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그인 | 회원가입 | 2024-04-26 (금)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2021년 1월 시애틀N 사이트를 개편하였습니다. 열람하고 있는 사이트에서 2021년 이전 자료들을 확인 할수 있습니다.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작성일 : 15-05-16 11:00
눈산조망대/ ‘노인 미국인의 달’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872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노인 미국인의 달’

 
오는 620, 명산 라파예트를 비롯한 뉴잉글랜드 일원의 해발 4,000피트 이상 48개 고산 등산로들이 일제히 보라색으로 물결치게 된다. 그날 갑자기 제비꽃이나 라벤더가 만발하는 것이 아니다. 보라색 유니폼을 입은 등산객들이 똑같은 시각에 48개 봉우리 정상에서 알츠하이머 극복 및 경각심 제고 캠페인을 벌인다. 보라색은 알츠하이머의 상징 색이다.

이 캠페인은 한 자원봉사단체가 2013년 시작한 연례 모금행사 ‘가장 긴 날(The Longest Day)’의 확대판이다

연중 낮 길이가 가장 긴 하지날에 맞춰 열리는 이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동틀 때부터 해질 때까지 16시간을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자기가 선호하는 운동에 할애하면서 알츠하이머 협회에 연구기금을 모아준다. 첫해에는 3만달러를 모았다.

올해 행사는 매사추세츠 등산가 맷 스틸 덕분에 더 커졌다. 그는 급성 알츠하이머에 걸린 부인이 7년만인 지난해 57세로 세상을 떠나자 자신이 두 차례 참여한 ‘가장 긴 날’ 행사의 성과를 극대화할 요량으로 48개 등산팀이 48개 고산을 하나씩 정복한 후 정상에서 찍은 48개 사진을 한 자리에 전시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놔 행사 주최 측의 동의를 얻었다.

어머니날이었던 지난 일요일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열린 태평양지역 대학연맹(Pac-12) 야구경기에서 맞붙은 애리조나 주립대와 워싱턴대학 선수들의 팔뚝에는 한결같이 ‘4MOM(엄마를 위해)이라는 구호가 쓰여 있었다

워싱턴대학 외야수 브래든 비숍이 치매진단을 받은 어머니를 생각하며 그렇게 쓰고 출전하자 다른 선수들이 모두 따라해 비숍을 위로했다.

그보다 이틀 전 교회 한 권사님의 시어머님 장례식이 있었다. 장장 102세를 향수했지만 실제로는 87세를 사셨다. 15년은 알츠하이머에게 약탈당했다. 장남이 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것도 몰랐다. 북한 난민 출신 또순이로 이민생활의 역경을 극복하고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한 그 할머니는 문병 간 교인들에게 아기처럼 “아이아”라는 외마디 말만 연발했다.

알츠하이머는 감기와 닮은꼴이다.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약도 없다. 로널드 레이건, 프랭클린 루즈벨트, 윈스턴 처칠, 조셉 스탈린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정치인들이 어이없이 희생됐다

헐리웃 수퍼스타 찰턴 헤스턴, 찰스 브론슨, 리타 헤이워스가 그랬고, 인기가수 페리 코모와 글렌 캠벨이 그랬다. ‘자동차 왕’ 헨리 포드도 말년엔 자동차가 뭔지도 몰랐다.

미국에선 71초마다 치매환자가 한명씩 늘어난다. 오는 2050년엔 환자가 현재(530만명)의 거의 3배인 1,400만명에 달할 것이란다

금년에만 65세 이상 미국인 473,000명이 새로 알츠하이머에 걸린다. 지난해 환자 간병에 1,570만명, 179억 시간이 소요됐다. 올해는 약 2,260억달러가 들고, 그 중1,530억달러는 메디케어나 메디케이드로 커버될 전망이다.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정부당국은 현재 65세 이상의 치매환자가 576,000여명이지만 10년 후엔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인사회도 작년 초 충격을 받았다. 성공한 1세 한인정치인의 상징이었던 신호범 워싱턴주 상원의원이 돌연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사임했다. 병 때문인지 자신이 장로로 있는 교회와 돈 문제로 소송을 벌여 스타일을 구겼다.

한국에선 5월이 ‘가정의 달’이지만 미국에선 ‘경로의 달’(National Older Americans Month)이다

연방의회는 가정과 사회와 국가에 헌신한 노인들에게 가장 현실적으로 보답하는 길은 그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를 덜어주는 것이라며 치매환자들이 메디케어를 통해 일관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건강의 성과, 계획, 교육(HOPE) 알츠하이머 법안’을 심의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는 치료도, 예방도 어려워 신의 저주라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치매로 희미해진 기억을 되살리는 ‘신의 축복’도 있다. 옛날 유행가를 부르는 것이다. 흘러간 노래를 부르면 흘러간 시절의 기억이 되살아난단다

65세 이상 한인들은 ‘신라의 달밤,’ ‘나그네 설움,’ ‘노란 셔츠의 사나이,’ ‘돌아가는 삼각지,’ ‘산장의 여인,’ ‘동백 아가씨’ 등을 열심히 부르자.


**윤여춘 고문의 <눈산조망대> 목록을 보시려면 아래를 클릭



 
 

Total 330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210 눈산조망대/ 오호라! 오로라 시애틀N 2015-10-31 4937
209 눈산조망대/ 하늘 아래 첫 우체통 시애틀N 2014-10-04 4933
208 눈산조망대/ 책 읽고 장수하세요 시애틀N 2016-09-10 4918
207 눈산조망대/ ‘워싱턴 불바다’ 시애틀N 2015-08-29 4912
206 눈산조망대/ 기도는 꼴불견? 시애틀N 2015-11-07 4911
205 눈산조망대/ 빌 게이츠의 ‘효심 약’ 시애틀N 2018-02-03 4910
204 눈산조망대/ 작심 3시간 시애틀N 2015-01-03 4906
203 눈산조망대/ 여성할례가 뭔 소리? 시애틀N 2018-12-08 4899
202 눈산조망대/ 겁나는 ‘또라이’들 시애틀N 2017-06-03 4894
201 눈산조망대/ 흔들리는 철옹성 시애틀N 2019-05-04 4889
200 눈산조망대/ 터브만과 신사임당 시애틀N 2016-04-30 4879
199 눈산조망대/ 캐틀린의 ‘나라공원’ 시애틀N 2016-08-27 4878
198 눈산조망대/ 두 사람이 만난다면 시애틀N 2017-05-06 4876
197 눈산조망대/ 몇 나라 말 하세요? 시애틀N 2016-09-03 4875
196 눈산조망대/ ‘노인 미국인의 달’ 시애틀N 2015-05-16 4874
 1  2  3  4  5  6  7  8  9  10    



  About US I 사용자 이용 약관 I 개인 정보 보호 정책 I 광고 및 제휴 문의 I Contact Us

시애틀N

16825 48th Ave W #215 Lynnwood, WA 98037
TEL : 425-582-9795
Website : www.seattlen.com | E-mail : info@seattlen.com

COPYRIGHT © www.seattlen.com.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