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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8-07 10:22
[시애틀 수필-장원숙] 편애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2,245  

장원숙 시인(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편애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마음이 허전하다며 커피 한잔 사달라 한다

대화를 나누던 중 그날이 그녀의 생일임을 알고 나는 저녁으로 초대해 한국음식점에서 맛있게 식사를 하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던 중 그녀의 우울증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에게는 두 아들이 있는데, 지나칠 정도로 큰 아들에게만 사랑과 관심을 쏟았고 작은 아들은 뒷전이었다고 한다. 그녀는 뼈가 부서져라 일을 하면서도 큰 아들만 보면 모든 피로가 사라지고, 보면 볼수록 대견하고 사랑스러워 그 아들은 그녀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단다.

남편과 사별한 뒤에도 그 아들이 있었기에 견딜수 있었으며 그 아들이 남편 자리를 대신해 주었다는 것이다. 공부도 잘하고 머리도 좋은 우등생이어서 결국은 어렵지 않게 그들이 원했던 의사가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여자친구라고 하며 집으로 데리고 와서 그녀와 결혼을 하겠다고 했다. 그 어머니는 그 여자친구와 이런 저런 대화를 해보았지만, 마음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어 아들에게 다시 생각해 보라고 말렸는데도 아들은 결혼을 강행했다.

시어머니가 자기 결혼을 반대한 사실을 알았는지, 시어머니와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는 며느리 시집살이에 견디다 못해 작은 아들에게 부탁해서 작은 아들이 살고 있는 이곳 시애틀로 이민을 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벌써 6년이 흘렀지만, 자기 생일에 전화 한 통 안해주는 큰 아들 내외가 원통하고 분하다고 했다. 그렇게 의지하고 믿었고 그 아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온 그녀는 아들 목소리 조차 들을 수 없어 많이 슬퍼했다. 아직도 그 아들을 포기하지 못하고 전화를 기다리는 그녀의 한숨 어린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마음이 많이 아팠다.

지금은 아파트에서 홀로 살고 있는데, 그렇게 뒷전으로 내 몰렸던 작은 아들이 자주 찾아와 용돈도 주고 비타민도 사다주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단다. 그녀는 그 아들을 볼때마다 미안하고 또 미안해서 자기가 살아온 날들을 발등을 찍고 싶도록 후회하면서 작은 아들한테 죄인된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했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아래 사람 없다는 인간의 평등한 진리를 무시하고 배 아파 낳은 자식까지도 편애하며 살아온 그 죄를 뒤늦게 후회하는 그녀를 보면서 나는 많은 생각을 했다. 사람은 동물과 달라서 기대와 희망 그리고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기 때문에 모든 고통도 감래할 수 있다.

그러나 좀더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인간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실망이라고 한다. 내가 너에게 이만큼 했으니 너도 나에게 이만큼 해야 된다는 보상 심리 때문에 찾아오는 실망은 너무 크다. 모두가 욕심 때문일 수도 있다

희생이나 헌신은 자기가 하고 싶어야 하는 것이지 대가를 바랄 수는 없는 것이다. 사람이 주는 기쁨은 모두 일회용일뿐, 잠깐이라는 것이다. 사람을 의지하면 돌아오는 것은 반드시 실망뿐이라고 한다

자식은 품안의 자식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잠시나마 키우면서 기쁨을 맛보았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자식이 내 분신이라고 해서 지나친 관심, 지나친 사랑은 부작용만 일으키기 때문이다. 기대가 크면 클수록 실망도 크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나의 위로가 그녀의 실망에 도움이 되기를 기도하면서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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