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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9-05 07:06
눈산조망대/ “절이 싫으면…”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5,008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절이 싫으면…”

 
박정희 대통령이 손수 따라준 술을 끝까지 뿌리친 용감한 군인이 있었다
나희필 소장이다. 그는 27사단장이었던 1968년 일선 지휘관 회식 때 박 대통령이 술잔을 건네주자 신앙을 내세워 거절했다. 딱 한잔만 하라며 거듭 권했지만 막무가내였다

분위기가 일시에 얼어붙었고 나 준장은 좌천 아니면 예편될 게 뻔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소장으로 진급됐다.

만약에 나 소장이 북한에서 김정은이 따라준 술잔을 거절했다면 어땠을까? 보나마나 명령불복종으로 공개 총살당했을 터다. 김정은은 ‘지존’이다. 그의 고모부인 장성택은 다리를 꼬고 삐딱하게 앉아 김의 연설을 들었다가 총살당했다. 북한엔 나 소장이 내세울 종교자유가 없다. 선교사이자 미국 시민권자인 시애틀 한인 배준호씨를2년 넘게 옥에 가뒀었다.

요즘 미국에선 헌법이 보장하는 신앙의 자유와 법률이 규정한 공무원의 직무상 복종의무 중 어느 쪽이 우선인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켄터키주 로완 카운티의 선거직 공무원인 킴 데이비스 서기가 중심 인물이다. 그녀는 신앙적 양심을 내세워 주 법원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고 동성커플들의 결혼증명서 발급을 거부했다가 법원 모독혐의로 엊그제 투옥됐다.

데이비스(48)는 지난 6월 동성결혼이 미 전국에서 합법임을 선포한 연방대법원의 역사적 판결 이후 게이 커플들의 결혼증명서 발급을 일체 거부해왔다. 신의 섭리에 어긋나는 결혼증명서에 자기 이름으로 서명하는 것은 신앙 양심상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자기에겐 게이들의 결혼증명서 발급이 단순한 요식행위가 아니라 ‘천국과 지옥의 선택문제’라고 했다.

게이 커플들에 제소당한 데이비스는 812일 연방지법의 데이비드 버닝 판사로부터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연방법에 복종해 증명서를 발급하라는 명령을 받고 상고했지만 주 대법원은 엿새 전 이를 기각하고 1심 법원으로 환송했다. 지난 3일 재판을 재개한 버닝 판사는 데이비스가 내세우는 신앙의 양심이 이유가 못된다며 결혼증명서 발급을 재차 명령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버닝 판사는 “나도 독실한 기독교 신자지만 공무원으로서 선서를 했다. 데이비스 피고도 마찬가지다. 공무원 선서는 폼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튿날 결혼증명서를 발급받으려고 청사에 몰려온 게이 커플들을 쫓아냈고, 이들 변호사의 고발을 받은 버닝 판사는 그녀를 곧바로 투옥시켰다.

데이비스 문제는 즉각 정계에 반향을 일으켰다. 조쉬 어네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알래스카를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을 대신해 “모든 공무원은 법을 준수해야 한다. 대통령도, 카운티 서기도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대선후보 중 하나인 랜드 폴 연방 상원의원은 “신앙의 자유를 믿고 실천하려는 사람을 감옥에 가뒀다니 어처구니없다"고 비난했다.

지난 3일 로완 카운티 연방지법 앞에는 데이비스의 지지파와 반대파가 재판을 방청하려고 꼭두 새벽부터 몰려와 잔디밭을 사이에 두고 대치했다. 무지개 빛깔 옷을 입은 동성애자 그룹은 모든 국민의 동등, 공정한 대우를 보장한 헌법을 데이비스가 무시했다고 비난했고, 기독교인들은 데이비스의 정죄는 헌법이 보장한 신앙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라고 맞섰다.

실은 데이비스의 결혼생활이 그리 깨끗하지 않다. 18세에 처음 결혼한 그녀는 세번 더 결혼했다. 현재 남편과 두 번 결혼했고 그와 2009년 재혼하기 전에 다른 남편이 있었다. 첫 번째 남편과 1994년 이혼 후 독신상태에서 두 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데이비스는 이런 결혼생활이 잘못이었다며 “철저하게 회개하고 거듭 난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기독교인들은 데이비스를 동성결혼 합법판결 무효화 캠페인의 수호천사로 치켜세운다. 반면에 연봉 8만달러의 직무를 수행치 않고 사임도 거부하는 그녀는 협잡꾼이라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데이비스를 둘러싼 논란은 종교의 자유가 100% 보장된 미국에서만 가능하다. 그녀의 신앙심이 존경스러우면서도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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