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전 국당초문 원형합, 14-15세기, 도쿄국립박물관 ©TNM Image Archives>
가야 금관, 신라 금귀걸이, 고려 나전·청자 등 국보 21점 등 140여점 전시
삼성미술관 리움이 고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한국 고미술을 한자리에 모아 새롭게 조명하는 기획전 '세밀가귀 細密可貴: 한국미술의 품격'을 오는 9월 13일까지 연다.
국보로 지정된 미술품만 21점이 포함된 이번 전시는 리움이 운영주체인 삼성문화재단의 설립 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기획했다. 리움은 4년 전부터 인맥을 총동원해 전 세계 박물관에 흩어진 한국미술품 140점을 대여하는 준비 과정을 거쳤다. 특히 고려 나전은 세계적으로 17점만 남아 있는 상황에서 8점을 수소문해 특별공간에 전시해 눈길을 끈다.
전시 제목 '세밀가귀'는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1123년)에 기록된 구절이다. 중국 송나라 사신 서긍이 고려를 방문해 "나전 공예는 세밀하여 귀하다 할 만하다"(螺鈿之工 細密可貴)고 평가한 것에서 인용했다.
고려 나전은 전 세계에 단 17점만 남아 있다. 리움은 이번 전시에서 그 가운데 8점을 모아 특별공간을 마련했다. 리움 관계자는 "고려 시대에 만개해 조선으로 이어진 나전의 세밀함을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전은 조개의 껍데기를 갈아서 나무, 칠기 등에 붙이거나 끼워 넣어 광택을 내는 장식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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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 국당초문 원형합(세부), 14-15세기, 도쿄국립박물관 ©TNM Image Archives |
'세밀가귀'는 고려 나전 이외에도 금속공예, 회화, 불교미술 등 여러 분야 국보 21점, 보물 26점을 포함 140여 점을 전시한다.
리움은 각계각층 인맥을 총동원해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해외에선 보스턴미술관, 영국박물관, 암스테르담국립미술관, 도쿄국립박물관 등 21개 소장처에서 대여했고, 국내에선 국립부여박물관의 '백제 금동대향로'(국보 287호)를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공주박물관, 간송미술관, 호림박물관, 동국대학교박물관 등 국내 19개 기관의 대표작을 대여했다.
특히, 청자진사 연화문 표형주자(독일 함부르크미술공예박물관), 칠보산도병(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동경계회도(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은 국내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전시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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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진사 연화문 표형주자(함부르크미술공예박물관, 왼쪽), 청자진사 연화문 표형주자(국보133호) |
전시는 제작 기법을 중심으로 '문양' '형태' '묘사'라는 세 부분으로 나눴다.
'文 문양: 정교함의 극치, 화려함의 정수' 부분에선 신라 금귀걸이, 가야 금관, 고려 나전, 청감 청자들을 차례로 전시된다. 금관(국보 138호), 금동 수정감장 촛대(국보 174호), 나전 단화금수문 거울(국보 140호), 나전 국당초문 경전함(영국박물관) 등을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다.
'形 형태: 손으로 빚어낸 섬세한 아름다움'에선 장인들이 손으로 빚어낸 모양의 아름다움에 주목했다. 금동 보살 좌상(일본 사가현 중요문화재), 금동 대세지보살 좌상(보물 1047호), 금동 관음보살 좌상(국립중앙박물관) 등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描 묘사: 붓으로 이룬 세밀함' 부문에서는 붓질의 섬세함과 아름다움이 도드라진다. 청화백자 매죽문 호(국보 219호), 원각경 변상도(미국 보스턴미술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아울러, 리움은 소장 학자의 최신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전통 공예기법인 상감·은입사 등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9월13일까지. 가격 5000~8000원. 문의 (02)2014-6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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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금동 대향로(부분), 6세기, 국립부여박물관, 국보 287호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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