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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2-07 10:14
눈산조망대/ 다리 모으고 앉기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6,040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다리 모으고 앉기

미국인들은 매너가 몸에 배어 있다. 어쩌다 모르는 사람과 옷깃만 스쳐도 “익스큐스 미”라고 말한다. 남의 앞을 가로질러 갈 때도 미리 양해를 구한다. 한국에선 사람들이 부딪치는 게 다반사지만 땅이 넓은 미국에선 남과 몸이 닿는 것이 금기처럼 돼 있다. 꼬마들도 ‘레이디 퍼스트’를 실천한다. 그런 미국에서 요즘 생뚱맞은 매너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뉴욕 전철당국(MTA)이 지난달부터 남자 승객들을 대상으로 ‘다리 오므리고 앉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전철 칸마다 “손님, 다리 좀 그만 벌리세요. 자리가 비좁습니다”는 등의 글과 그림이 담긴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

필라델피아, 시카고, 특히 ‘양반 동네’를 자처하는 시애틀과 심지어 런던 등 외국 대도시의 대중교통 당국들도 뉴욕을 타산지석으로 삼고 있다.

뉴욕 MTA 344억달러의 빚더미에 앉았으면서도 포스터 제작에 76,700여달러를 써가며 캠페인을 시작한 연유는 작년 말경 남자 승객들의 몰염치에 식상한 여성 승객들의 불만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일부 여성 승객은 다리를 한껏 벌려 2~3인분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남자승객의 사진을 핸드폰으로 찍은 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올려 공개적으로 망신 줬다.

하루 610만여명의 승객을2,600여 지하철 객차로 수송하는 MTA는 여성 승객들의 진정이 쇄도하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우선 남자들의 이런 착석 자세를 표현하는 신조어를 내놨다. Manspreading(맨스프레딩: 남자 벌림)이다. 남자승객이 “필요이상 다리를 V자 형으로 쫙 벌리고 앉아 다른 승객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을 독차지하는 행위”로 뜻풀이를 했다.

한국인들은 ‘맨스프레딩’보다 더 기발한 신조어를 내놨었다. ‘쩍벌남’이다. 이미 4~5년전 서울 지하철에서도 다리를 쩍 벌리고 앉는 남자들이 문제 됐기 때문이다. 사실은 ‘쩍벌남’보다 ‘쩍벌녀’가 더 문제였고, 이들보다 ‘다꼴녀’(다리 꼬고 앉은 여자)가 더 많은 비난을 받았다. 짧은 치마차림으로 다리를 꼬고 앉으면 허벅지와 엉덩이에 속옷이 드러나기 일쑤였다.

뉴욕 MTA의 ‘맨스프레딩’ 퇴치 캠페인을 대다수 남녀 승객들이 환영하지만 당사자인 쩍벌남들이 찍소리 못하는 상황은 아니다. 이들은 남자가 여자보다 자리를 넓게 차지하고 앉는 것은 매너 문제가 아니라 신체구조나 생리상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호두’가 양다리 사이에 오래 눌려 있으면 열을 받아 생식기능이 저해된다는 아리송한 이유를 대는 사람도 있다.

한 거구의 남자승객은 자기가 1인분 공간을 부득이 초과함에 따라 자기 옆 여자승객은 자연히 ‘다꼴녀’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덩치가 큰 여성승객들도 많다며 맨스프레딩만이 아닌 ‘피플스프레딩(Peoplespreading)’을 막기 위해 좌석 공간을 더 넓히라고 요구했다. 차 내에서 젖먹이는 여성은 놔두고 쩍벌남만 나무라는 것은 성차별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MTA는 전반적인 승차예절의 제고가 캠페인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포스터에도 ‘짐을 옆자리에 놓지 마세요,’ ‘백팩은 벗어놓으세요,’ ‘음식을 먹지 마세요,’ ‘손톱을 깎지 마세요,’ ‘손잡이 대를 붙잡고 운동하지 마세요’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서울지하철 승객들도 꼴불견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쩍벌남(40%), 고성의 전화통화(37%), 음식냄새(10%) 등을 꼽았다.

요즘 미국인들 가운데 쩍벌남이 많아진 모양이지만 한인들, 특히 초중고교에서 공중도덕을 배운 중노년층 한인들은 승차예절에 별 문제가 없다. 서서 가는 데 익숙했고 빈자리가 나도 노인이나 아기 업은 여자에게 양보하는 걸로 알았다

하지만 한인들에겐 쩍벌남 아닌 다른 꼴불견이 있다. 모임에서 단상이나 맨 앞줄 귀빈석에 너도 나도 앉으려 든다는 점이다.

또 하나 있다. 지정좌석제가 아닌 교회나 무료 공연장 등에 온 한인들은 십중팔구 좌석의 양쪽 끝자리부터 앉는다. 뒤에 오는 사람들도 이들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고 다른 빈 줄의 끝자리에 앉는다. 안내인들이 돌아다니며 안쪽으로 옮겨달라고 일일이 부탁해야만 자리가 정돈된다. 미국인들처럼 도착순으로 안쪽부터 앉지 않은 것도 우리 ‘국민성’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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