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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9-21 13:25
눈산조망대/총은 쏘라고 준 것?
 글쓴이 : 눈산
조회 : 4,504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총은 쏘라고 준 것’?

 
이기붕이라는 사람을 알만한 한인은 이제 드물 것 같다
1960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던 315 부정선거로 부통령에 당선된 뒤 항거하는 마산(현 창원) 시민들에게 경찰이 무차별 발포한 사실이 논란을 빚자 “총은 쏘라고 준 것”이라고 말한 장본인이다

당시 이승만대통령의 사실상 후계자였던 그는 그 ‘쏘라고 준 총’을 자기를 향해 쏜 아들 손에 죽었다.

연희전문을 중퇴한 이기붕은 선교사의 권유로 도미 유학 길에 올랐다. 상하이를 거쳐 미국에 도착한 그는 샌프란시스코와 LA에서 막일을 하다가 27세 때인 1923년 아이오와주 데이버대학을 접시닦이를 해가며 졸업했고 그 후 뉴욕에서 노동판을 전전했다. 그 과정에서 밤낮없이 일어나는 총격사건을 보며 “총은 쏘라고 있는 물건”이라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실제로 총기를 장식물이나 투자용으로 구입하는 미국인은 없다. 기회만 있으면 쏴보려고 안달이다. 산에 가보라. 도로 표지판들이 벌집마냥 총구멍 나 있다. 여차하면 쏘려는 탓에 집안에서의 보관상태도 허술하다

미국에서 총기 오발사고로 죽는 어린이가 연간 500명을 웃돈다. 본인이 죽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형제자매나 친구들이 무고하게 제물이 된다.

지난 2010년 미국 민간인들이 소유한 총기는 대략3억정으로 추산됐다. 그 중 3분의1이 권총이다. 전체 미국인 가구 중 35%가 최소한 1정 이상의 총기를 보유하고 있다. 총기구입에 당국의 허가가 필요 없다

워싱턴주에선 서부시대처럼 권총을 공개적으로 허리춤에 차고 다닐 수 있고(예외는 있지만), 애리조나주에선 총기를 몸에 은닉하고 다닐 수 있다.

지난 2010년 미국인 31,076명이 총기관련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하루85, 시간 당 3명꼴을 웃돈다. 부상자는 그 2배 이상인 73,505명이었다. 월남전 20년간 미군 58,000명이 전사했지만 단 2년간 총기사고로 죽는 민간인이 그보다 더 많다. 이라크전 첫 7년간 전사자가4,400명이었지만 민간인은 7주 만에 그 만한 숫자가 총기사고로 죽는다.

민간인들이 전쟁터에서처럼 떼죽음을 당하기도 한다. 악몽 같은 조승희의 버지니아공대 학살사건(33명 사망)을 비롯해 코네티컷주 샌디 훅 초등학교(20명 사망), 콜로라도주 콜럼바인 고교(12명 사망), 위스콘신주 시크교 사원(7명 사망), 워싱턴대학(UW) 인근 카페 레이서(6명 사망) 및 지난 월요일의 워싱턴 DC 해군 조선창(13명 사망)사건 등이 예이다.

총포상과 실내 사격장이 전무할 정도로 총기규제가 전국에서 가장 엄격한 시카고에서 조차 지난해 500명 이상이 총격사건으로 사망했다

대량 살상무기와 대형 탄창이 불법일 뿐 아니라 민간인의 공공연한 총기휴대를 금지한 유일한 주인 일리노이에서 총격사건이 끊이지 않자 전국총기협회(NRA) 등 총기권리 옹호자들이 규제 무용론에 빌미로 삼고 있다.

대형 총격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희생자 추모행사가 요란하고 총기규제 목소리도 반짝 힘을 받지만 이내 잠잠해진다

이번 해군조선창 사건 후 정신질환자의 총기구입 규제강화 문제가 논의되고 있지만 두고 볼 일이다

스타벅스가 총기 휴대자들의 점포 출입을 “금하지 않지만, 환영하지도 않는다”며 총기규제의 한계를 궁색하게 드러낸 것이 그나마 소득이다.

오는 2015년이면 총격사건 사망자 수가 교통사고 사망자를 능가할 전망이다. 워싱턴주에선 이미 2010년에 역전됐다(607명 대 510). 교통사고처럼 대상을 가리지도 않는다

아브라함 링컨, 존 케네디, 윌리엄 맥킨리 등 미국 대통령과 한국의 박정희 대통령도 지위와 관계없이 총격의 제물이 됐다. 마틴 루터 킹 목사도 당했고 로널드 레이건은 당할 뻔 했다.

이기붕은 1956년 이맘때(928) 정적이었던 장면 부통령의 총격살해 미수사건을 사주한 의혹을 받았었다. 그는 4년 후 경무대(현 청와대)에서 장남이자 이승만의 양자인 이강석 소위의 총격을 받고 부인 박 마리아, 차남 이강욱과 함께 사망했다

이강석도 자살해 일가족이 ‘멸문지화’를 당했다. “총은 쏘라고 준 것”이라는 그의 말이 씨가 됐던 모양이다.


[이 게시물은 시애틀N님에 의해 2013-09-22 15:47:18 헤드라인 뉴스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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