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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5-23 10:27
눈산조망대/ ‘내 얼굴이 어때서’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5,180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내 얼굴이 어때서’

 
못 생긴 여자가 심장마비로 죽었다. 염라대왕은 100살까지 살 사람을 실수로 데려왔다며 50년 후에 다시 오라고 했다. 그녀는 창창한 여생을 위해 얼굴부터 완전히 뜯어 고쳤다

하지만 ‘얼짱’이 돼 성형외과에서 나오던 그녀는 곧바로 차에 치어 죽었다. “약속이 틀리지 않냐”고 항의하는 그녀에게 염라대왕은 “미안하다. 네가 너인 줄을 몰라봤다”고 말했다.

환갑이 지난 나이에 젊어 뵈고 싶다는 마누라의 성화를 견디다 못해 함께 성형외과를 찾아간 할아버지가 의사에게 ‘견적’을 부탁했다. 할머니 얼굴을 이리저리 체크한 의사가 할아버지를 따로 불러서 “견적이 엄청 비싸고 난공사여서 성공확률도 낮으니 아예 치료비를 위자료로 주고 이혼한 후 새 장가를 드시라”고 충고했다. 성형수술을 빗댄 우스개들이다.

미국 월간지 뉴요커 3월호에 ‘얼굴에 관해’라는 제목과 ‘왜 한국은 성형수술의 세계 수도인가?’라는 부제를 단 르포 기사가 실렸다.

한국에선 구직자 이력서에 꼭 증명사진을 첨부해야 하고, 성형수술 권고가 부엌을 리모델링하라는 권고보다 수치스럽지 않게 들리며, 전 대통령(노무현)도 임기 중 쌍까풀 수술을 했을 만큼 성형수술이 보편화됐다고 지적했다.

뉴요커 기자는 통역사인 한인교수와 함께 ‘환자’로 위장하고 2주간 강남 성형외과를 매일 세곳 이상 찾아갔다. 1평방마일 안에 400~500개의 성형외과가 북적댔다. 한 건물은 16개 층이 모두 성형외과로 채워졌고, 강남 최대 성형외과는 2개 고층건물을 쓰고 있었다배추밭이었던 강남땅 자체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대 성형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서울 여성은 3~5명 중 하나 꼴로 성형수술을 했고 20대는 2명중 한명 꼴이라고 했다. 부모가 고교를 졸업한 딸에게 주는 선물이 대개 쌍까풀 수술이란다. 취업준비와 결혼이 상형수술의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성형외과 병원들이 대개 대리석 바닥에 고급 소파 등 일류호텔 분위기지만 시술비용은 미국 병원의 3분의1 수준이고 더 깎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환자들은 의사를 만날 수 없단다. 마취된 후 들어와 깨기 전에 나가기 때문이다. 대한변호사협회의 의료사고 담담국장은 이들 의사의 80%가 무자격 ‘유령의사’라고 했다. 한 전문의는 성형병원이 ‘성형공장’으로 둔갑했다고 개탄했다. 수술실에 알람시계를 설치하고 정해진 시간 안에 시술을 끝내지 못하는 의사들을 견책하는 대형 병원도 있다고 했다.

미국 최대 일간지 중 하나인 워싱턴포스트도 지난 16일 ‘한국이 성형수술의 세계 수도임을 보여주는 놀라운 사진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한국 성형병원의 허실을 포착한 사진들을 전시하고 있는 뉴욕의 한인 사진작가 여 지씨를 인터뷰한 기사이다. 이 기사는 호화로운 회복실과 함께 피, 기름, 거즈 등 쓰레기가 너절한 수술실 뒷방 사진도 실었다.

여 씨는 이 인터뷰에서 강남의 한 대형 성형병원은 의사 30명과 직원 3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수술실 12, 회복실 40, 상담실 70개에 피부미용실, 치과, 스파, 카페, 심지어 도서실까지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녀도 이들 성형외과 병원이 제조공장처럼 획일화된 ‘제품’을 찍어내기 때문에 한국의 많은 남녀 젊은이들이 비슷비슷하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성형 후 모두 흡족해하는 것도 아니다. 환자의 3분의1이 실망한다고 했다. ‘성귀’(성형귀신)라는 말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한혜경 여인이다. 모델출신인 그녀는 한국과 일본에서 수십 차례 성형수술을 받았고 나중에는 식용유까지 얼굴에 투입해 두상이 기형적으로 커졌다. 미국의 팝 황제 마이클 잭슨은 펑퍼짐한 코를 계속 수술했다가 결국 완전히 망가뜨렸다.

한국은 이미 지난2011년 인구 1,000명당 성형수술이 13.5건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잘 살게 된 덕분이 크지만 ‘친구 따라 강남 간다,’ ‘옆집 사람이 자동차 사면 나도 산다’는 식의 따라하기 속성도 무시할 수 없다

요즘 노인들 사이에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대중가요가 인기란다. 차제에 젊은이들 사이에 ‘내 얼굴이 어때서’라는 노래도 유행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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