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수향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N 드라마 '우아한 가'(극본 권민수 박민경/연출 한철수 육정용)를 회상하며 이 같이 말했다. 1회 2.7%(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 가구 기준)로 시작해 마지막회 8.5%를 달성하며 MBN 개국 이래 드라마 예능 종합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우아한 가'는 인기에 힘 입어 드라마 종영 이후 제작진과 출연진이 포상 휴가를 다녀오기도 했다.
임수향이 '우아한 가'에서 맡은 역할은 MC그룹 외동딸 모석희였다. 모석희는 15년 전 어머니 살인사건의 진실을 쫓는 재벌 상속녀로 활약했다. 때로는 걸크러시 매력으로, 때로는 타협하지 않는, 정의감 넘치는 모습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허윤도(이장우 분)와 한 팀을 이뤄 한제국(배종옥 분)에게 맞서며 통쾌한 복수에 성공했다. 또 MC그룹 일가에 조목조목 맞는 말로 응수하는 사이다 어록으로 시원한 쾌감까지 안겼다.
어느새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임수향. 그는 지난 2009년 영화 '4교시 추리영역'으로 데뷔해 SBS '신기생뎐' 단사란으로 주목받은 후 단숨에 스타가 됐다. '아이두 아이두' '아이리스2'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 '아이가 다섯' '불어라 미풍아' '내 ID는 강남미인' 그리고 '우아한 가'까지, 임수향은 연기력과 흥행으로 어느덧 신뢰를 주는 배우가 돼 있었다. 임수향의 지난 10년과 '우아한 가' 출연까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저는 체크를 잘 하는 편인 것 같다. 악플도 있고 그런 것들에 있어서 상처 받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비판이 있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항상 스태프 분들과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본다. 제가 물어보는 걸 좋아한다. 내 생각만 하면 나만의 생각에 그치지만 여러 의견 종합해서 판단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개선해야 될 점을 가장 많이 물어보곤 한다. 연기적인 부분도 그런 게 쌓여서 곱씹고 수정해나가고 보완해가면 발전이 있다 생각한다. 물론 정신 건강에 안 좋을 때도 있지만, 체크해서 좋은 비판과 이런 걸 수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기억나는 팬들 반응이 있다면.
▶이번엔 정말 팬들이 되게 좋아했다. 석희의 경우에는 여성 팬 분들이 굉장히 좋아해주셨던 것 같다. 저 뿐만 아니라 보시는 분들도 많이 느낀 것 같다. '내 ID는 강남미인'과 다르게 굉장히 많이 작정하고 꾸미고 나왔다. (웃음) 화장도 제대로 하고 예쁜 모습 많이 나와서 좋아해주신 것 같다.
-올해가 데뷔 10주년이다.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이번에 팬 분들이 10주년이라고 전광판 광고도 해주시고 선물도 챙겨주시고 10주년 이벤트를 해주셨다. 내가 어렸을 때 꿈꿔왔던 10주년이더라. 팬 분들의 축하를 받고 축하 받으면서 맞이하니까 감개무량하고 감사했다. 살아남았다는 것에 대해 감사했다. 이곳이 워낙 치열하다. 연극영화과를 고등학교 때부터 나왔지만 아직까지 남아서 연기하고 있는 친구들이 몇 명 없다.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데뷔 10년 맞이했다는 것에, 그리고 작품 주인공까지 하고 있다는 것에 이 모든 것들이 감사했던 것 같다.
-임수향이 지난 10년을 되돌아본다면.
▶정말 치열하게 살아온 것 같다. 배우로서는 쉽지 않은 길을 진짜 열심히 걸었다. 어떻게 보면 남들은 갑자기 나타나서 주인공을 했다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배우로서의 꿈을 키우면서 주말마다 서울에 상경해 연기 수업을 다녔다. 대학에서 연극영화과 가려고 밤 새운 적도 많고 어떻게든 데뷔해서 나름대로 치열하게 보냈던 배우로서의 시간이 있었다. 가끔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포기하려고 했을 때 연기보다 더 사랑하고 더 좋아하는 게 뭐가 있지 생각하게 됐다. 연기보다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게 있다면 그만두고 더 행복할 수 있는 걸 해야겠다 했는데 못 찾아서 지금 계속 연기를 하고 있다. 누군가 연기를 봐줬을 때가 가장 행복하고 감사한 것 같다. 내가 행복하게 맞는 길을 잘 걸어오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기억에 남는 작품이나, 터닝포인트가 있다면.
▶터닝포인트는 '내 ID는 강남미인'이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신기생뎐'이다. '우아한 가'에 의미를 부여하자면 예상치 못한 행운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뭔가 큰 것에 당첨된 느낌이다. 항상 매 작품, 작품마다 열심히 하려고 한다. 기대하지 못했던 더 큰 사랑을 받으니까 행운이라는 생각도 든다. 제가 잘 해야 되는 것도 있지만 모든 게 다 맞아야 하고 잘 어우러져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게 생각한다.
-앞으로 계획은.
▶영화도 하고 싶고 연극도 하고 싶다. 이번에 작품 하면서 선배님들이 '수향아 너 연극해도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그동안 기회가 많이 닿지 않았다. 연극을 하면 더 느끼는 것도 많고 보완할 수 있는, 배울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계획은 없는데 언젠가는 꼭 하고 싶다, 저의 진짜 꿈은 행복하게 사는 건데 그게 제일 어렵다. 연기를 하고 뭘 하는 것도 행복하려고 하는 거다. 여행을 가고 뭘 하는 것도 행복하게 살려고 하는 건데 가끔 망각하는 것 같지만 제 행복을 더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