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는 하나당의 서울지국장을 십여년간 수행하면서
서울 지역의 하나당 지지도를 하늘로 끌어올렸다.
혁혁한 공을 인정받아 연세는 새해 들어 당의 비서실장으로 영전하였다.
연세는 비서실로 자리를 옮기면서 자신의 후임으로 꼼꼼이를 발탁했다.
사실 순리상으론 많은 무리가 따르는 발탁임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복잡한 계산으로 당 총재에게 꼼꼼이를 강력하게 추천해 밀어부쳤다.
몇주 전까지만 해도 지국장 자리를 감히 꿈꿀 수도 없었던 꼼꼼이.
꼼꼼이는 벼락출세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여기저기 신바람을 내고 다녔다.
자신의 능력과 자질이 탁월하기에 자신이 지국장이 되었다며 기고만장.
기고만장까지는 뭐 그렇다치고 어이없게도
자신의 은인이라 할 연세 비서실장에 누가 될만한
'고견'을 떠들고 다니며 배은망덕까지 서슴치 않는다.
그것도 아직 허니문 기간에.
비서실장 자리는 연세 보다는 다른 지역의 지국장이 더 적임이라나 어쩧다나.
그 지국장이 비서실장 자리에 걸맞는 경력과 배경을 갖췄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연세는 관리 측면에선 우수하지만 당원 영입 등 대외활동엔 취약하다나 어쩧다나.
아마도 자신과 비슷한 배경과 성향을 가진 다른 지국장을 거론함으로써
자신이 능력있음을 부각시키려는 의도인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좀 심한 것 아닌가 싶다.
그런 꼼꼼이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연세는 꼼꼼이에게 매일 전화를 걸어 지극정성으로 챙겨준다.
꼼꼼이의 실적이 잘나와야 자신도 당 총재에게 인정받는다는 생각으로.
혹시 기고만장한 꼼꼼이가 바서실장 자리마저 노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당 총재가 꼼꼼이에게 홀딱 넘어간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