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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8-01 09:17
눈산조망대/ ‘도니’ 친과 ‘록키’ 김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867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도니’ 친과 ‘록키’ 김

 
시애틀엔 요즘도 잠 못 이루는 사람이 많다. 톰 행크스와 멕 라이언 주연의 20여년 전 로맨틱 영화 얘기가 아니다

요즘에 잠 못 자게 만드는 건 따로 있다. 간단없는 총소리다. 금년 들어 227 차례나 터졌다. 하루 한번 이상이다. 작년보다 24%, 재작년보다40% 늘었다. LA나 뉴욕과 다를 바 없다. 경찰도 인명피해가 없는 총격사건엔 아예 대응하지 않는다.

그런 시애틀에서 지난주 중국계 환갑노인이 총에 맞아 숨지자 시애틀은 물론 워싱턴주 전체가 새삼스럽게 발칵 뒤집혔다. 제이 인슬리 주지사를 비롯해 킹 카운티의 다우 콘스탄틴 수석행정관, 에드 머리 시애틀시장과 시의원들, 캐틀린 오툴 경찰국장 등 정부인사는 물론 수많은 사회단체장들의 애도성명이 줄을 이었다. 시애틀타임스는 특별사설을 게재했다.

비명에 죽은 뒤 ‘훈장없는 영웅,’ ‘수호천사,’ ‘1인 긴급구조대,’ 등의 찬사를 들은 주인공은 도널드 ‘도니’ 친(59)이다. 그는 지난 23일 새벽 다운타운 국제구역(ID, 차이나타운)의 길 가에 주차된 그의 차 안에서 총탄 세례를 받아 피투성이가 된 채 발견됐다

인근 하버뷰 메디컬센터로 옮겨진 그가 곧바로 숨지자 차이나타운 전체가 초상집 분위기에 휩싸였다.

친은 반세기 동안 차이나타운의 귀요, 눈이요, 입이었다. 주민과 관광객의 친절한 친구였고 경찰관, 소방관, 구조요원들에겐 완벽한 조력자였다. 노인들은 몸이 아프면 병원 대신 친에게 전화했다

상인들도 밤중에 업소 알람이 울리면 경찰보다 친에게 ‘신고’했다. 그는 늘 사건사고 현장에 맨 먼저 달려와 상황을 파악한 후 뒤미처 출동한 경찰관에게 설명했다.  

친은 국제구역 긴급센터(IDEC)를 스스로 세워 거의 단신으로 꾸렸다. 정식 보수를 받은 적이 없다. 상인들의 푼돈 기부금과 정부 그랜트가 경비의 전부였다. 장가 안 간 독신이었던 그는 잠도 자지 않는지 말 그대로 무소부재였다. 시도 때도 없이 불려나가 언쟁을 중재해줬다. 지난 23일 새벽에도 싸움을 중재하러 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한다.

차이나타운 상인들은 친의 자리를 메울 사람이 없다며 한탄한다. 친처럼 차이나타운을 사랑하고 동네 안전을 위해 헌신한 ‘수퍼 히어로’는 돈을 주고도 구할 수 없단다. 오툴 경찰국장은 친의 살인범을 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살인범 체포를 위해 5개 단체가 1,000달러씩 현상금을 내걸었지만 사건 후 열흘이 지나도록 범인은 오리무중이다.

한인사회는 친의 비보에 버금하는 충격을 이미 15년 전에 겪었다. 김영수씨 피살사건이다. 김씨는 주류사회에 ‘록키 김’으로 널리 알려졌다. 영화의 ‘록키’처럼 백절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살겠다며 스스로 붙인 별명이다

그는 2000 1030일 밤 웨스트 시애틀에 있는 자신의 ‘텍사코 스타트 마트’ 업소 사무실에서 강도의 총을 맞고 피살됐다. 당시 50세였다.

서울 태생으로 1.5세인 김씨는31살 때 LA에서 시애틀로 이주한 후 곧 두각을 나타냈다. 1988년 워싱턴주 한인 그로서리협회 창립을 주도했고 회장을 몇 차례 역임했다

1993년엔 시애틀의 중국계 영자지로부터 ‘올해의 한인’으로 선정됐고1996년엔 한인전문인협회로부터 ‘개척자 상’을 받았다. 1991년 시애틀 시의원에 도전한 마사 최 후보의 핵심 참모였다.

게리 락 전 주지사는 김씨를 주정부 리커영업 감독위원으로 임명했다. 뭐니뭐니해도 그의 가장 큰 공적은 한인 경찰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시애틀경찰국장과 매 분기 한인사회의 안전문제를 논의한 점이다

경찰국은 그런 김씨가 피살되자 “우리는 록키를 잊지 않겠다. 결단코 범인을 잡겠다”고 큰소리 쳤다. 현상금도 5만달러나 걸렸었지만 결국 미제사건이 됐다.

김씨가 살아있었다면 지난 15년간 더 많은 공적을 쌓았을 터이다. 그의 DNA가 이를 반증한다.

그의 친누나인 이수잔씨는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장을 거쳐 민주평통 시애틀협의회의 16~17대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도니’와 ‘록키’의 비극은 꼭 고관대작만 사후에 이름을 남기지 않음을 보여준다. 고관대작의 이름은 머리에 남지만 이들의 이름은 가슴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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