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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1-02 13:12
[신년 시-문창국] 광장의 유혹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565  

문창국 시인(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회원)
 
광장의 유혹
 
 
만국 깃발 나부끼는
광장에 민주주의가 존재하는가
빈약한 증거들이 열풍으로 돌변한다
절대 반지의 유혹에 끌려 가라앉았던
먼지들이 먼저 일어난다
내 안의 숨어있는 분노가 여과 없이
찢어지는 스피커를 통하여 모래바람과 뒤섞인다
광장의 모자이크 불럭들 흐트러진다
새로운 모래 무덤들이 소문처럼 생겨난다
 
팽창한 우월감,
선인장같이 서있던 동상은 위압적으로 민중을 선동한다
응징하라
파괴하라
민중은 면책의 기대가,
서슴없이 광장의 꽃들을 짓밟는다
분노가 분수처럼 허공으로 솟구쳐 오른다
절제된 언어는 하수구로 함몰되었다
비둘기는 멀리 날아가고
가로수는 뿌리가 뽑혔다
시민들은 불안에 떨며 창문을 닫았다
 
내재한 어둠이 광장으로 확장되면서
사막에는,
서로 제 뼈를 깎는 소리만 몰아칠 뿐
차가운 이성과 책임지는 개인은 없다
군중이 폭풍처럼 빠져나간 뒤
집 잃은 어미 동물들,
어미 잃어 갈 곳 없는 새끼비둘기
찢어진 깃발
뒹구는 구호들
 
광장에 민주주의는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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