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소득 늘려 국민경제 전반 확산 '과제'
내수부진…내년 이후 성장세 지속은 미지수
문재인 정부의 첫 경제 성적표가 될 올해 경제성장률 3% 목표치가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소득주도성장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제조업의 수출이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한계다. 일자리와 소득을 늘려 성장의 과실이 가계로 흐르도록 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전분기보다 1.4% 성장했다. 4분기까지 연간으로 계산해도 올해 성장률은 3.1%가 된다. 최악의 경우 4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해도 3.0%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적 성장 달성 소득 주도 질적 성장 과제
미국의 통상압박과 중국의 사드 보복,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어수선한 대외여건 속에서 의외의 성과라는 평가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경제 상황을 진단하면서 수출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내수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세가 공고하지 못하다고 진단했었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정부가 목표로 한 3%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다. LG경제연구원은 2.8%, 현대경제연구원 2.7% 등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올해 GDP가 3%를 훨씬 상회할 것이 확실해 짐에 따라 새 정부가 자신의 색깔대로 경제정책을 주도해 나갈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기획재정부는 글로벌 경기회복과 수출 증가, 추경효과를 3분기 깜짝 실적의 요인으로 분석했다. 3분기 성장률에서 수출의 기여도가 뚜렷하다. 8월중 전산업생산 증가율은 2.6%로 전월 2.0%보다 증가했고 일평균 수출은 8월 17.3%, 9월 19.4% 등 큰 폭으로 늘었다.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당시 기재부는 약 0.2%포인트의 성장률 상향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는데 예상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4%는 최근에 보기 드문 숫자다. 3분기 수출이 굉장히 좋았고 수출이 수입 증가보다 높았다는 것은 성장 기여도가 상반기보다 높았다는 것"이라며 "대내적으로는 추경효과가 어느 정도 있었고 정부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소위 말하는 내수와 수출의 쌍끌이 성장견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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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지표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는 등 침체에 빠진 내수소비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2017.3.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그러나 민간부문의 내수 경기 둔화는 3분기에도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소매판매증가율은 7월 3.5%에서 8월 0.8%로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다, 우리경제의 취약점이 소비 위축이라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는 양극화로 소비 주도층인 중산층이 얇아진 결과다.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로 소비여력이 약해진 것도 동시에 작용했다.
윤인대 기재부 종합정책과장은 "앞으로 현재의 성장세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과제와 함께 성장의 과실이 국민경제 전체로 순환되는 문제, 질적인 부분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을 극복해야 한다"며 "성장이 일부 업종에 편중돼 있기 때문에 고용을 통해 국민가계의 소득으로 환류 되도록 하고 단기 성장보다는 경제 구조개혁을 가속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4분기 이후 성장세 유지는 미지수
3분기 GDP 상승에도 불구하고 4분기와 내년 이후 상황은 안심할 수 없다. 9월 수출 실적에는 10월 초 추석 연휴를 감안해 미리 수출물량을 해소한 부분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 정책 환경 변화로 내수업종인 건설업의 전망도 좋지 않다.건설투자는 2분기 0.3%에서 3분기 1.5%로 늘었으나 1분기 6.8%의 성장세를 되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추경 효과가 내년 초반까지 이어진다해도 내년 예산안에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20% 감소한 것을 감안해야 한다.
3% 성장률을 달성함에 따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부담이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이 효과를 내기 전에 금리 부담으로 가계의 실질소득이 낮아지고 내수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성장률이 높게 나온 것은 좋은 일이지만 성장률이라는 것이 풍선 불 듯 한 번 힘줬다고 계속 들어가 있는 게 아니다"라며 "전체 산업에서 성장을 이끌어 갈 만한 것들이 많지 않고 최저임금, 정규직화 등 친 노동적인 부분들이 많아서 지속해서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