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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0-08 04:28
[김상구 목사 장편소설] 끝나지 않은 전쟁(욕망의 전차-10-1)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5,325  

김상구 목사(전 시애틀 한인장로교회 담임/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끝나지 않은 전쟁(욕망의 전차-10-1)

6 25 사변이 나던 해 봄철, 구장 댁 내외분과 큰 딸이 수안보 온천으로 물 맞으러 간 적이 있다.
한탄말 사람들은 수안보 온천에 가는 것을 물 맞으러 간다고 말들을 했다. 한탄말 사람들에게는 수안보 가서 물맛고 오는 것이 자랑이었고 부러움이었다.

구장 댁의 수안보 여행에 덕배는 짐꾼으로 동행을 했다.

지게에 싸리나무 소쿠리를 얹어 그 위에 덕배를 포함 한 네 사람이 수안보로 가는 길에 먹을 점심과, 4일 동안 먹을 양식과 반찬거리, 얇은 이불과 요, 갈아입을 옷을 싼 보자기, 작은 솥, 냄비, 여러 개의 그릇에 짧게 자른 마른 장작 까지 꽉 찬, 한 짐을 지고 덕배는 구장어른 댁과 수안보 여행을 하였다. 온 몸에 땀이 나는 고단한 여행이었지만 덕배에게는 오랜 동안 기억에 남는 축복의 여행이었다.

한탄말에서 아침을 먹고 곧 바로 서둘러 떠난 길이었지만 수안보 온천장에 도착했을 때는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 때였다. 방 두 개를 세 얻어 짐을 풀고 늦은 점심을 먹고 온천욕을 했다. 아주 뜨끈한 온천물에 몸을 잠겼을 때 온 몸으로 퍼지는 따듯함은 뜨거운 것이 아니라 시원한 것이었다.

<어 시원하다, 어 시원하다.>

덕배는 평생 처음 해보는 온천욕이 너무 좋았다. 유황 냄새도 아주 좋았다. 덕배는 온천에 다녀와서 몇 달 동안 꼭 같은 자랑을 했다.

“또 그 소리어? 어 시원하다.

조 서방네 머슴은 덕배의 똑 같은 자랑에 진력이 난다. 그래서 이제는 아예 핀잔을 줘도 덕배는 온천욕 자랑을 하고 또 했다. 수안보 온천욕이 덕배에게는 그 만큼 소중한 추억이었다

덕배는 지금도 수안보에서, 돌로 솥을 걸고 구장 댁 식구들과 지어 먹었던 저녁 밥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온천욕을 하고 나서 배가 고픈 때문이었을까. 그 저녁에 먹었던 된장찌개 맛을 왜 잊을 수 없는 것일까.

애호박을 숭덩숭덩 썰어 넣고 감자와 멸치와 풋고추와 마늘로 맛을 낸 된장찌개를 보리를 반쯤 섞은 쌀밥에 넣어 고추장을 한 수저 떠 넣고, 썩썩 비벼 먹었던 그 맛은 늘 군침이 도는 추억의 맛이었다

요즈음 집에서 여러 가지 양념을 다 넣어 만든 된장도 덕배에게는 그 때 그 맛이 나지를 않았다. 덕배가 종종 수안보를 찾아가는 이유는 온천욕을 즐기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덕배는 이 수안보에서 그 때 그 한탄말 된장찌개 맛을 다시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수안보에 가면 온천장과 여관들 앞에 음식점 골목이 있다. 이 음식점 골목 끝에서 오른 쪽으로 조금 더 가면 규모가 작은 <고모식당>이라는 식당이 있고, 이 집의 된장 맛이 그 때 그 맛과 너무 같았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

덕배는 수안보에 가면 늘 이 <고모식당>을 찾아가 한탄말 된장찌개, 충주 된장찌개의 맛을 본다.

지금 덕배는 구장 댁의 지게를 멘 짐꾼이 아닌, 진호빌딩 사장으로 고급 자가용을 몰고 추억을 더듬으며 수안보로 향한다.

경란에게는 그 눈에 비치는 풍경들이 다 새로웠다. 과거를 잃어버린 경란에게 현재 모든 것은 신비롭고 좋았다

경란은 서울서부터 줄곧 윈도 밖을 내다보며 모든 광경을 텅 빈 머리에 채우려고 한다. 그러나 경란에게 무엇을 기억한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

경란은 꼭 치매 환자처럼 금방 일어난 일, 금방 한 사건을 잊어버리곤 한다. 그런데 경란은 먹는 일, 자기의 몸을 치장하는 일, 그리고 잠자리에서 부부로 몸을 섞는 일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적극적이었다

경란은 온몸에 토실토실 살이 올랐고 몇 년 전보다 더 젊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덕배는 이런 경란이 좋았다. 덕배는 점점 남자로 힘을 잃어 가는데 경란과 함께하는 밤이면 암내 난 고양이 같이 경란은 알몸으로 덕배를 적극적으로 감싸 안아 주었고 덕배 속에 잠자던 기운을 불끈 솟아나게 했다

경란은 동물성만 남은 요물 같았다. 경란은 그 혀로 덕배의 입은 물론이고 덕배의 가슴과 배를 핥았고 뱀의 혀처럼 날름거리는 그 혀와 입으로 덕배의 몸에 불을 질렀다.

<이런 일 싫어하는 놈이 있으면 나와 보라구 해.>

덕배는 또 다른 이런 밤을 꿈꾸며 수안보로 차를 몬다.
 
덕배는 수안보에서 호텔을 정하고 독실 탕에 들어가 온천욕을 한다. 물론 경란도 함께 한다. 온 몸에 살이 오른 경란은 황홀하도록 예뻤다. 경란의 희고 고운 피부는 덕배가 부부로 지내며 늘 느꼈던 것이지만 부끄러움을 모르고 어린 아기 같이 홀딱 벗은 경란의 모습에서 덕배는 새롭게 그 고운 여체에 감탄을 한다.

<내 마누라 참말 이쁘구먼.>

온천욕은 둘 다 하는 듯 마는 듯 끝내고 경란과 덕배는 한 몸이 된다. 덕배는 경란이 자신에게 해주던 것처럼 경란의 입을, 그리고 탐스럽게 더 커진 두 유방을, 그리고 내려가 배꼽 언저리를 그리고 더 내려간다. 경란이 작게 신음을 한다. 또 한 장면의 야동이 김이 무럭무럭 피어오르는 온천장 안에서 펼쳐진다.

인간은 이런 것, 암놈 수놈이 만나면 결국 이 짓을 하고 싶고, 이 짓으로 가기 위해 여러 가지를 한다

수탉은 암놈에 다가서기 전 한 쪽 날개를 펴서 땅을 두드리며 암탉의 주위를 맴 돈다. 그러다가 암탉에게 올라타서 암놈의 머리털을 그 주둥이로 물고, 꼬리 쪽을 위 아래로 움직이며 짝짓기를 한다. 그리고 수탉은 땅에 내려와서 꼬꼬댁 꼬꼬댁 울어댄다

비둘기는 암놈 수놈이 목을 맞대어 부비고 두 입 부리를 부디 치며 애무를 하고 그리고 수놈이 암놈에게 올라탄다. 꼬리를 들어 올린 암놈의 꼬리 아래로 동그랗게 벌어진 암놈의 그것에 수놈의 그것을 대고 흰색의 정액을 넣는다. 그리고 수놈이 암놈에게서 내려와 수놈도 암놈도 몸을 부르르 떤다.

소도 개도 말도 온갖 짐승들이 결국 이 짓을 하려고 어떨 때는 생명을 건다.

그런데 사람의 절차는 훨씬 더 복잡하다. 도덕과 윤리라는 것이 이 짓을 하는데 걸림돌이 된다. 남자는 이 짓을 위해 하기 싫은 공부를 오랫동안 하고 취직을 하고 돈을 벌어야 한다

여자는 이 짓을 위해 어려서부터 죽을 때까지 거울을 수십만 번 더 보아야 하고 공부를 하고 얼굴을 가꾸고 화장을 한다

기초화장품으로부터 모이스쳐 크림, 리핑 스킨, 쏠루션 에센스, 리핑 로션, 리 바이탈 크림, 아이 크림, 파운데이션, 립스틱을 때를 맞춰 바른다. 저녁마다 얼굴에 흰 색 마사지 팩을 붙여놓고 눈과 입술만 내 놓은 채 도깨비 형상이 된다

그리고 이것도 모자라 많은 돈을 드려 성형 수술로 코를 높이고 턱을 깎고 쌍꺼풀을 만들고 유방을 크게 하고 분수에 넘치게 비싼 옷으로 몸을 휘감고 각종 비싼 구두와 핸드백으로 몸치장을 한다

각종 새는 수놈이 암놈 앞에 잘 보이려고 온갖 깃털을 고운 색깔로 진화 시켰다면 암놈 사람, 여자는 수놈 사람, 남자에게 예쁘게 보이려는 것이 본능적인 욕망으로 진화 되었다.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은 여자의 본능이다. 아름다움을 포기한 여자는 여자가 아니다

그리고 수컷 사람, 남자는 죽을 때가지, 죽기 직전까지 예쁜 여자에게 본능적으로 끌리게 진화 되었다. 그래서 걸음조차 제대로 못 옮기는 노인도 예쁜 여자를 만나면 좋고, 그 눈길은 여자의 얼굴을 지나 볼록한 가슴을 지나가며 다시 빨갛게 칠한 여자의 입술에 머문다.

사람에게 있는 이런 암컷과 수컷의 욕망에는 결국 짝 짖기 욕망이 그 밑에 깔려져 있고 그래서 이 욕망이 도덕과 윤리로 제약을 받을 때, 때로는 이 제약을 뛰어넘는 수단으로 남의 아내를 범하기도 하고 모르는 여자에게 강간을 행하기도 하고 때로는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아프리카의 수사자가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 암사자를 물어 죽이는 것과 꼭 같이 남자도 여자도 동물이기 때문이다. 수캐도 수사자도 가는 곳 마다 새 곳에 오줌을 찍찍 싸서 이곳이 내 영역이라고 표시를 한다

남자들은 새 집에 들어가면 온 종일 이사하느라고 그렇게 고단한데도 새집 새 방에서 아내를 품으려한다. 이곳이 내 곳이라는 동물의 찍 싸는 본능이 변색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사람도 새도 개도 모든 동물들에게 성욕은 곧 생욕으로 이 욕망의 전차는 인류역사와 함께 앞으로 굴러나갈 뿐 결코 멈추지 않는다. 이 욕망의 전차가 멈추어 선다면 이 땅에 그 생명이 이어질 수 없게 된다.
 
덕배는 경란과 함께 온천 욕실에서 다시 동물이 된다. 덕배는 경란이 기억을 잃고라도 살아 있어줘서 고맙다. 아니 덕배는 경란이 과거를 잃어버리고 현재를 모르면서도 이렇게 동물의 몸짓에 함께 희열을 느끼게 되어 더 고맙다

수증기와 땀으로 흠뻑 젖은 덕배는 다시 길게 경란에게 입을 맞추고 커다란 타월로 경란의 몸부터 닦아준다. 덕배는 아주 예쁜 아내 경란의 손을 잡고 <고모식당>으로 한탄말 된장찌개를 먹으러 간다.
 
아직 해가 다 넘어가지 않은 늦은 오후 저녁 시간에 수안보 <고모식당>에 덕배와 경란이 마주 앉아 한탄말 된장찌개를 먹는다. 그런데 덕배와 경란이 앉은 테이블 옆으로 칸막이가 놓여 있고 칸막이 너머로 다른 쪽 테이블에 신성옥, 이진호 대좌의 부인, 경란에게 기억을 마비시키는 주사를 놓은 그 <동백야>의 마담이 어떤 남자와 밀담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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