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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7-26 11:30
눈산조망대/ 도망자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755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도망자

 
세월호 참사 후 잽싸게 달아난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이 사체로 발견됐다고 순천경찰서장이 발표한 지난 22, 시애틀에선 토마스 웨일스 연방검사 암살범을 잡을 ‘새 전기’가 마련됐다고 FBI 지부장이 발표했다

장장 13년간 미궁을 헤매며 스타일을 구긴 FBI는 당초 웨일스 저격범 체포현상금으로 100만달러를 내걸었다. 유병언 체포현상금의 두 배다.

총기규제 옹호자였고 총격범들도 단호하게 응징했던 웨일스 검사는2001년 퀸앤 집에서 밤중에 컴퓨터 앞에 앉아 기소장 파일을 검색하다가 창문 밖에서 날아온 총탄을 맞고 숨졌다

FBI 시애틀지부가 수사에 나섰지만 계속 헛발질만 했다. FBI 본부가8년전 이웃 포틀랜드 지부에 이 사건을 맡겼다가 거기서도 답보상태이자 지난달 시애틀지부로 환원시켰다.

알고 보면 시애틀 FBI는 웨일스 암살보다 훨씬 큰 미제사건을 안고 있다. 거의 반세기 전 ‘D.B. 쿠퍼 여객기납치사건’이다. 미국 범죄사상 최대 도망자 미스테리로 꼽힌다. D.B. 쿠퍼’는 범인이 사용한 가명일 뿐 FBI는 그의 본명조차 파악 못했다. 그가 추운 겨울밤에 비행기에서 뛰어내린 후 지금도 살아있는지, 아니면 벌써 죽었는지 판단 못하고 있다.

쿠퍼는 1971년 추수감사절 전날(11 24) 포틀랜드에서 노스웨스트 오리엔트항공의 시애틀행 보잉 727기에 탑승한 후 가방에 폭탄이 들어있다며 조종사를 위협, 승객 36명을 인질로 잡았다. 그는 비행기가 시택공항에 착륙한 후 FBI로부터 20달러짜리 현찰20만달러와 낙하산 4개를 넘겨받고 승객들을 석방한 후 조종사에게 멕시코로 가도록 명령했다.

쿠퍼는 시택공항을 이륙한 후 급유예정지인 네바다주의 리노를 향해 저속저공 비행하도록 조종사에게 지시한 후 비행기가 워싱턴주 동남부 상공에 도달하자 낙하산을 메고 뒷문에서 뛰어내렸다. 당시 공군 전투기에 분승하고 칠흑 같은 어둠 속에 피랍 항공기를 바짝 추격한 수사관들 중 누구도 이 여객기의 뒷문에서 물체가 떨어지는 모습을 목격하지 못했다.

곧바로 사상최대 수색작전이 벌어졌다. St. 헬렌스 등 산간지역은 물론 호수와 강 물속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허탕이었다. 지난 1980년 밴쿠버(워싱턴주) 인근 콜럼비아 강 모래톱에 텐트를 치던 한 소년이 땅속에서 5,800달러 돈다발을 캐냈다. FBI가 쿠퍼에게 넘겨줬던 현찰의 일부임이 확인됐지만 그의 낙하지점과 너무 먼 곳이어서 수사에 혼란만 가중됐다.

쿠퍼보다 더 흥미진진한 행적의 도망자를 그린 영화가 있었다. 1960년대 TV 연속극이었다가 1993년 영화화돼 히트한 ‘도망자(The Fugitive)’이다. 아내의 살해범으로 몰린 시카고의 저명 외과의사 리처드 킴블(해리슨 포드)이 자기를 집요하게 쫓는 연방 마샬(토미 리 존스)을 아슬아슬하게 따돌리고 도망 다니며 끝내 진범을 잡고 명예를 회복한다는 얘기다.

뮤지컬과 영화로 여러번 제작된 ‘레미제라블’도 도망자 얘기다. 빵 한개를 훔치고 19년을 복역한 장발장은 가석방기간을 넘기고 악질형사 자베르에게 추적당한다

그는 도망자 생활 20년간 사업주로, 시장으로 입신한 후 불쌍한 고아 코제트를 키워 시집보내는 등 선행을 베풀며 생을 마감한다. 그를 쫓아다닌 자베르는 반대로 자신의 삶을 비관하고 자살한다.

누명 쓴 게 아니고 실제로 범죄를 저지른 현실 속의 도망자들은 영화 속의 리처드 킴블이나 장발장처럼 해피엔딩을 기대할 수 없다. 웨일스 검사 저격범이13년간 도망 다니며 태평했을 리 없다. 100만달러짜리 현상금 사냥꾼들이 지금도 자베르나 연방 마샬처럼 그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다른 ‘우선순위 수배자’들의 이름과 사진도 매주TV에 공개되고 있다.

한국 검찰은 남의 매실밭 잡초더미에서 발견된 반 이상 썩은 시체가 도망자 유병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FBI는 쿠퍼가 살아날 수 없음이 모의 낙하실험으로 입증됐다며 그가 비행기에서 뛰어내린 43년전 죽은 것으로 단정하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유병언은 현찰 20억원을, 쿠퍼는 20만달러를 들고 도망갔지만 그 돈으로 도망자 신세를 면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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