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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4-18 13:04
눈산조망대/ 아무 것도 아닌 날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945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아무 것도 아닌 날

 
지난 415일은 미국인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날이었다. 달력에 ‘납세의 날’로 표시돼 있다.

돈을 버는 모든 미국인들은 매년 그날까지 국세청에 소득세를 보고해야한다. 혹시 오늘(418)도 ‘무슨 날’이 아닌지 인터넷을 검색했다가 깜짝 놀랐다. 나와 개인적으로 상당히 인연이 있는 날이다. ‘전국 칼럼니스트의 날’이자 ‘전국 레코드 상점의 날’로 돼 있다.

칼럼니스트의 날은 2차 세계대전 때 자원입대해 태평양전투에서 전사한 병사 칼럼니스트 어니 파일을 기념해 설정됐다. 전혀 새로운 형태의 전장 칼럼으로 1944년 퓰리처상을 받은 파일은 이듬해 일본군 저격병의 흉탄을 머리에 맞고 숨졌다. 반세기 후인 1995년 전국 신문칼럼니스트 협회(NSNC)는 그가 전사한 날인 418일을 칼럼니스트의 날로 정했다.

파일은 다른 병사들과 똑같이 최전방에서 사선을 넘나들며 겪은 전쟁의 참상과 전우애를 생생하게 칼럼에 담았다. 군 당국의 상황보고서와 달리 인간애가 넘쳤다

특히 장병가족들이 그의 칼럼을 고대했다. 많은 동료병사들의 이름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엘레너 루즈벨트 당시 영부인도 애독자였다. 그녀 자신도 ‘나의 날’이라는 인기 칼럼을 신문에 연재했었다.

칼럼니스트의 날은 실속 없는 기념일이다. 그날도 쉬지 못하고 칼럼을 써야한다. 내겐 개인적으로 레코드 상점의 날이 더 친숙하다. 신혼 때 아내 직장 상사였던 음악평론가의 도움으로 성음사 라이센스 판들을 싼 값에 사모았다

미국 연수기간과 이민 후 지금까지 수 십년간 한국 식품점보다 레코드 가게를 더 자주 들락거리며 중고 바이닐 LP판을 구입했다.

레코드 상점의 날(RSD) 4월 셋째 토요일이다. 인터넷과MP3 등 디지털뮤직에 밀려 카세트테이프, LP는 물론CD도 팔리지 않자 벼랑에 몰린 업주들이 2007년 자구책으로 RSD를 설정했다. 이들 점포는 중고 바이닐 LP를 팔아 근근이 연명한다. 매년RSD엔 새로 찍은 한정판 LP도 발매된다. 올해엔 밥 딜런, 비틀스, 프랭크 시나트라 등의 한정판이 나왔다.

얼마 전 ‘거품 크림 레이디’가 롱뷰(워싱턴주)에서 35년째 살고 있다는 시애틀타임스 기사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반세기전 히트한 ‘거품 크림(Whipped Cream) LP판의 표지모델 돌로레스 에릭슨(79)이다. 케이크 크림을 맨몸에(가슴 부위 제외) 처바르고 손가락에 묻은 크림을 빨면서 정면을 응시하는 고혹적인 모습에 전 세계 뭇 남성이 뇌쇄됐었다.

에릭슨은 시애틀의 클리브랜드 고교를 졸업한 후 뉴욕, LA 등지를 떠돌며 백화점 모델과 단역배우로 뛰다가 1965년 ‘거품 크림’의 표지사진 한 장으로 크게 떴다. 허브 앨퍼트의 트럼펫연주는 평범한데 표지덕분인지 이 앨범은 빌보드의 톱40 인기곡 차트에 141주간이나 연속 올랐다. A&M 레코드’ 회사도 운영한 앨퍼트는 이 LP판으로 떼돈을 벌어들였다.

칼럼니스트의 날과 레코드 상점의 날만 있는 게 아니다. 세일즈맨의 날(3월 첫 금요일), 신문배달원의 날(94), 웨이트리스의 날(521), 소규모 자영업자의 날(329)도 있고 나체의 날(714), 양말 안 신는 날(58), 컴퓨터 청소 날(510), 포옹 날(121)도 있다. 심지어 ‘무소식이 희소식 날’(911), ‘아무것도 아닌 날’(116)까지 있다.

먹는 날은 더 많다. 팝콘의 날(119), 초콜릿 케이크의 날(127), 콘칩의 날(129), 콩의 날(16), 마늘의 날(419), 달걀의 날(109), 아이스크림 조반의 날(2월 첫 토요일), 파이의 날(314), 도넛의 날(6월 첫 금요일), 핫도그의 날(723), 샌드위치의 날(113)도 있고 채식주의자의 날(101), 쿠키 굽는 날(1218)도 있다.

그 많은 기념일 중엔 ‘캐나다 날’(71), ‘호주 날’(126) 등이 있고 광복절인 815일은 인도 독립절로 등재돼 있다

특히 ‘중국어의 날’(420)은 물론 ‘방글라데시어의 날’(221)까지 있는데도 한국어의 날은 없다. 인류사상 최고의 글자를 기리는 ‘한글 날’(109)이 하루빨리 미국 기념일 명단에 올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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