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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8-12 02:07
[김상구 목사 장편소설] 끝나지 않은 전쟁(6월25일 오후3시 16-1)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5,892  

김상구 목사(전 시애틀 한인장로교회 담임/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끝나지 않은 전쟁(6월25일 오후3시 16-1)

경란이 이렇게 진호가 나가 주기를 기다린 지 3일 째, 오후 네 시쯤, 이정재가 <동백야>에서 나와 이 골목 저 골목을 살펴보고 다시 들어갔다. 그후 10분 쯤 지나 여자로 변장한 이진호가 아주 늙은 할망구가 되어 지팡이까지 짚고 다리를 절며 <동백야>에서 나와 어디론가 가고 있다.

경란은 이 할망구가 이진호 임을 얼른 알아보았다. 이진호, 이영철이 늙은 할망구로 변장을 했어도 수사팀이 이영철 임을 다 안다. 골목 요소마다 배치 된 요원들은 이영철이 가는 방향을 따라 무선으로 서로 연락하여 이영철을 뒤따라가지 않아도 이영철의 일거수일투족이 다 감시된다. 

이영철은 <동백야>를 나와 청량리  역으로 간다. 역사 밖 벤치에 앉아 누구를 기다린다. 누구와 접선을 하는 걸까. 그러나 아무도 그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노파로 변장한 이영철은 한 자리에 두 시간가량 무료하게 앉아서 신문을 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동백야>쪽으로, 역시 다리를 절며 천천히 걸어간다. 

이영철이 역사 앞 벤치에서 만난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이영철은 이 벤치에서 지팡이로 건너편 다방에 앉아 있는 0908에게 자기가 하고 싶은 싸인을 보냈다. 

6월25일 약속된 장소에 대기하라는 싸인이었다. 야구경기에서 감독이 선수들에게 보내는 싸인과 같은 것이다. 0908은 다방 창가에서 자신이 앉은 옆의 창문을 노란 손수건을 꺼내 닦았다. 

이영철에게 잘 알았다는 대답이다.

경란은 저녁이 되기를 기다린다. 이영철이 나간 후 저녁 5시 20분 경란은 신사로 변장을 하고 <동백야>로 들어간다. 경란은 화장실에 가는 것 같이 화장실로 들어간다. 이 남자 화장실에는 화장실 청소도구를 넣어두는 조그만 창고가 있다. 

이 창고 뒤 벽에는 비상시 지하 1층 창고로 내려가는 비밀 문이 있다. 이 비밀 문이 거기 있는 것도 이진호와 신성옥, 경란만이 알고 있다. 경란은 이 비밀 문을 통하여 익숙한 걸음으로 지하 창고로 내려간다. 다행이 이 비밀 문의 비밀번호는 경란이 알고 있는 0722 그대로였다. 

경란은 다시 지하 일층으로 내려가 나무통의 고양이 눈을 눌러 이진호의 아지트에 들어가는데 성공한다.

경란은 권총을 점검한다. 실탄이 5 발이 다 들어 있다. 경란은 이진호가 들어 올 때 권총을 쏘기에 제일 좋은 곳, 지하 1층에서 내려오는 층계 앞에 의자를 놓고 권총을 오른 손에 쥔다. 사격자세를 취해본다.

<이진호 오늘이다.>

경란은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진호가 이 층계로 내려오길 기다린다. 층계를 다 내려와 지하방으로 들어오기 위해 방과 층계 사이의 커텐을 밀 때, 경란은 진호의 가슴을 향해 권총의 방아쇠를 잡아당겨야 한다. 경란의 가슴이 계속 두근거린다. 

<이진호, 어서 아지트로 내려오라. 어서.>

그러다가 경란은 진호 책상 위에 놓여 있는 한 쪽지를 발견하고 무심코 읽어본다.

<6월 25일 오후 3시. 서울 남양주시 금곡동 산 24. 영선암 석탑 앞.  <서울에 언제 오셨나요?> <서울에 온지 삼 개월이 지났는데요.>

경란은 이 쪽지가 6월 25일 이진호가 누구와 접선하는 장소와 암호임을 금방 알아차린다. 경란은 이 암호와 날자, 접선장소를 아들 진호검사에게 알려주면 모든 상황이 끝난다고 생각한다.

<그래 여기서 이진호 너를 잡는 것이다.>

경란은 아지트에서 이진호를 죽이려했던 계획을 접고 아직도 긴장한 때문에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아지트에 들어왔던 길로 은밀히 아지트를 빠져 나온다. 
 

16.  6월25일  오후3시

1950년 6월 25일 오후 3시. 이 시간은 인민군 김경란 중위와 이진호 소좌가 동부 전선에서 인민군을 지휘하며 국군들과 전투를 했던 시간이다. 전투다운 전투도 해보지 않은 채 후퇴하기에 바쁜 국군의 뒤를 좇아가며 남쪽으로 전진했던 시간이다. 

그후 40년이 지난 1990년 6월 25일 오후 3시. 남양주시 금곡동 산 24. 영선암 석탑 앞. 허름한 옷을 입은 한 노파가 석탑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다. 이진호, 이영철이었다. 체포조의 한사람이 이 노파에게 다가 간다. 조금 주춤거리다가 접선 암호를 말한다.

<서울에 언제 오셨나요?> 

노파가 금방 대답을 한다.

<서울에 온지 삼 개월이 지났는데요.>

간첩 이영철이 틀림없다.

“이영철 손들어 손들어.”

권총을 빼들고 다급하게 말한다.

노파가 놀라며 말한다.

“왜 이러세유. 내가 뭘 잘못했나베유. 왜 이러세유?”

노파는 이영철이 아니었다. 이영철이 돈을 주고 대역으로 쓴 가짜였다. 여기 저기 숨어 있었던 체포조가 다 나와 이 노파를 붙잡고 이 노파가 여인으로 가장한 이영철이 아닌가하고 머리를 잡아당겨보고 옷도 들쳐보았지만 틀림없는 노파였다. 

“이런 젠장. 또 놓쳤잖아. 이건 가짜잖아”

이 시간 이영철은 수풀 뒤에 숨어서 영선암 석탑 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다 내려다보고 있다. 

<그랬었구나---.뭔가 조금 미심쩍었는데--.>

이 영철은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조진호 검사는 이영철이 혹, 영선암 접선을 의심하고 대역을 보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 이영철은 어디에선가 숨어서 이 광경을 확인 할 것이고 그러면 그 자리가 어딜까?> 

<위에서는 이 영선암 석탑 앞이 잘 보이고 이 석탑 앞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이영철이 숨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곳은 바로 여기다.>

조 검사는 영선암이 이영철과 접선할 장소로 정해진 후 일곱 차례나 이 곳에 와서 지형을 살폈다. 이영철이 만일 도망을 간다면 어디로 갈 수 있을까. 이영철이 숨어서 이 곳을 관찰하려면 어디, 어느 나무 밑을 택할 것인가. 

<바로 여기다.>

조 검사는 이영철이 대역을 내세워 영선암 접선을 피할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 그렇다면 이영철이 반드시 현장을 확인해야 할 것이고 그 장소는 여기라는 판단이 섰다. 그래서 조 검사는 체포 조를 영선암으로 보내고 자신은 저격수 한 사람만 대동하고 이 산에 숨어서 이영철을 기다린 것이다.

이영철은 이영철대로 영선암이 접선 지점으로 정해진 후 정선 암과 그 주변을 여러 번 들러 살펴보고 결론을 내렸다.

<바로 여기다. 여기서 영선암 석탑 앞을 내려다보고 있다가 내 대역이 별 일 없어 보이면 그 때 내가 내려가 접선을 하면 된다.>

그래서 이영철은 중으로 변장하여 이곳에 숨어 있었다. 이영철은 목탁을 오른 손에 들고 있다. 이 목탁은 목탁처럼 위장한 권총이다.  

조 검사는 이 곳에 10시부터 잠복하여 있었다. 한 시간이 흐르는 것이 24시간처럼 길어 보였다. 11 시, 12시, 1시

<이영철이 이제는 나타날 때가 되었는데--?>

조 검사는 주위 사방을 다시 확인 한다. 누가 숨어 있을만한 장애물이 없다.

2시, 2시 30분--.

조 검사는 애가 탄다. 입술이 말라왔다.

<이제는 나타나야 하는데---석탑 앞에는 대역을 보내고 이영철이 여기서 모든 광경을 확인할 것이라고 생각한 내 판단이 틀린 것일까?>

이러는 조 검사에게 번뜻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이영철이 내 생각을 미리 다 읽고 있다면, 꼭 여길 것 같은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 숨어서 이영철은 영선암 석탑 앞을 보고 있을 것이다. 혹 저 수풀 넘어서 이영철이?>

조 검사는 자신의 옆에 숨어 있는 저격수에게 이영철이 나타나면 생포해야 하고 할 수 없이 총을 쏜다 해도 이영철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어야 한다고 다짐 한다. 조 검사는 그 자리를 떠나 건너편 수풀 더미 뒤로 고양이 걸음을 걸어 접근 한다.

3시. 중으로 변장한 이영철이 수풀 더미 뒤에서 영선 암을 내려다보고 있다. 조 검사는 영선암을 내려다보고 있는 이영철 뒤에 다가선다.

<이 놈이다. 이놈이 이영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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