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에서 잡학박사들은 여덟 번의 여행을 돌아보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홍대의 한 북카페에서 모인 멤버들은 벽에 걸린 추억의 인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잡지식을 대방출했다. 커트 코베인부터 천재들이 일찍 죽는 이유까지 그 주제도 다양했다. 덕분에 프로그램만의 담백한 매력과 재미는 배가됐다.
감독판에서 돋보인 것은 잡학박사들 간의 ‘깨알 케미’였다. 한 달 여 동안 친밀해진 이들은 서로 장난을 치기도 하고, 때론 치켜세우며 끈끈한 정을 자랑했다.
이날 다섯 명의 잡학 박사들은 서로가 생각하는 ‘환상의 짝꿍’에 대해 말했다. 가장 인기 있는 여행 파트너는 세 명에게 선택을 받은 유희열이었다. 김영하는 “유희열은 굉장히 섬세하다. 사람을 편안하게 해준다”라고 그를 칭찬했다. 이 말을 들은 유희열은 활짝 웃으며 기뻐했다. 유희열은 지식이 많은 유시민을 최고의 파트너라 말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유희열과 그의 편을 들어주는 잡학박사들의 센스 역시 또 하나의 웃음 포인트였다. 감독판에서 유희열은 작곡가 윤이상의 이야기가 방송에 나가지 않아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이 말을 들은 김영하는 “주옥같은 이야기가 통편집됐다. 잡학박사 넷은 실제 이상으로 똑똑하게 보이도록 편집하고 유희열은 실제 이하로 보이도록 편집한다”며 ‘편집 음모론’을 제기했다. 유시민 역시 “유희열이 조금이라도 똘똘해 보이는 장면은 나 PD가 편집한다”라고 말해 유희열의 편을 들었다. 잡학박사들이 편을 들어주자 유희열은 우는 척을 하며 서러운 마음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유시민은 정재승이 훌륭한 교사라는 생각이 든 계기를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정재승은 나쁘게 보면 유도신문인데 좋게 보면 소크라테스식 대화법을 한다. 대화를 통해서 스스로 논리적 모순을 깨닫게 만든다”며 과거 정재승과 냉동인간 이야기를 할 때 자신이 입장을 수정했던 경험을 고백하기도 했다. 정재승 역시 유시민의 유연한 사고에 놀랐다고 말했다. 잡학박사들의 발전적 커뮤니케이션이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던 것이다.
마지막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잡학박사들은 헤어지는 것을 무척 아쉬워했다. 황교익은 “나는 김영하 작가가 가지고 있는 깊이, 감수성에 대해 감동받았다”라고 밝혔으며 정재승은 여행을 하는 동안 정말 행복했다고 고백했다. 유시민은 ‘알쓸신잡’을 통해 뭔가를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중요하고 자신이 소중히 여기던 것을 돌아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접점이 없을 것 같아 보였던 잡학박사들은 여행을 하며 조금씩 서로에 대해 알게 됐다. 이들은 호기심과 잡지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점차 가까워졌고 시간이 지날수록 ‘케미’를 보여줬다. 그리고 찰떡 호흡에 물이 오를 시점에 아쉽게 여행이 마무리됐다. 이에 시청자들은 벌써부터 시즌2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며 ‘잡학박사들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