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이라는 사실도 예배참석도 숨겨…이동수단도 속여
골든타임 놓쳐 30여명 확진…방역당국 "거짓만 없었어도"
"처음 거짓진술만 안했다면 이렇게 무더기 확진으로 확산되지는 않았을 덴데…."
30여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광주 북구 성림침례교회발 집단감염 사태가 일파만파다.
슈퍼전파자로 추정되는 60대 여성(광주 284번)의 거짓진술로 방역당국이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하는 모양새다.
전남 화순에 거주하면서 광주서 확진을 받아 광주284번 확진자로 분류된 A씨의 거짓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대규모 확진자를 낳고 있는 성림침례교회 예배에 참석했다는 사실을 방역당국에 철저히 숨겼다.
24일 선별진료소 검사 당시 A씨는 광화문집회 참석 진술은 있었지만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는 사실은 감췄다.
당시 자신이 교회에 다닌다는 얘기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의 거짓말은 25일 성림침례교회 교인이 화순군보건소에 제보하면서 탄로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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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광주 북구 각화동 성림침례교회가 27일 폐쇄돼 있다. 2020.8.27 /뉴스1 © News1 한산 기자 |
추가 조사결과 A씨는 지난 16일 오전 10시30분부터 12시30분,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두 차례 성림침례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이후 19일 오후 6시40분부터 9시10분까지 진행한 수요예배에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북구 소재 의료기관과 약국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서울 광화문집회 참석을 위해 화순에서 광주로 이동하는 수단에 대해서도 또 다른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난 15일 새벽 자신이 살고 있는 화순읍에서 무등경기장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고 거짓 진술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세부적인 역학조사 과정에서 친구이자 함께 확진판정을 받은 광주274번 환자가 자신의 차량으로 A씨를 무등경기장까지 데려다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후 관광버스를 타고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이 성림침례교회 교인이라는 사실 역시 당초 조사에는 드러나지 않았다가 GPS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GPS를 확인한 결과 성림침례교회에 여러 차례 동선이 나타나 그걸 확인하고 284번 환자에게 질문했더니, 그때서야 교회 방문 사실을 얘기했다. 그때가 24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A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인 25일 오후 8시에야 보건당국이 긴급히 해당 교회 앞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교인 671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했지만 그녀의 거짓말로 이미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이후였다.
급속도로 코로나19 확산이 이뤄지면서 27일 오후 현재 성림침례교회 관련 확진자는 30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