 습관을 고쳐보려고 아무리 타일러도 듣질 않고 사탕을 입에 물고 사는데, 간디 선생이 따끔하게
주의를 주면 효과가 있으리라 믿고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그
어머니의 말을 듣고 간디는 잠시 무슨 생각을 하고 나서 그 어머니에게 오늘은 그냥 돌아갔다가 10일
후에 다시 와 달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10일
후에 그 어머니가 아들을 데리고 다시 왔을 때 간디는 그 아들에게 사탕을 많이 먹으면 건강에 해롭다는 이야기, 몸이
허약해지면 부모에게 큰 걱정을 끼치게 된다는 등 평범하고 상식적인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상담을
마치고 돌아가려다가 그 어머니는 왜 간디선생이 지난 번 왔을 때 그 충고를 아들에게 해주지 않고 10일
후에 다시 오라고 했는지 의아해서 물었습니다. 그러자 간디는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저…실은 지난 번에 오셨을 때는 저 자신이 단 것을 좋아해서 사탕을 자주 먹고 있었거든요. 제가 사탕을 많이 먹고 있으면서 어린이에게는 먹지 말라서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그 후로 지금까지 사탕을 먹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오늘은 제가 아드님에게
그런 충고를 할 수 있게 되었지요.”
이
한 가지 일화만으로도 간디가 일반 성인들에게는 물론 어린 아이에게 까지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의 양심 앞에 얼마나 정직하고 성실하였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직과 성실을 통하여 나의 인품을 남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에만 관심을 두기
쉽지만 사실은 나 자신에게 정직하고 성실해야 하는 것입니다. 남에게 알려지는 정직과 성실에는 자칫 가식이나
과장이 있을 수 있지만 나 자신에게는 진실을 숨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과거 일제 치하에 있을 때 전북 김제에서 태어난 K군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일본인 변호사 사무실에서
급사로 일하였습니다.
그의 품행이 대단히 정직하고 성실할 뿐 아니라 틈만 나면 열심히 책을 읽는 모습을
본 마음 착한 일본인 변호사가 그를 가상히 여겨 일본으로 유학을 시켜 법을 전공한 뒤 변호사로 일하다가 해방 후에는 대법관의 지위에 까지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가 바로 ‘사도 법관’이라는 별명을 가진 김홍섭 판사였습니다.
그는
또한 겸손하고 검소할 뿐만 아니라 독실한 카톨릭 신자로도 유명합니다. 1995년 MBC가 5개 도시에 재직하고 있는 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그는 가장 존경받는 법조계 선배로 선정되었습니다. 평생을 구도자의 자세로 살아온 김 판사는 <무상을 넘어서>라는 수필집을 남기고 1965년에 50세로 하나님 품에 안기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친구를 많이 가진다고 해도, 그리고 아무리 저명한 인사들의 소개장이나 추천서를 받는다 해도
우리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정직과 성실만큼 우리를 도울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