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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6-03 01:36
[김상구 목사 장편소설] 끝나지 않은 전쟁(다리 14-1)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802  

김상구 목사(전 시애틀 한인장로교회 담임/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끝나지 않은 전쟁(다리 14-1)


14-1. 다리
 
1989, 88세계 올림픽 서울개최를 성공리에 끝맺음한 여파와 잇달아 취해지는 노태우 대통령의 유화 정책에 자유화의 물결이 전국으로 퍼져갔다. 노태우 대통령은 '물대통령'으로 불려졌다.

3 1, 전국에서 3.1절 기념행사가 치러졌다. 이날 경숙이 괴한의 칼에 찔려 죽었다오전 10시경 KBS 라디오에서 3.1절 노래가 흘러나올 때 지용은 주차장 차 안에서 미장원에 들어간 경숙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숙이 미장원에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 경숙에게 어떤 여자가 다가서며 말을 거는 것 같아보였다. 그리고 경숙은 외마디 신음을 하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경숙은 칼에 가슴을 찔려 그 자리에서 피를 쏟으며 죽었다.

경숙과 무슨 말을 했던 여자는 아주 빠른 걸음으로 주차장을 빠져 나가 골목 안으로 도망을 갔다. 0908이 여자로 위장을 하여 아주 오랜 동안 벼른 끝에 마침내 경숙을 살해한 것이다.

이날 따라 경숙의 신변 보호를 맡은 경호인은 3.1절 행사장에 불려가 경숙을 보호하지 못했고 그래서 경숙은 지용 한사람을 대동하고 미장원에 왔었던 차였다.

조진호 검사가 이영철에게 또 당한 것이다. 분했다. 허탈하기까지 했다. 경숙의 장례를 치른 후 조 검사가 진호빌딩 사장실, 경숙의 방에 아버지 조덕배, 어머니 김경란, 의사 동생 경배와 조 검사 부인이 함께 침통하게 앉아 있는데 경숙의 책상 위에 노란 종이가 보였다. 경숙이 남긴 메모 같아서 조 검사가 메모를 집어 읽어 본다.

<조 검사. 나는 한다고 하면 하는 사람이야. 여기서 손 떼지 않으면 다음번에는 조 경배 차례야. 잘 지켜 봐.>

조 검사는 분했다. 조 검사는 주먹으로 책상을 친다. 책상을 너무 세게 쳐서 책상위에 있던 물 컵이 넘어졌다.

“이 개새끼.

책상을 치는 큰 소리에 어머니 경란이 깜짝 놀라며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쥔다.

“아이구 머리야. 아이구 내 머리가---.

경란은 머리에 엄청난 통증을 느낀다.

<경숙이가 죽어? 경숙이가?>

경란의 머릿속에  <네가 내 딸을 죽일것>이냐며 누구엔가 대들던 옛날의 한 장면이 스크린에 비쳐지는 그림으로 스쳐간다.

“아이구 머리가, 아이구 내 머리가 너무 아파.

경란은 며느리에게 부축되어 침대에 눕혀진다. 그리고 깊은 수면에 들어간다. 경란은 그 후 여섯 시간 정도 잠을 자고 깊은 수면에서 깨어난다. 벌써 밤이다. 머리는 아프지 않았다. 목이 말랐다.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헝클어진 머리를 손가락 빗질로 다듬는다.

마침 남편 덕배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일어났구먼, 머리는 좀 어떤데--.

“괜찮아요. 나 물 좀.

경란은 덕배가 물 컵에 딸아 준 물을 마신다. 시원했다.

“배고플 텐데 식사해야지 형수님이 시원하게 콩나물 국 끓여놓았는데.

덕배가 형수라 부른 사람은 상수의 부인이다.

경란은 천천히 걸어 방 밖으로 나온다. 경란은 벽에 걸린 경숙의 영정 사진을 보게 된다. 예쁜 경숙의 상반신 사진에 위, 양 쪽으로 검은 테이프를 두른 사진이다.

<경숙이가, 내 딸 경숙이가---?>

경란은 경숙이의 장례를 다 치룰 때가지도 경숙의 죽음에 대한 이해가 안 되었었다. 그런데 지금 경숙의 영정 사진을 보는 순간 경란에게 경숙이가 내 딸이요, 경숙이가 누군가에 의해 살인을 당해 죽었다는 사건이, 경란의 머리와 가슴으로 다 이해가 되어 진다.

“경숙아 내 딸 경숙아 ---.

경란은 벽에 걸린 경숙의 영정을 잡아채듯 내려 가슴에 품고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을 한다.

“경숙아 경숙아---아 아 경숙아 아, , 내 머리가 너무 아파---.

통곡하던 경란은 두 손으로 머리를 다시 감싸 쥐고 가쁜 숨을 몰아쉰다. 그리고 바닥에 쓸어져 혼절한다.
 
경란이 눈을 뜨고 정신을 다시 차린 것은 그 후 꼬박 3일이 지난 다음 병원에서였다. 경란은 그 동안 끔직한 악몽에 시달렸다. 자신이 인민군 장교복을 입고 누군가 다른 남자 장교와 함께 어디론가 자꾸 도망을 치고 있었다. 총 소리 따발총 소리도 들렸다

경란은 또 다른 악몽을 꾼다. 자신이 피를 철철 흘리며 어느 산을 마구 뛰어내리고 있었다. 네모난 큰 바위도 보였다. 자신이 무엇엔가 발에 걸려 곤두박질을 하여 산 아래로 돌덩이처럼 굴러가고 있었다.

<죽는구나---.>

그러다가 경란은 정신이 든다. 온 몸에 땀이 흥건하게 흘러 내렸고 근심스런 얼굴로 남편과 며느리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다. 자신의 팔은 병원 침대에 묶여 있고 주사 바늘이 꽂혀져 있다.

<내가 악몽을 꾸었구나.>

<내 남편 진호 아빠---큰 며느리—병원---.>

과거 현재 미래가 구분 안 되었던 경란의 머리가 정리가 되고 가족 관계가 정리가 되고 현재를 알게 된다. 경란은 자기가 딸 경숙의 죽음을 슬퍼하다가 방바닥에 쓰러진 기억이 분명하게 되살아났다.

<그러면---그러면--경숙이가 -?>

경란의 머리는 다시 혼란에 빠진다. 경란은 다시 잠 속으로 빠져들며 마치 온 몸이 깊은 물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것 같은 착각을 한다.
 
경숙의 장례날 집에서 혼절하여 병원에 입원했던 경란은 3 일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애가 되어 그렇게도 명랑했던 경란이 이제 입을 다물었다. 경란은 말마저 잃어버린 사람처럼 한 마디도 말을 하지 않았다.

경란을 치료하는 의사는 경란이 조금씩 기억력이 돌아오며 혼란 상태에 빠진 것이라고 하였다. 경란은 집에 돌아와서 줄곧 경숙의 사진을 보고 또 보며 혼자 눈물 흘리는 시간이 많았다

눈물은 경란에게 그 정신을 맑게 하는 제일 좋은 치료약이 되었다. 안개 속에 가려진 풍경 같이 무엇인가 분명하지는 않았지만 경란은 자신의 과거가 아주 희미하게 생각났다 없어지곤 했다.

“진호 아빠, ---.

‘진호 아빠’라는 말은 덕배가 경란에게서 참으로 아주 오랜만에 듣는 자신의 호칭이었다. 경란이 과거의 기억을 잊어버리기 전, 경란은 늘 남편을 이렇게 불렀었다.

“그래 여보, 무슨 일이야. 왜 어디 머리가 다시 아픈거야?

“아니, 나도 내일 한탄말에 같이 갈거야.

내일이 구장 어른의 제사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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