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에겐 곱지 않은 아이다호주 그냥 지나서 몬태나주로
집에서 출발한지 6시간30분만에
워싱턴주를 빠져나와 아이다호(Idaho)로 들어왔다.
아이다호주는 1시간 50분 가량 통과해야 하는 짧은 지점이지만 우리
애들이 상당히 싫어하는 주이기도 했다. 가끔 다녀본 여행에서 애들이 느낄 정도로 아시안을 보는 아이다호 분위기는 정말로 냉냉했다.
워싱턴이나 오레곤 등 기타 서부지역 미국인들과는 달리 마주쳐도 거의
웃지 않고 무표정한 얼굴들이 보는 사람들을 기분 나쁘게 한다. 말은 안했지만 그러한 분위기를 애들도
알아차린 듯 해서 기분은 좋지 않았다.
우리들의 선입견이라 생각도 하지만 기분이 개운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커피한잔 사려고 잠깐 내린 그로서리(Grocery) 이외엔 한번도
쉬지않고 아이다호를 통과했다. 주변 분위기도 별 특색을 찾지 못할 정도 평범한 분위기였다.
오후 6시45분경 몬태나(Montana) 주로 들어섰다. 몬태나는 주 이름의
유래처럼 주변에 많은 산들이 우리를 맞이했다.
웅장하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고 예쁜 산들이 도로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지대가
높은 지 하늘과 땅이 닿은 듯 구름이 우리 얼굴 바로 위에 있는 듯 보였고 주변에 보이는 농장들이나 집들도 상당히 한가롭고 평화롭게 보였다.
도로 위에는 벌써부터 많은 휴가차량들이 달리고 있다.
워싱턴주 시간으로 저녁 8시30분에
몬태나 미졸라(Missoula)에 도착했지만 몬태나부터 시간이 한시간 빨리 가는 지역(Mountain Time 적용지역)이라 이곳 시간으로 밤 9시30분이었다.
몬태나주 북으론 글래시어 국립공원, 남으론 옐로스톤
규모가
상당히 큰 지역이었으며 북으로는 Glacier 국립공원이, 남으론 옐로스톤(Yellow stone) 국립공원이 있어 중간 기점으로 유명 관광지인 듯 많은 휴가 차량들이 붐볐다.
모텔마다 빈방이 없어 미국에 와서 많은 여행을 다녀 봤지만 방을 구하느라 고생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결국 빈방이 없어 모텔을 잡지 못하고 다시 고속도로로 나와 미졸라 다운타운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서 간신히
방을 구하고 모텔 방에 들어온 시간은 밤 10시30분, 시작부터 이번 여행의 어려움을 느끼게 한다.
여행을 떠나기 전 이것저것 주워들은 말이 생각난다. 자신들이 여행한
경험을 들려준 내용들이고 어떤 면에선 편견에 가까운 말들이었지만 방을 구하지 못할 땐 정말 그런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말인즉슨 유색인종들에겐 빈방이 있어도 잘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의
모텔들은 모텔 입구에 빈방이 있는지 아니면 없는지를 표시한다. 대부분 빈방이 있을 땐 베이컨시(Vacancy) 없을 땐 노 베켄시(No Vacancy) 라는 말로
표시해 둔다.
간혹 No Vacancy 라고 하지않고 Sorry 라는 말로 표현 하는 곳도 있다. 분명 베이컨시라는 표시가
있어 들어갔더니 없다고 했단다.
나는 그런 경험을 해보진 않았지만 늦은 시간까지 방을 구하지 못하니 그 말이 맞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 알아본 모텔들은 모두 No Vacancy 라는
표시가 되어 있었는데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들어가 물어 본 것이었고 우리말고도 많은 미국 사람들도 우리 같이 방을 구하지 못하고 헤매는 것을 보고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모든 오해는 편견에서 시작된다. 이들에게
가지고 있는 잘못된 선입견을 나부터 버려야 이번 여행이 편해질 거란 생각을 해본다.
서둘러 들어와서 미국 사발면(사실은 일본 사발면으로 미국인들이 좋아함)에 저녁 식사를 간단히 한 후 내일의 일정을 준비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이번 여행을 통해 유익한 정보와 많은 경험을 했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
오랜만에 오랜 시간을 달려서 그런 가 많이 피곤함을 느낀다. 오늘
달린 거리는 약 480마일 정도 그러니까 870km 였다. 예전과 비교하면 그리 많은 이동거리는 아니지만 중간에 쉬지 않고 달려와서 그런 듯 하다. 내일 부 턴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이다. 조금은 들뜬 마음으로 눈을
감았다.
미국의 표준시
미국 시간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퍼시픽 타임(Pacific Time), 마운틴 타임(Mountain
Time), 센튜럴 타임(Central Time), 그리고 이스턴 타임(Eastern Time)으로 나누어진다.
우리가 있는 워싱턴 주는
퍼시픽 타임이 적용되는 곳이고 미국의 가장 동쪽인 뉴욕은 이스턴 타임이 적용되는 곳이다. 타임 존은 4개 지역으로 나누어지나 시간차이는 총 3시간 차이가 난다. 다시 말해 워싱턴주 시애틀이 오전 10시이면 뉴욕은 오후 1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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