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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1-18 10:11
[시애틀 수필-이성호] ‘올개닉’과 ‘진짜 참기름’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455  

이성호 시인(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회원)
 
올개닉진짜 참기름
 
지난해 통계에 의하면746,000만명의 세계 인구 중 3분의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식량부족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기근의 문제는 질병퇴치와 함께 범세계적 차원에서 풀어가야 할 인류의 절대 절명한 과제다. 때문에 수세기 전부터 기아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와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적절한 기후조건과 한정된 기간을 거쳐야 수확할 수 있는 먹거리는 늘어나는 인구 수요에 크게 못미친다.

1950년을 전후해 경제부흥이 있기까지 극심한 식량부족 때문에 받아야 했던 사회적 혼란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시를 살아온 필자의 기억에 오죽했으면 사람들이 만날 때마다 주고 받는 인사가“밥 먹었나”였을까

식량부족으로 인한 궁핍에서 벗어나려는 인류의 염원은 헛되지 않아서 이젠 더욱 많은 양을 조기에 수확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됐다. 성장촉매제와 병충해 방제제 및 양적증대를 가져오는 효소제 등의 개발로 얻어진 결과다

그러나 이러한 기타제제는 화학성분의 분해과정을 거쳐 얻어지는 것으로, 사용 후 발생하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 인체에 해로운 성분들이 토양에 축적되는가 하면 다시 농작물을 통해 체내에 흡수되므로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들이 점차 증가 추세에 있다

따라서 먹거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양적인 위치에서 현재는 질적인 자리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예전에는 관심밖에 있었던 올개닉이라는 단어가 일상에 은밀히 다가와 빛을 발하고 있다

올개닉이라는 이름표를 단 품질이 지니는 특성을 살펴보면 놀랍게도 과거 인공적 효소가 투여되지 않은 순수 자연조건의 유기농 재배방법에서 얻어진 재래종과 맥을 같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나온 수세기에 걸친 인류의 엄청난 희생으로 일구어 놓은 결과를 비웃기라도 하듯 재래종이 귀하신(?) 대접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경이로움을 금할 수 없다. 날이 갈수록 사람들의 인식은 재래종이라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고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과거로 회귀해야 하나라는 생각마저 든다.

오래된 기억으로 밥상에서 귀한 대접을 받았던 것이 있는데, 다름 아닌 참기름이다. 순수한 토양에서 재배된 야성 그대로의 참깨로부터 추출된 순도 100%의 참기름이었다. 당시 다른 농산물에 비해 가격이 높고 귀한 것이어서 적은 양을 음식에 넣어 먹던 생각이 난다. 참기름이야말로 우리나라 고유의 대표적 올개닉이었지 않나 싶다

그런데 얼마 전 한국마켓 첨가제코너에서 눈길이 갔던 것이 참기름 병이었는데 어이없게도 병의 상단 라벨에 진짜 참기름이라는 또렷한 문구가 인쇄돼 있지 않은가. 과거에는 별도의 순도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진짜의 반열에서 장수를 누렸던 참기름마저 어느 사이 믿을 수 없어 진짜 참기름이라는 이름표를 달아야 한다는 사실에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종자개량과 품질개선 본래의 목표는 질적 수준을 동반한 양적 해소와 편리함의 유용성에 있을 것이다. 그러던 것이 점차 상품성의 우선을 점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경쟁적 성향이 변질되면서 외형적 관심에 치중하고 양적 충족에만 길든 사람들의 생각이 축을 이루게 됐다

그러나 이제는 양적 추구에서 원시적이면서 인위적 가치가 포함돼 있지 않는 쪽으로 서서히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성한 먹거리를 놓고 생산자와 소비자간에 다툼과 시비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급기야는 믿고 먹어야 하는 가장 소중한 먹거리도 믿을 수 없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이처럼 편리위주의 경제성에 매몰되어가는 잘못된 인위적 진화가 인간에게 가져다 준 양적 충족이라는 풍요는 가장 존엄해야 할 상호간의 신뢰마저 희석되게 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장차 올개닉이라는 말로도 부족해 진짜 올개닉이라고 하는 덧칠한 신조어를 써야 할 날이 머잖아 곧 올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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