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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9-29 08:07
[시애틀 수필-공순해] 혼용 오용 오염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9,170  

공순해 수필가(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회원)

혼용 오용 오염

문협에 입회한 다음 해, 한국의 저명(?)한 문학상을 받았다는 회원 두 사람의 인터뷰 기사가 이곳 여러 신문에 크게 실렸다. 그중 한 사람은 Worldwide awards를 받아 자랑스럽단 흥분의 이메일도 보내왔다. 그 다음 해, 그 문학지에서 또 다른 이름의 문학상을 공모하기에 나도 응모해봤다. 한 달 후 ‘해외동포부문 우수상’ 수상자로 결정됐단 연락도 받았다. 

한데 시상식에 앞서 수상 작품집을 제작하니 열 권 이상 주문을 하되 제작비를 부담해야 한다, 수상작을 육필공원 문학비로 제작하며 그 가격은 이러하단 안내 우편과 이메일이 거푸 왔다. 공모전인데 상금 언급도 없이 내 주머니만 털겠다는 안내만 오는 게 수상했다.

수상 선배(?)에게 연락했더니 놀랄 대답이 돌아왔다. 그뿐 아니고 시상식 비용도 수상자들에게 분담시킨 단다. 자기에게도 200만 원을 요구했는데 여행 중이기에 현금이 없어 그냥 오자 두고두고 불만스러워했다는 내용까지 접하고 나니 등골이 오싹해졌다. 

작품집 발간비는 이미 지불한 뒤기에 책만 받고 그 이상의 연락에 응하지 않았다. 당연히 와야 할 시상식 안내도 없었고 상패도 보내 주지 않았다. 문학상 장사 얘기는 들어봤지만 이렇게 속다니. 게다 문우들에게도 속은 셈이었다. 

없던 일로 하고 싶지만 인터넷이 없어지지 않는 한 지워버릴 수도 없는 사실이어서 두 배로 속상하나 하소연할 곳도 없다. 아무튼 이로 해서 문협 후배들에게 경험을 말해 줄 수 있는 자산은 얻은 셈이다. 상금 없는 공모전엔 절대 응모하지 말라고. 

심지어 문학상을 줄 터이니 뒤로 운영 기부금을 내라고 사전 흥정하는 단체도 있단다. 이처럼 언젠가부터 한국 문단에 경영 논리가 끼어들어 문단을 허물고 있다. 문학상 장사만 하나, 등단 장사도 한다. 예전엔 도제(徒弟)처럼 스승에게 인정받은 뒤 그가 추천하는 문학지에 어렵게 소개되는 것을 등단이라 했다. 

오죽하면 등룡문(登龍門)을 거친다 했겠나. 한데 요즘은 무수한 문학지에서 신인문학상이란 이름으로 등단을 시키며 그 대가로 그 등단월호를 다량 구매하게 하고 또 계속 구독하게 한다. 등단 회원이라고 연회비 받는 곳도 있다. 말하자면 잡지 운영 기금과 독자를 확보하는 방법이다. 

문학 활동이 등단을 통해 이루어진다 생각하는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에 응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다 보니 스승이 사라진 자리에 문학단체가 대신해 동아리 문학이 횡행한다. 

게다 등단이라 함은 작품 발표할 지면을 얻는다는 뜻인데 지면이 없는 문학단체에서도 회원 확보 수단으로 신인문학상을 수여하며 그것이 등단이라고 해 등단의 의미를 모호하게 한다. 등단의 의미가 무엇인가. 단(壇)은 지(紙)다.

대개의 한국 문인들이 소속된 한국문인협회는 지령 3년 이상 된 일간지나 문학 전문 주간지, 3년 이상 결호 없이 발간된 문학 월간지나 5년 이상 결호 없이 발간된 격월간 계간 종합문예지를 등단지의 자격으로 규정하고 있다. 해서 내가 소속된 협회의 기관지 <시애틀문학>이 지령 12호가 됐음에도 연간지이기에 등단지가 못 되어 회원들의 한국 문학지 등단을 안내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등단이란 용어에도 문제가 있다. 이를 사용하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뿐이라 한다. 꼬집어 말해 보면 한국의 등단 제도는 일제의 잔재다. 미국만 해도 문인이 되는 길은 출판사나 잡지에 글을 기고해 글이 실리면 작가로 인정된다. 

하지만 편집자에게 인정받는 길은 험난하다. 스티븐 킹의 인내를 읽으며 공감도 하고 가슴 저리기도 한 게 다 작가로 인정받기까지의 어려움 때문이다.

다음은 문학상의 수상자 등급 명에 관해서다. 과거엔 장원 차상 차하이던 등급이 당선 가작 장려상으로 변하더니, 요즘엔 대상 우수상 가작이거나, 대상 금상 은상 동상 순서로 부풀려지기도 한다. 

수상자는 이런 여러 등급의 수상 사실을 나중에 약력에 적길 슬그머니 당선이라고 적는다. 어느 순간 일등으로 둔갑돼 버리는 것이다. 이처럼 상의 등급 명도 혼란스럽게 변해가는 중이다.
뿐인가. 상재(上梓)는 출간 준비 중이란 뜻으로 출간 완료의 의미가 아닌데 버젓이 그리 쓰인다. 타 예술 공모전과 혼동하는지 응모를 출품이라 하기도 하고 출전이라고도 한다. 

용어의 혼란은 이 밖에도 셀 수 없이 많다. 음(音)이 난(亂)하면 세월이 난하다고 공자는 말씀하셨다. 문(文)이 난해도 사회는 어지러워진다.

사랑만이 아니라 질서 지키기와 분별도 영성에 해당한다는 강의를 듣다 보니 혼란으로 잠식돼 가는 문단 현실이 떠올라, 그 변화가 바람직한 길로 나아가길 원해 약간의 소회를 적어 보았다. 


kaykang 20-11-06 10:18
답변 삭제  
용감하게
소위 문단 이라는 곳들에서  돈으로 상을 사고, 서로 주고 받는 비리를 밝혀 주셨네요.

우리네 정서에는 글 쓰는 사람'이 어떤 지위를 차지하는 것 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작가, 시인, 수필가 등의 장식을
위와 같은 시시한 문협들이 양산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 앞에 달고 다니는 것을 보면요.

글 쓰는 일= 생각을 드러내는 일

모든 사람이 생각하고 살고 있고
특히 요즘 같이 인터넷 매체의 범람으로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세상에서

구태여 작가, 수필가, 시인.... 등의 허접한 월계관을 머리에 쓰고 다니는 사람들은
좀 우스꽝스러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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