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중국 베이징 워터큐브(Water Cube)에서 열린 APEC 정상 갈라 만찬에 참석해 각국 정상들과의 기념촬영에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2014.11.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에볼라 퇴치 및 외국인 테러 전투원 관련 대응 논의도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일 "핵(核) 문제와 관련한 북한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선 관련 국가들의 단합된 입장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북한 비핵화를 위해 필요한 노력을 더 강화키로 했다.
제2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 중인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베이징 외곽 옌치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이 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두 정상은 또 북한 정세 및 관련 대책에 대해선 앞으로도 한·미 간에 다양한 '레벨'에서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한반도 통일 기반 구축을 위한 최근 우리 정부의 노력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설명했으며, "중국 측의 '북핵 불용(不用)'에 대한 의지가 과거 어느 때보다 확고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2명이 최근 석방된 사실을 박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지난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 열렸던 사실을 거론하며 북핵(北核) 문제 해결 등을 위한 3국 간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고, 우리 정부의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과 관련해서도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과 외국인 테러 전투원(FTF) 등 국제 안보현안 관련 공조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에볼라 퇴치와 FTF 등 각종 글로벌 도전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보여준 리더십이 매우 인상 깊다"며 에볼라 퇴치를 위한 우리 정부의 보건인력 파견, 그리고 글로벌 보건안보회의의 내년도 한국 개최 계획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도 에볼라 퇴치를 위한 우리 정부의 지원과 등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시했으며, 앞으로도 글로벌 문제 분야서 우리 측과 계속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이날 두 정상의 회담은 APEC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각국 정상들 간의 업무 오찬이 오후 1시50분(현지시간)부터 약 20분 간에 걸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두 정상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유익한 협의를 했다"고 자평했으나, 이날 회담이 순차 통역 방식으로 진행된 점을 들어 "실제 두 정상이 대화를 주고받은 시간은 청와대가 공개한 회담 시간의 절반의 못 미칠 것"이란 지적도 내놓고 있다.
특히 청와대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간의 회담 시간을 '특정'하지 못한 채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주 수석은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어제(10일) APEC 정상 갈라 만찬 때도 나란히 참석해 실질적 내용이 있는 대화를 나눴고, 오늘도 회담장과 APEC 정상회의장을 오가면서 서로 대화했다"면서 "특히 그동안 한미 간의 많은 과제들이 진전을 보이고 또 풀려왔기 때문에 (오늘 회담을 통해서도) 충분한 토의가 이뤄졌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갈라 만찬 참석 땐 미국이 추진 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간의 양자 정상회담이 열린 건 작년 4월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올 4월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날 회담장엔 우리 측에선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주 수석이, 그리고 미국 측에선 수전 라이스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 등이 함께 들어갔으나, 회담 테이블에 배석하진 않았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APEC 정상회의 참석 뒤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주 수석은 "박 대통령이 정상회의 종료 후 숙소로 돌아가려고 대기하던 중 푸틴 대통령이 찾아와 인사를 건넸다"며 "두 정상은 최근 북한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앞으로도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고 밝혔따.
푸틴 대통령은 박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오는 15~16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제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로써 박 대통령은 전날 열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같은 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APEC 정상 갈라 만찬 동반 참석을 포함, 이번 APEC 참석 기간 중 미·중·일·러 등 한반도 주변 4강의 정상들과 모두 만났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