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예비역 공군대령)
8조 사업에 보잉 등 3개
전투기 입찰
과학의 눈부신 발달로 인해 현대전(戰)에서 무기체계 성능의 중요성은 무기체계의 빠른 진부화라는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간과할 수 없는 전쟁승리의
핵심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항공기를 통해 영토와 국가의 권익을 보호하는 공군 지배력을 의미하는 제공권(制空權) 장악으로 공중 우세를 확보해야 하는
공군력에 있어서도 전투기 성능은 핵심요소이다.
한국 방위사업청은 8조3,000억원을 투입해 60대를 확보하는 차기 전투기 사업에 대한 가격입찰을
지난 18일부터 개시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미국의
록히드 마틴사가 ‘F-35A’로, 바로
시애틀을 둥지로 틀고 있는 보잉사는 ‘F-15SE’ 그리고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가 ‘유로 파이터 타이푼Ⅲ’전투기를
가지고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은 입찰과정 등이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면 다음달 경에는 한국 공군의 차기 전투기가 최종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투기 성능중 스텔스기능이 핵심
전투기 교체사업은 워낙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국방 사업인 관계기로 과거 역사를 돌아보면 부정과 비리에
연루되었던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이 같은 부정과 비리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는 원인은 핵심고려요소에
대한 평가 기준이 미비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국익이라는 차원에서 여러 가지 전략적 관점이 있을 수
있고 이중에 어떤 면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상이해질 수 있다.
예컨대 순수한 국가방위를 위한 군사력
관점 이외에 국가간 동맹과 같은 정치적 관점 그리고 구매비용ㆍ운영유지비ㆍ기술이전 등의 경제적 관점이 있을 수 있고 이번 사업에서도 성능ㆍ가격 및
기술이전을 핵심 고려요소로 하고 있다.
최종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세부 요소들에 가중치가 부여되겠지만
이러한 가중치가 얼마나 합리적으로 부여되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성능 가운데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스텔스(Stealth) 기능인데
이것은 한국 공군이 초전에 제공권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성능이다. 특히‘핵’이라는 북한의
비대칭 무기에 대한 강력한 억제력으로써 필수적인 성능이다.
현존하는 전투기 가운데 실제적으로 스텔스 성능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진 전투기는 F-22와 F-35 두 기종인데 F-22는 단종이 되었고 스텔스 성능과 관련해서는 F-35가
유일한 해법으로 보인다.
다양한 주장과 보도 잇따라
그러나 세간에는 이 사업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주장이 보도되고 있다.
공군에서는 거의 반공개적으로 F-35를 요구한다는 보도가
있었고 이와는 반대로 F-35는 여러 가지 이유로
선정되어선 안된다는 보도도 있었다.
2012년도에 한국시험평가단이 록히드 마틴사를 방문하였으나 시험평가를
하지 못했고 그 동안 제작사 시험평가에서 일부 동체의 균열, 배터리 저온 운용성 등의 문제점이
발견돼 한국 공군 인도 예정시기인 2017년을 맞출 수 없다는 주장도 보도되기도 했다.
성능과는 또 다른 기준이지만, 가격과 기술이전에 있어서도
각 조직과 부서 간에 다양한 의견과 주장 그리고 이해타산이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의견과
입장 표명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현 시점에서 본 사업의 주체는 과거 수 차례에 걸쳐 진행했던 전투기 교체사업의 교훈을 삼아 국익차원에서 수립되고
수정된 기종결정에 대한 가중치이지만 중차대한 현 시점에서 그 합리성을 재점검하여 엄격히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성능, 가격 및 기술이전에서 그 어느 것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요소는 없다. 그러나 제공권 확보라는 전투기 도입사업 근본 취지에 부합할 수 있도록 여타의
요소와는 달리, 성능을 핵심요소로 하여 합리적인 가중치가 부여돼야 한다.
이는 국가안보가 국민의 생명과 안위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공군도‘제공권
절대 확보’라는 관점에서 분석한 정확한 자료를 제시하여 가중치가 올바로 적용되게 함으로써 어떤 특정기종에 집착하고 있다는 여론의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국익 극대화'위한 기종 선택해야
1949년 대한민국 공군 창설 이래, 유사시 제공권 확보를 통한 전쟁승리를 목적으로 공군의 전투기는 계속 신예기로 교체돼 왔고 이번 차세대
전투기 사업도 향후 최소 30년간 조국 영공을 수호하고 적의 도발을 분쇄하기 위해 반드시 성공적인
사업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는 있으나 기종선정을 위한 정부의 체계적 기준 적용을 신뢰할 필요가 있으며
표현 자체만을 위한 무질서한 의견개진은 자제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모두 마음을 합해 질서정연하면서도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종을 선정함으로써 오늘도 필생즉사(必生卽死)의 각오로 영공을 수호하고 있는 우리 전투 조종사들의 노고가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박영수 예비역 대령은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 공군서 전투기 조종사로 활약을 했으며 과거 한국 방위사업청에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박 전 대령은 전역을 한 뒤 현재 한국과
시애틀 등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으며 보잉도 차기 전투기 사업에 참여해 시애틀지역 한인들도 이 사업에 적지 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점을 감안, 차기 전투기 사업이 성공을 거두길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시애틀N에
기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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