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날’에 사진 모임 회원들과 함께 출발
“여행과 사진은 그야말로 나에게
힐링이다”
지난 일요일(19일)은 ‘아빠의 날’(Father’s Day)이었다.
오랜 만에
시애틀 사진 모임 회원분들과 촬영을 나갔다. 그러고 보니 10여년을 매번 ‘아빠의
날’에 출사를 나갔다. 6월 셋째 주 일요일이 미국에서는
아빠의 날인데 우리 모임의 촬영 날이 매월 셋째 주 일요일이기 때문이다.
이곳 날씨가 예년에 비해 변화가 심하다. 흐린 날도 많고 비오는 날도 많다. 그런데 이 날은 오랜만에 날씨가 좋았다. 하늘에 구름도
사진찍기 좋은 날 같다. 단 6월 날씨
치고는 기온은 많이 낮았다.
아무튼 우리들의 목적지인 라푸쉬를 향해 떠났다. 해가 길어 일몰까지 찍고 오려면 새벽에나
돌아올 것 같다. 오랜 만에 만난 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달린다.
오늘 점심 메뉴는 부대찌개 란다. 우리 카페지기님이
준비한 메뉴다. 늘 촬영 때마다 이런저런 것들을 준비해 먹어봤지만 부대찌개는 처음이다. 많이 기대된다.
일요일이고 아빠의 날이라 그런지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행객들이 많다. 목적지에
못미처 피크닉 에어리어가 나와 그곳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준비한 부대찌개 재료부터가
군침이 돈다. 촬영 모임인지 요리모임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열심히 준비해온 음식을 배가 터지도록 맛있게 그리고 많이 먹고 다시 출발해 목적지 라푸쉬에 도착했다. 라푸쉬는 3개의 포인트로 구분한다.
퍼스트, 세컨, 서드 비치다. 퍼스트 비치는 차로 이동이 가능하고 세컨비치는 20여분
걸어서 들어가야 나오는 곳이다. 서드 비치가 가장 오래 들어가야 만나는 곳이다. 우린 세컨 비치로 방향을 잡았다.
4년여만에 간 곳이라 그런가 모든 게 반갑고 정겹다. 해안
입구에 도착하니 늘 그렇듯 많은 나무들이 높게 쌓여 우릴 반긴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해안 입구를 깨끗이 치워 들고 나는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줄듯 한데 이곳은 그렇지 않다. 그냥 자연 그대로 방치한다. 그게 이들의 자연 사랑이란 생각이 드니
조금 불편해도 참을 만하다. 해안 끝과 끝을 왕래하며 사진을 찍다 보니 시간이 꽤 흘렀다.
우리 일행은 루비 비치로 가기로 했다. 루비 비치는 글자 그대로 보석해안이다. 근데 그 보석이 해가 질 때나 나타난다. 오래
전 우연히 만난 루비 비치의 황홀함이 지금도 느껴지는 듯하다.
그런데 오늘은 일몰이 좋지 않을
듯하다. 해안에 들러 잠깐 촬영하고 월요일 다들 일을 해야 하는 생존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어
오늘은 아쉽지만 일몰은 포기하고 돌아가기로 했다.
다행히 올라오는 동안 화려한 일몰이 아니라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며 올라왔다. 정말 오랜만에
맛본 여행이었다. 늘 그렇듯이 여행은 힐링이다. 자연
풍경을 보는 것도 힐링이다. 여행과 사진은 그야말로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힐링이다. 다음달 촬영이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