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그인 | 회원가입 | 2024-04-28 (일)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2021년 1월 시애틀N 사이트를 개편하였습니다. 열람하고 있는 사이트에서 2021년 이전 자료들을 확인 할수 있습니다.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작성일 : 13-08-24 08:52
눈산조망대/달팽이의 스피드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292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요즘 등산객들은 고산준령의 경치가 아닌 턱밑 발뿌리에서 눈길을 떼지 못한다
흉측하게 큰 달팽이들이 등산로에 널려 있다. 뱀처럼 징그러운 게 요지부동이어서 한 눈 팔다가는 밟기 십상이다. 등산화에 깔려 뭉그러진 달팽이는 새들도 먹지 않는다. 시속이 고작 7미터 정도인 주제에 왜 안전한 풀섶에서 트래픽 심한 등산로로 기어 나오는지 모르겠다.

속도와 담쌓고 사는 달팽이와 달리 인간은 본능적으로 스피드 지향적이다. 달팽이보다 수천 배 빠른 속도로(아마도 수없이 많은 달팽이를 밟아 뭉개며) 두달간 등산로를 치달은 끝에 서부 3개주를 남북으로 종단하는2,665마일 거리의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을 최단시간에 주파한 기록을 세운 두 남녀 이야기가 지난주 전국 주요신문에 보도됐다.

LA 인근 산타모니카 초급대학의 육상코치인 조쉬 가렛(30)은 지난 610일 멕시코 국경을 출발해 86일 캐나다 국경에 도착했다. 59 8시간14분만이었다. 장거리 등산가 스캇 윌리엄슨이 2011년 세운 64 11시간 19분을 5일 이상 단축한 신기록이다. 출발3일만에 화씨 100도의 무더위 속에 탈진해 쓰러진 후 24시간을 쉬고도 이뤄낸 대기록이다.

가렛은 아침 6시부터 하루 평균 45마일을 걸었다. 평지에선 자정을 넘겨 70마일을 걸은 적도 있다. 샌디에이고 남쪽 캄포를 출발해 빅베어, 레이크 타호, Mt. 샤스타, 크레이터 레이크, Mt. 후드, Mt. 아담스, 스노퀄미 패스, 스티븐스 패스, 노스 캐스케이드 국립공원 등 서부 3개주의 7개 국립공원과 25개 국유림을 통과한 후 캐나다 국경에 골인했다.

가렛에 간발 앞서 PCT 종주 신기록을 세운 여성이 있었다. 벨링햄의 헤더 앤더슨(31)이다가렛보다 이틀 먼저 출발한 앤더슨의 60 17시간 신기록은 가렛이 뒤이어 도착하는 바람에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구기록이 됐다. 두 사람 모두 채식주의자인데, 가렛은 유기농식품 전문 수퍼마켓 체인인 홀 후드의 후원을 받았지만 앤더슨은 스폰서를 못 구했다.

한국에도 비슷한 사람이 많아졌다. 지난달 해남(전남)에서 고성(강원)까지 622㎞를 67일간 달린 ‘울트라 마라톤’에 보통사람 81명이 참가했다. 식용동물 사육업자들의 잔혹상을 고발하겠다는 가렛이나, 과체중 극복의 결단력을 내세운 앤더슨과 달리 ‘울트라 마라톤’ 참가자들은 명분도, 깰만한 기록도 없이 본인들의 스피드를 즐기며 무작정 달렸단다.

5년전 믿기 어려운 스피드 하이킹 기록이 나왔었다. 레이니어 마운틴 정상에 올랐다 내려오는데 4시간4629초 걸린 리암 오설리반(당시 29)의 기록이다. 레이니어 등반 전문 안내자인 그는 해발10,000피트 지점의 베이스캠프(캠프 뮈어)까지 운동화를 신고 1시간 2431초만에 달려 올라갔다. 나는 7년전 그곳에 가는데5시간 이상 걸렸었다.

우연이지만 스피드 관련 뉴스들이 최근 잇달아 보도됐다. LA-샌프란시스코 구간을 30분 내에 주파하는 ‘하이퍼 루프’ 계획도 공개됐다. 공기저항이 없는 튜브 속을 최고시속 920마일로 달리는 캡슐형 차량을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 모터스가 구상 중이란다. LA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는 현재 비행기로 1시간 15, 자동차(I-5) 5시간 30분 소요된다.

육상의 ‘단거리 황제’로 불리는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는 지난 18일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 200 400m 계주에서 3관왕이 됐다. 2009년 베를린대회에 이어 연속 3관왕의 위업을 이뤘다. 그의 100m 최고기록은 베를린대회에서 세운 958이다. 1초에 평균 10m이상을 달린다는 계산이다. 초속 0.2㎝인 달팽이에 비하면 가히 광속이다...

하지만 볼트도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지구 스피드에 비하면 달팽이에 불과하다둘레가 475㎞인 지구는 시간당 167m, 초당 464m씩 자전한다한번 돌 때마다 인간 수명이 24시간 짧아진다무서운 속도다볼트도가렛도오설리반도 자기네 수명의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한다. 120세를 산 유대인의 영웅 모세도 인간 수명이 “날아간다”고 한탄했다.

[이 게시물은 시애틀N님에 의해 2013-08-25 15:52:04 헤드라인 뉴스에서 복사 됨]

 
 

Total 330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45 눈산조망대/ 손자 손녀와의 해후 시애틀N 2016-11-05 4362
44 눈산조망대/ ‘스코터스’의 황금밥통 시애틀N 2016-02-20 4347
43 눈산조망대/ 미국판 ‘몬도카네’ 시애틀N 2018-04-28 4340
42 눈산조망대/ 오르바와 오프라 시애틀N 2018-01-13 4339
41 눈산조망대/ 누구를 찍나 시애틀N 2016-10-29 4335
40 눈산조망대/ 멸종위기 남자교사 시애틀N 2018-03-24 4335
39 눈산조망대/ 사마귀와 김정은 시애틀N 2017-04-29 4313
38 눈산조망대/ 머리 굴리는 머리 시애틀N 2017-04-22 4301
37 눈산조망대/ 카바노와 범고래 시애틀N 2018-09-29 4295
36 눈산조망대/달팽이의 스피드 시애틀N 2013-08-24 4294
35 눈산조망대/카운티도 잡자 시애틀N 2013-10-19 4293
34 눈산조망대/ 달라진 서울 시애틀N 2014-04-05 4290
33 눈산조망대/ 애리조나의 도널드 시애틀N 2016-12-03 4288
32 눈산조망대/ 오피니언 페이지 시애틀N 2018-04-14 4285
31 눈산조망대/ 다시 이는 낙태논쟁 시애틀N 2018-09-01 4284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About US I 사용자 이용 약관 I 개인 정보 보호 정책 I 광고 및 제휴 문의 I Contact Us

시애틀N

16825 48th Ave W #215 Lynnwood, WA 98037
TEL : 425-582-9795
Website : www.seattlen.com | E-mail : info@seattlen.com

COPYRIGHT © www.seattlen.com.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