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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6-16 23:43
어머니 나무
 글쓴이 : 김영호
조회 : 3,469  

김영호

어머니 나무


깊고 어두운 월레스 폭포 산*속
한 그루 키 큰 전나무가 눈을 감았네.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나의 시선을 붙들고 있는
저 포근한 고요의 정체는 무엇일까.
나의 마음이 푹 파묻히고 싶은
저 넉넉한 가슴은 누구의 것일까.
 
나의 아픈 귀에 그의 귀를 갖다 대는,
그 깊은 귓속의 신음을 들어주는,
저 훈훈한 눈길, 온화한 침묵!
삶이 뜨거워 상처가 깊었던
세상이 추워 가슴이 뜨겁던 어머니 같네.
몸속의 피는 다 말랐어도
늘 흰 돛배를 띄우던
강 같은 어머니 얼굴이네.
 
나의 지친 발걸음,
그 나무 안으로 들어 가
어머니 강으로 가는 노를 저었네.
 
갈라진 손바닥에서 송화(松花)가 피어났네.
 
*월레스 폭포 산: 시애틀 북쪽에 위치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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