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하야'를 촉구하는 시애틀 늘푸른 연대 시국 성명서>
우리는 무거운 마음으로 지금의 사태를 직시한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는 단순한 권력형 비리의 문제를 넘어서고 있다. '선출되지 않은' 일개 민간인이 '선출된 권력'의 최정점에 있는 대통령을 통제, 조정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최순실이라는 전대 미문의 괴 무녀가 대통령과의 사적 친분을 매개로 해 실질적 권력을 행사하며 기업들로부터 수백 억을 출연 받아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많은 부분을 해외에 은닉한 사실만도 묵과할 수 없는 행위이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연설문 뿐만이 아니라 경제, 외교, 국방, 문화, 행정, 남북관계 등 대통령의 모든 결정들이, 사실은 대통령이 아니라 이 '비선 실세'의 손에서 결정되어졌다. 이는 국기문란 그 자체이자, 국민주권을 그 생명으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이 문제는 최순실이라는 한 사이비 종교인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의 무지와 무능함이 아니었다면 이런 문제는 애초에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은 일차적인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한다. 어차피 제 능력으로는 제대로 수행도 못 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것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최순실과 함께 국정을 농단한 정윤회, 차은택 등의 '비선출 비선 실세'들도 최순실과 똑같은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최순실의 국기문란행위에 깊숙이 개입한 우병우 민정 수석 등 청와대 내의 관료들도 모두 철저한 수사를 받아야 한다. 이를 방조한 내각 역시 총사퇴를 해야 마땅하다.
또한 우리는 현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김무성 전 대표도 실토한 바 있듯이 최순실의 국정개입을 새누리당에서도 알고 있었을 정황은 여러 군데서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2년 전 청와대 문건유출 파문이 났을 무렵에도 이미 최순실의 존재와 그 역할이 폭로된 바 있다는 점에서 이것은 사실로 보아야 할 것이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알고 있었음에도 묵인했다는 것은 국기문란 행위에 대한 방조이며, 헌법질서 유린이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이 이 문제를 자신들과는 관련이 없는 걸로 꼬리 자르기나 꾀한다면 더 큰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수도 있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 설사 모르고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새누리당의 무능함을 말해줄 뿐이다. 이런 집단에게 국정을 계속 맡길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이번 사태를 보며 우리 시애틀 동포들을 비롯한 해외동포들은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우리의 조국이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나라가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번 사태가 전화위복이 되어 그런 조국이 되는 길이 열리기를 고대한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
-중립적 거국 내각을 구성해 헌정질서를 바로 잡으라.
-대통령 간섭이 배제된 특검을 실시하여 모든 의혹을 남김없이 수사하라.
-국기를 문란시킨 모든 관련자들을 엄정히 수사하고 법에 따라 처벌하라.
2016년 10 월 29일
시애틀 늘푸른 연대 회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