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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4-03 19:27
세월호 2주기 추모회 및 학자 간담회에 다녀와서
 글쓴이 : 권종상
조회 : 5,483  

꽃봉오리가 아름다운 이유는 그것이 활짝 피어 자기의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 꽃이 결국엔 지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꽃이 질 때는, 꽃이 열매로 변해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가능성' 때문에 꽃봉오리는 아름답습니다. 심지어는 짐승들도 어린 것들은 너무나 예쁩니다. 그 약육강식의 험악한 본능의 세계 속에서도, 어린 것들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의 본질은 '미래'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 피어나지 않은 미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우리에게 녹을 입힙니다. 아무리 잘 들게 벼려 놓은 칼이라도, 그것이 무뎌지는 것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 칼을 벼려 내야 합니다. 망각의 녹은 일상에서 얻는 찌거기들을 얹혀 닦아 내기 어렵기에, 때로는 우리는 이 녹을 세게 털어내어 그 기억의 칼을 계속 벼려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런 행사는 우리에게 꼭 필요했는지도 모릅니다. 4월 2일, 4월의 첫 토요일 오후에 워싱턴 대학교 인근 코브넌트 하우스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회 및 교수 간담회 행사에서, 세월호와 천안함 문제를 조사하고 연구해해 온 서재정 교수(전 존스홉킨스대, 현 일본 국제 기독교대 정치및 국제관계학), 문승숙 교수(미국 바사 칼리지 사회학과), 이현정 교수(서울대 인류학과) 등이 참석해 세월호 문제에 대해 그간 천착했던 것들을 각자 전공에 맞춰 동포사회에 들려주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이 분들께 다시 듣게 된 세월호 문제는 지금 한국 사회가 가진 총체적 문제의 반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우리의 분노의 칼날에 덕지덕지 앉아버린 망각의 녹을 떨어버리는 숫돌질 같은 것이었지요. 특히 세월호 유가족들을 계속해 옆에서 지켜봐 오셨던 이현정 교수의 증언은, 평범했던 사람들이 어떻게 투사로 변하게 됐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줬고, 우리가 왜 잊지 않고 그들의 옆에 있어야 하는가 하는 것을 다시금 되돌이켜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여러가지 질문들이 터져나왔습니다. 만일 단원고가 아니라, 서울의 명문고등학교 학생들이었더라도 이런 일이 마찬가지였을까? 이 질문은 우리에게 한국 교육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 '창의성과 자발성'이라는 면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들었지만, 더 나아가 사회의 불평등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유가족들과 가장 가까이 지냈던 이현정 교수는 그녀가 모은 자료들에 의거해 그 무서운 공간에 갇혀 있었던 아이들이 이미 그 안에서 가장 약한 아이에게 구명 조끼를 건네주고, 선생님들을 먼저 챙기는 등의 움직임을 보여 주었다는 것을 말해 주었고, 저는 하염없이 먹먹해져야만 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진실을 모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그러나 서재정 교수는 2014년 4월 15일, 사고가 바로 있기 전날에 남재준 국정원장이 유우성 씨 간첩조작사건과 관련, 대국민 사과를 했던 것을 플래시백 시키며 세월호 사건이 결론적으로는 그것을 덮어버린 사건이 되지 않았는가라는 의문을 간접적으로 제기했습니다. 

왜 이런 끔찍하고 아픈 일들이 생겼는지, 우린 아직도 그 진상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진상을 알고자 하는 일을 훼방하고 있는 것이 바로 권력을 가진 자들이라는 점이 우리나라가 극복하지 못한 후진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강요하는 망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도, 우리는 스스로 우리의 칼날을 벼려야 합니다. 기억의 칼날은 마음을 베기에 아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고통을 통해 참회하고 각성하고 나아갈 힘을 얻어야 합니다. 왜냐면 망각은 결국 상식이 자리잡을 곳에 또아리를 틀고 우리에게 정의와 불의의 구별을 무디게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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