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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7-20 09:56
눈산조망대/분리될 수 없는 나라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993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분리될 수 없는 나라


미국이 또 인종갈등 몸살을 앓고 있다. 흑인청소년을 총격 살해한 플로리다의 백인(히스패닉) 자경대원에게 무죄평결이 내려진 후 전국의 흑인사회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시위정도가 아니다. 엊그제 저녁엔 LA에서 흑인 불량배 50여명이 헐리웃 ‘명성의 거리’를 점거하고 관광객들을 폭행하며 지갑과 스마트폰을 빼앗고 업소에 침입해 현금을 강탈했다

인종갈등이 촉발한 끔찍한 떼강도 무법천지를 21년 전 LA에서 직접 겪었다.  429 폭동’이다. 음주운전하며 달아나는 흑인청년 로드니 킹을 추격전 끝에 붙잡아 집단폭행한 백인경관4명에게 무죄평결이 내려진 것이 단초였다. 엿새 동안 53명이 죽고 2,000여명이 부상했다. 한인업소2,400여개가 불타거나 약탈당해 35,000만달러의 재산피해를 입혔다.

LA폭동은 사실은 그 전해에 잉태됐다. 흑인 밀집지역의 그로서리 업주였던 두순자 여인이 흑인 소녀고객을 절도범으로 오해하고 다투다가 그녀의 뒤통수를 총격해 살해했다. 두씨가 뜻밖에 400시간 사회봉사형을 선고받고 풀려나자 흑인들은 동양인들을 무차별적으로 보복 폭행했다. 429폭동이 터지자 한인업소들이 맨먼저 방화와 약탈의 표적이 됐다.

인종갈등은 미국이 숙명처럼 떠안은 고질병이다. 흑백갈등에 훨씬 앞서 ‘황백갈등’이 빚어졌다. 소위 ‘황화(Yellow Peril)’를 이유로 중국인들의 미국이민이 1882년부터 60여년간 봉쇄됐고, 2차대전 때는 일본계 시민 11만여명이 ‘잠정 반역자’로 몰려 3년간 오지 수용소에 유폐됐다. 남북전쟁 직후엔 일부 흑인노예 출신들이 푸에르토리코에 강제 이주됐다.

미국의 인종구성이 복잡해지면서 꼭 백인과 소수민족 간에만 갈등이 일어나진 않는다. 두순자 사건처럼 한-흑 간에도 일어난다. LA의 흑인-히스패닉 갈등은 뿌리가 깊다. 히스패닉 종업원을 고용하는 한인업소들을 중심으로 한인-히스패닉 마찰도 우려된다. 하지만 지뢰밭 같은 일촉즉발의 인종갈등 상황에도 아메리카 합중국은 갈라지지 않고 건재 한다.

미국사회가 마냥 탄탄한 건 아니다. 텍사스를 위시한 앨라배마, 테네시, 조지아, 오클라호마, 노스캐롤라이나 등 옛 남부연방 소속의 일부 주민들이 작년 12월 미합중국에서 갈라서겠다며 서명운동을 벌였다. 하지만 그건 인종갈등과는 관계없다.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에 패한 데 대한 공화당 텃밭 주민들의 객기에 불과했다. 언론도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텍사스 분리운동을 주도한 래리 킬고어는 텍사스 경제력이 호주에 30%나 앞서 충분히 자립할 수 있다며 자기 이름을 ‘SECEDE(분리)’로 바꿔 내년 주지사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떠벌였다. 그의 캠페인은 116,000여명의 찬동서명을 얻었지만, 분리된 ‘텍사스공화국’의 대통령이 될 수도 있는 릭 페리 주지사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서명을 거부했다.

지구상 모든 인종이 거의 다 섞인 3억 인구의 미국을 흩트리지 않고 하나로 뭉치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작가 필립 카푸토가 2011년 차를 몰고 미국 최남단인 플로리다주 키웨스트에서 최북단인 알래스카의 데드호스까지 대각선으로 달리며 주민들의 삶을 관찰한 끝에6,000마일 여정의 중심점인 네브라스카주 그랜드 아일랜드에서 해답을 터득했다.

영화배우 헨리 폰다가 태어난 이 시골도시에는 수단, 소말리이, 라오스, 멕시코 등지의 이민자들이 토박이 독일계 주민들과 함께 아메리칸 드림을 추구하고 있었으며, 학교 운동장엔 다양한 인종의 어린이들이 뒤섞여 놀고 있었다. 카푸토는 아메리칸 드림과 다양성이야 말로 미국을 뭉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여행 후 펴낸 저서 ‘가장 긴 길’에서 역설했다.

그는 에스키모 어린이들과 쿠바계 어린이들이 6,000마일의 간극을 넘어 똑같이 ‘국기에 대한 맹세’를 암송하고 있었다며 미국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나라’라고 강조했다그의 글을 읽고 판문점에서 공전을 거듭하는 남북한 실무자회담이 떠올랐다남북한은 인종갈등이 전혀 없는 동포 사이건만 어떻게든 ‘분리되려고 기를 쓰는 두 나라’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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