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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25 02:10
'취임 100일' 앞둔 트럼프, 가장 많이 쓴 연설 문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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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2,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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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 휩쓰는 트럼프의 무기…"날 믿으라!" CNN방송, 언어학자와 공동 분석
취임 100일을 불과 5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입성 후 연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2단어 이상의 문구는 "날 믿으라"(believe me)인 것으로 조사됐다.
제니퍼 스클래퍼니 조지타운대 언어학과 부교수가 CNN방송과 공동으로 지난 3개월 간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연설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CNN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 가장 많이 활용한 이 어구들이 "트럼프의 소통가적 면모와 관련해 엄청난 통찰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연설만 하면 청중과 언론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트럼프 대통령, 그의 연설 무기는 무엇일까.
◇"날 믿으라"…26회 사용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식이 끝난 뒤 연설 중 총 26회에 걸쳐서 "날 믿으라"는 문장을 입에 담았다. 압도적인 횟수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듣는 사람에 따라 어조가 확연히 바뀔 수 있는 말이다. 스클래퍼니 부교수는 "이러한 표현방식은 지지자들에겐 이미 자신들이 믿는 대통령으로부터 나오는 재확신인 반면, 다른 이들에게는 전혀 믿음이 가지 않는 지도자로부터 나온 절박한 명령처럼 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지자들과 반대진영 사이 확연히 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감도를 설명해주는 부분이다.
◇"우린 앞으로 이렇게 할 거다"…12회
그 다음으로 많이 쓴 문장은 "우리는 앞으로 ~할 것이다"(We're gonna make)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형적인 경영인 또는 지도자 스타일의 언어다.
스캘리퍼니 부교수는 "이런 어구는 확신에 가득 찬 지도자나 경영인으로서 하는 일종의 '확신주기'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또 세간의 예상과 다르게, 상당히 건설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스캘리퍼니 부교수는 "이런 문장 구조는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대통령의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시각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아주 많은 돈"…9회
트럼프 대통령의 경영자적 시각이 가장 잘 드러나는 구문이다. 원어로는 "a lot of money". 유사한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7회의 연설에서 "수십억 하고도 수십억어치의 돈"(billions and billions of dollars)을 언급했다.
스캘리퍼니 부교수는 이 부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인 물건들을 "뭉뚱그려 말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러한 일반화는 대체로 "청중으로부터 충격, 경악, 역겨움 등의 반응을 끌어내는 데 쓰인다"고 밝혔다.
한때 대중의 관심을 먹고살았던 리얼리티 TV스타다운 화법이다.
◇"정말 멋진 남자야"…6회
트럼프 대통령은 이 다음으로 "아주 멋진 남자다"(he's a great guy)는 표현을 즐겨 썼다. 이 점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중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스캘리퍼니 부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타인을 평가하는 표현을 잘 쓰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평가를 "긍정과 부정을 가리지 않고 자주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시절부터 경쟁자나 비판가를 모욕하는 데 악명이 높았다. 그러나 동시에 "칭찬에도 매우 후한 대통령"이라고 스캘리퍼니 부교수는 지적한 것. 예컨대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3개월 동안 "대단히 훌륭한 남성과 여성들"(the incredible men and women)이라는 문구를 동일한 횟수인 6회 연설에서 언급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찬사는 칭찬을 받는 사람의 역량이나 특성을 명확히 가리키지 않으며 '훌륭하다' 등의 단어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칭찬이 비판보다 청중의 관심을 덜 사로잡는 이유는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시 이긴다"…5회
'이긴다'(winning)는 단어보다 사람들의 쾌감을 즉각 불러일으키는 것이 있을까. 스캘리퍼니 부교수는 바로 이러한 점을 지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긴다' '위대하다' '아름답다' 등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즉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단어를 즐겨 쓴다고 밝혔다.
또한 이 단어는 모든 것들을 도전 과제로 치환한다. 한 국가의 정치·사회·경제적 현안이 승패가 명확히 갈리며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쟁으로 바뀐다. CNN은 이것이 겨루기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과 앞선 사업 경영에서 겪은 여러 경험들을 반영한다고 봤다.
예컨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뉴욕 올버니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이긴다"는 단어를 단숨에 13번 사용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의 나라를 너무나도 자랑스러워 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180도 바꿀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이기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는 너무나도 많이 이길 것이다, 우리는 모든 영역에서 이길 것이다. 우린 경제적으로 이길 것이다.
우린 경제에서 이긴다. 우린 군사에서 이긴다. 우린 우리 전역장병들을 위한 보건에서 이긴다. 우린 모든 하나하나 부문에서 이긴다.
우리가 너무 많이 이겨서, 여러분은 심지어 이기기에 질려버릴지도 모른다. 그럼 여러분들은 아마 '제발, 제발. 승리가 너무 많아요. 견딜 수 없어요. 대통령님, 너무 많아요.'라고 할 거다. 그럼 나는 말할 거다. '아니, 전혀 안 그래!'"
결론적으로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법이 "재계에서의 자신의 스타일을 그대로 확장시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크래퍼니 부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부적 요소를 하나하나 설명하지 않고 자신의 국가 비전에만 집중함으로써 자신을 비전 있는 리더로 보일 수 있도록 한다"며 "반면 이에 비해 기존 정치권 인사들은 과도하게 우유부단하고 학술적이며 공부벌레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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