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정의를 말하라고 하면 나부터도 당황스럽다. 어떻게 정의를 내려야 할지 막막하다. 사진을 오래 했다고는 하지만 깊이 있게 생각해 본적이 없어 더욱 힘이 든다.
그러나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사진은 과학과 철학의 적절한 조화에 의해서 완성된 사진이 만들어 진다는 점이다. 여기서 과학이란 우리가 그렇게 좋아하는 기술적인 면이다. 카메라 메커니즘, 렌즈의 특성 등을 이해하고 응용하는 부분이다. 대다수의 많은 사진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집중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철학은 사진의 의미 즉 내용적인 측면이다.
사진발명 초창기 사진을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영국의 유명한 시인 보들레르는 ‘사진은 대상을 정확하게 기록을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예술이라 할 수 없다. 예술은 그것을 만든 작가의 감정 다른 말로 사상이나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하는데 순간적으로 눌러서 나오는 사진은 그런 내용적인 측면이 없기 때문에 예술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지금도 많은 대다수의 사진가 지망생들은 맹목적의 사진을 추구하고 장비나 기술 위주의 사진에 목숨들을 걸고 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건 이런 일이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여성 사진가로 다큐멘터리 사진의 철저한 신봉자였던 Berenice Abbott 는 ”불행히도 사진기가 발달함에 따라 사진적인 감각은 쇠퇴해 가고 있다. 또한 많은 사진가들은 암실 속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용과는 관계없이 테크닉에 지나치게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사진은 회화도, 시도, 음악도 댄스도 아니다. 그것은 아름다운 그림도 아닐 뿐 아니라 그것을 의미하는 다큐멘터리 현실을 통찰하는 기록인 것이다.” 라는 말로 사진이 기술적인 표현도구로 전락하는 위험을 경고한바 있다.
그리고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과거와 같은 일들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게 작금의 사진 현실이다.
다시 정리해보자. 과학적인 측면만 강조하면 그건 기술이 된다. 그 자체만으론 완성된 사진이라 할 수 없다. 반대로 철학적인 측면만 강조하면 그것은 예술이 된다. 마찬가지 그 자체만으로 완성된 사진은 될 수 없다. 왜? 사진은 과학과 철학의 조화로써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신즉물주의(신 리얼리즘)사진의 대표적인 사진가 Albert Renger Patzsch 는 사진의 특성을 살린 사진만이 진정한 사진이라 강조하면서 “예술은 예술가(화가)들에게 맡겨버리고 사진의 특성을 살린 즉 회화의 기법을 빌리지 않은 독립적인 사진을 사진의 방법으로 창조하자”고 주장했다.
이처럼 우리의 목적은 사진이다. 사진의 특성을 제대로 살린 결과물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어느 매체든 자신들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있다. 사진이란 매체가 다른 시각 매체와 다른 독특한 특성이 이런 점이다. 어느 분야든 자신이 특성을 제대로 소화 할 때 비로소 완성된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점 이해해야 한다.
예술을 위한 사진이 아닌 참된 사진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예술이 된다는 점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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