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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8-05 12:29
[시애틀 수필-장원숙] 사랑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843  

장원숙 시인

 
사랑

 
얼마 전 세계인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영국 해리 왕자의 결혼식이 TV로 생중계됐다. 필자도 이 세기의 장면을 시청하고 있는데 어떤 신부님의 말씀이 내 마음에 와 닿았다. “Love is power and Love is energy.” 그렇다, 사랑은 무한한 힘과 생동력을 갖고 있다.

이토록 놀라운 사랑의 저력이 없다면 우리 인생은 사막을 걷는 기분일 것이다. 만일 그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엄청난 파워도 에너지도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고귀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없어서는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백인들의 근거지였던 영국, 그것도 왕족으로 흑인 어머니를 둔 여성이 왕자의 신부감으로 선택된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시대가 변했다 하더라도 너무 엄청난 변화의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해리 왕자와 여배우인 메건 마클은 많은 역경을 사랑의 이름으로, 사랑의 파워로 승리한 것이리라. 그런데다 결혼 서약서에 있는 복종이라는 문구에는 신부가 사인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랑은 자기 권리를 당당하게 주관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반증해준 것이다. 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도 한다. 사람들은 동물에게도 사랑을 쏟아 붓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간은 이렇게 누군가를 사랑해야만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은 신께로부터 받은 선물이다. 너무나도 고귀하고 아름다운 이 사랑은 돈으로는 계산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선물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사랑의 성품을 가장 가깝게 닮은 사람이 어머니라고 한다. 어머니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실천하기에 그렇다.

어떤 불효자식이 도박할 돈이 떨어지자 어머니를 찾아가 돈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칼로 어머니를 찔러 피가 솟구치는 장면을 보고 아들이 놀라 달아나는 것을 이웃이 수상히 여겨 신고를 했다. 경찰관이 출동해 그 어머니에게 범인이 누구냐고 아무리 물어봐도 끝내 모른다며 아들 이름을 밝히지 않고 죽어갔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자식들의 학대로 자살하는 노인들이 한 해에도 수백 건이 넘는다고 한다. 자신이 목숨을 스스로 끊을지언정 자식의 범죄를 숨기려는 어머니의 무조건적 사랑과 달리 이 시대 젊은이들은 사랑에 있어서도 계산이 확실하다

그래서 조금만 문제가 생기면 바로 이혼에 이른다. 이를 보면서 세상에 태어나 진정한 사랑을 못해본 사람은 얼마나 불쌍한가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사막에서의 오아시스이며 죽어가는 영혼의 생명수 같은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국적이나 인종 그리고 연령의 격차도 초월하며 사랑은 모든 고통과 슬픔도 잠 재워주는 묘약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사랑은 항상 기쁘고 행복하게 해주는 엔돌핀이며 사랑에는 용서할 수 없는 사람도 용서할 수 있는 여유가 들어 있다.

그런 가운데 진정한 사랑의 하이라이트는 희생이다. 내가 상대를 위해 희생한다 해도 아깝지 않고 두렵지 않은 마음 그것이 바로 최고의 사랑인 것이다. 예수그리스도의 희생이 그것이다. 인간의 간악하고 추한 시기 질투로 발생한 죄를 대신해 십자가의 제물로 희생하신 그 놀라운 사랑의 희생은 죽어가는 인류를 구원하기에 이르지 않았는가.

놀라운 파워와 에너지조차도 사랑이 빠지면 잿더미로 변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한다. 아무리 사회 정의를 구현한다 해도 그 속에 사랑이 들어있지 않으면 교만과 위선으로 변질되고 만다

내 몸을 내어주어 불사른다 해도, 산을 옮길만한 믿음이 있을지라도 그 속에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성경 말씀이 새삼 내 마음을 울리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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