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운세와 토정비결.
미국에서 살고 있어도 한국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새해가 되면 토정비결이다 해서 신년 운세를 많이 봅니다. 한국에서 신년운세와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남성의 57.9%와 여성의 75.3%라는 높은 비중이 이미 신년 운세를 봤거나 볼 계획이라는 응답을 했습니다. 이와 함께 운세를 보는 주요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절반 가까이 연초에 운세를 보고 있었으며 ‘미래가 불안할 때’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 주로 보는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운세를 보는 목적과 이유에 대해서는 심리적 안정을 얻기 위해서가 43.1%로 가장 높았고 중요한 결정에 앞서 지표로 삼기 위해, 앞으로 닥칠 일에 대비하기 위해서, 위안으로 삼기위해, 용기나 희망을 갖기 위해, 참고하기 위해, 답답해서 라고 응답을 했습니다. 이 설문조사와 비슷하게 필자도 1월부터 3월말까지는 주로 신년운세에 관한 상담을 합니다.
새해가 되면 우리는 우선 신년계획을 하게 됩니다. 새로운 사업구상도 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계획도 하고 결혼이나 이사, 직업의 변동 등 새해에 중요한 변화를 계획하기도 합니다. 바로 이때에 올해 운세가 자신한테 전체적으로 도움을 주는 쪽으로 흘러오고 있는지 아니면 자중하고 조심해야 되는 운세인지 미리 알게 되면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거나 일을 추진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기도 하고 대비를 하기도 합니다. 또, 같은 일을 시작하더라도 그 달의 운세가 좋은 시기에 시작하면 일도 순조롭게 풀리고 여러 가지 면에서 도움을 받고 유리한 반면에 운세가 좋지 않은 달에는 재충전을 하면서 조용히 그 시기를 넘기는 것이 역학을 이용하는 생활의 지혜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연초에 가족 운세를 봄으로써 수천 년 동안 당대의 석학에 의해 계승발전 되어 온 역학을 생활 속에서 응용하는 슬기로운 지혜를 풍습으로 이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게 사람의 운명이기에 예로부터 역학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한 치 앞을 알고자 애써온 것입니다.
토정비결은 조선 선조 때 학자인 토정 이지함이 만든 운명지침서로서 인생의 길흉화복을 미리 예측하고 활용하여 개개인의 인생을 미리 내다보고 개척해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자 만든 것입니다. 사람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느끼고 겪는 인생살이를 144괘 즉 144종류로 정리하여 풀어 놓은 것이다. 토정비결을 만든 이지함은 그 당시 자본주의를 실체화한 경제학자이자 천문학을 연구한 과학자였고 또 수학자, 지리학자였는데 좋은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토굴 속에 살면서 빈민 운동, 자선사업을 했던 분입니다. 살다보면 내리막으로 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를 대비해서 때를 기다리고 잘 될 때는 항상 잘 되는 게 아니라 보름달도 차면 기우는 이치를 깨달아서 겸허하게 살라는 인내와 중용과 슬기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윤 철학원 (213)739-2877. www.askjiy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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