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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10-31 12:06
눈산조망대/ 오호라! 오로라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937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오호라! 오로라
 

도시마다 유명한 도로들이 있다. 뉴욕엔 뮤지컬극장이 밀집한 브로드웨이, 파리엔 당당한 개선문의 샹젤리제, 런던엔 비틀스의 히트곡 앨범 표지를 장식한 애비 로드, 라스베이거스엔 네온사인이 휘황찬란한 프리몬트 스트리트, 샌프란시스코엔 꼬불꼬불 비탈길의 롬바트 스트리트, 워싱턴DC엔 대통령이 걸어서 취임행진을 벌이는 펜실베니아 애비뉴가 있다.

LA엔 명품 쇼핑가인 로데오 드라이브, 스타들의 이름이 찍힌 헐리웃 Blvd의 ‘명성의 거리,’ 도심이 내려다보이는 멀홀랜드 드라이브, 코리아타운 발상지인 올림픽 Blvd 등이 있다. 현재의 한인타운 중심지인 윌셔 Blvd는 다운타운에서 태평양까지 이어지면서 베벌리 힐스, 맥아더 공원, UCLA, ‘죽음의 맘모스 웅덩이,’ 한국일보 미주본사 등이 자리하고 있다.

시애틀에도 유명한 도로들이 있다
아서 데니, 헨리 예슬러, 카슨 보렌, 토마스 머서 등 초창기 개척자들의 이름을 딴 도로들이 다운타운에 몰려 있다. 이들 도로가 유명한 것은 경관보다는 호텔, 상가, 고층 아파트, 대기업체 등이 많아 교통이 극히 혼잡하기 때문이다. 악명 높은 머서 스트리트엔 아마존의 현 본사(임대)와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본사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가 시애틀을 항의(압력) 받고 만들었다”는 우스개가 있다. 다운타운엔 이름의 첫 글자가 같은 도로가 2개씩 12개 있다. J(제퍼슨, 제임스), C(체리, 콜럼비아), M(매리온, 매디슨), S(스프링, 세네카), U(유니온, 유니버시티), P(파이크, 파인) 등이다. 이들 머리글자로 만든 우스개가 “Jesus Christ Made Seattle Under Protest(Pressure)”이다.

하지만 시애틀의 진짜 유명도로는 따로 있다. 서민들의 애환이 깔린 북쪽 외곽의 오로라 애비뉴(Aurora Ave N)이다. 번지르르한 대형건물보다 게딱지같은 소규모 자영업체들이 줄지어 있다. 다운타운의 배터리터널을 벗어나서 쇼어라인까지 이어지는 이 도로엔 우드랜드 동물원, 그린 레이크, 와셀리 묘지공원 등이 있고 한국일보 시애틀지사도 자리하고 있다.

길 이름이 왜 오로라(북극광)인지 아리송하다. 시애틀에서 15년을 살면서 북극광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 오로라는 원래 캐나다국경부터 멕시코국경까지 이어지는 99번 국도(US 99)의 일부이다. I-5 고속도로가 생긴 후 지방정부들이 자기네 관내 US 99를 ‘SR 99,’ ‘Hwy 99,’ ‘퍼시픽 하이웨이’ 등으로 개칭했고 시애틀은 ‘오로라’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붙였다.

오로라는 시애틀 다운타운의 벽에 막힌 소상인들, 특히 이민자들이 이룬 만물 상가이다. 자동차여행이 본격화된 1920년대부터 모텔과 자동차 수리업소가 우후죽순을 이뤘다. 여행객들은 차를 수리소에 맡기고 모텔에 투숙(1 50센트)한 후 샤워도, 세탁도 했다. 이런 추세는1960년대 시애틀 세계 박람회를 계기로 다시 붐을 이뤄 오늘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하꼬방 모텔’들은 오로라에 속속 들어선 헐리데이, 컴포트, 데이스 등 호텔급 모텔에 밀려 설 땅을 잃었다. 많은 업소들이 매음굴이나 마약 밀매업자들의 아지트로 전락해 경찰의 표적단속을 받고 있다. 하룻밤 숙박료가 평균 50달러지만 시간단위로 요금을 받는 업소가 많다. 전체 모텔의 절반가량은 홈리스들에게 주 단위로 싸게 임대하고 있다.

오로라 길에서 ‘오로라 브리지’를 빼놓을 수 없다. 1932년 개통된 이 다리의 공식이름은 ‘조지 워싱턴 기념 다리’로 전국 사적지 명단에 올라 있다. 레이크 유니온의 서쪽 끝자락 위에 걸린 이 다리는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에 버금가는 ‘자살 다리’로 악명 높다. 개통 이후 총 230여명이 투신자살했지만 2007년 다리 양쪽에 8피트 철책이 가설된 뒤 뜸해졌다.

한달 전 바로 이 다리에서 어학연수 온 한국 여대생 김하람 양 등 5명이 학교 전세버스와 수륙양용 관광차량의 충돌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관광회사가 영업정지 당했고, 다리의 안전강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오로라 길은 15년간 달라진 게 거의 없다. 밤하늘을 황홀하게 수놓는 북극광처럼 오로라 애비뉴도 아름답게 변모해 제 이름 값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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