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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홍의 교육 컬럼

 
<하버드 가지 마라> 저자인 대니얼 홍이 교육에 대한 정보와 관점을 예리한 시각으로 제시합니다.
 
 

 
작성일 : 18-05-28 13:48
[대니얼 홍 칼럼] 막대기를 부러뜨려라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457  

대니얼 홍(교육전문가)

 
막대기를 부러뜨려라
 
젠(zen) 마스터가 문하생들에게 말했다. 

“지금 내가 손에 들고 있는 막대기가 존재한다고 여러분이 말한다면 내가 여러분을 이 막대기로 때릴 것입니다. 만일,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더라도 막대기가 여전히 내 손에 있기 때문에 때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런 대답이 없을 경우에도 때릴 것입니다. 어떻습니니까 여러분, 이 막대기가 존재합니까 아니면 존재하지 않습니까?

문하생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서로 웅성거리고 있을 때 한 문하생이 조용히 일어나 마스터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의 손에서 막대기를 빼앗아 보란 듯 부러뜨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도록 이중으로 문하생들에게 올가미를 씌운 상황을 이중구속(double
bind)이라고 부른다

부모가 자녀에게 짜증나는 목소리로 “네가 알아서 해라”고 내뱉는 말도 이중구속이다. 반허락, 반협박으로 사용되는 그 말은 “무엇을 하든 내 맘에 들게 해라”라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에 자녀는 부모의 눈치를 보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결국 “네 맘대로 하지 마라”는 경고다.

수업 시간에 질문 있으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하도록 선생님이 유도하지만 정작 질문을 하면 “너는 그것도 모르냐” 라고 무안을 주거나, 질문 내용이 너무 어이없거나 너무 톡톡 튀면 선생님이 대답은 하지만 얼굴 표정, 눈빛, 목소리는 대답하기 귀찮거나 그만 질문했으면 하는 태도를 보인다그런 바디랭귀지를 읽어낸 학생은 다음에 기회가 와도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게 된다.

학생에게 여름방학은 집과 학교에서 받아온 이중구속으로부터 해방되는 기회다. 특히, 제도화된 이중구속 기관인 학교의 가치를 학생이 스스로 재평가 할 수 있는 기회가 방학이다.

교실 안에서의 배움은 남이 써놓은 교과서를 읽고, 가르치는 자가 원하는 대로 숙제를 하며, 항상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다가 남이 파놓은 수렁에 깊이 빠지는 과정이다. 그 과정의 결과물로 냉담한 방관자 아니면 잉여인간이 양산된다.

이론적이고 추상적이며 형식에 치우친 학교에서 학생이 배우는 것은 학습 내용을 이해하고 삶에 적용하는 게 아니라 학습 내용과 자신을 분리시켜 거리를 두고 평가, 관찰하는 습관이다냉정한 방관자의 모습이다

한 발 물러나서 서성거리는 특성을 지닌 방관자가 추구하는 것은 도전ㆍ극복ㆍ창조가 아니라, 자신이 얼만큼 돈벌이를 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에 따른 필요한 지식과 기술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일이다

그런 마인드를 양산하는 교육 과정이 낳는 것은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는 행동파 인간이 아니라 잉여인간이다. “토끼 한 마리를 통째로 삼킨 다음 조용히 햇볕에 누워 꿈쩍도 하지 않는 뱀” 같은.

학교가 낳은 또 다른 결과는 초중고 대학이라는 계단을 올라가는 시간 낭비다. 

현실감이 떨어지거나 부실한 교육 내용이 아니라 교육 과잉과 맹신 때문이다. 개인의 성향이나 취향에 상관없이 너도 나도 대학에 가도록 종용하는, 거의 폭력적인 강요로 인해 학생은 배움을 향한 굶주림이나 유레카(바로 이거야!)를 경험하기 보다 지루함과 스트레스에 쌓여 시간이 흐르기만 기다린다.

기다리면서 학생은 점차 얌전해지고 순종하게 되고 무기력하게 된다. 마치 순한 양이 되는 것이 배움의 목적인 것처럼. 학교는 지루하다. 공부는 더 지루하다. 지루함이 바로 학생으로 하여금 지쳐서 스스로를 포기하고 길들여짐을 자원케 하는 젠 마스터의 막대기다

그러나, 여름방학은 그 지루함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나는 다른 누군가가 원했기 때문에 기획된 수동적인 존재가 아님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다. 막대기를 두 동강 낼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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