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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1-20 18:14
[시애틀 수필-장원숙] 고독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185  

장원숙 시인(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고 독 
 
지금도 어느 독거노인의 슬픈 이야기를 잊을 수가 없다. 남자 노인은 슬하에 6남매를 뒀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니 여기 저기 트리도 화려해 마음마저 들뜨는데 무엇보다 옆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캐롤이 흘러 나오는 가운데 울려퍼지는 그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노인을 외롭게 만들었다.

혼자 쓸쓸히 저녁 식사를 하면서 생각하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도 어느 자식하나 찾아오지 않을테니 내가 죽었다 하자. 그리고 부고장을 써서 이웃 주인을 찾아가 사정 이야기를 하고 이를 자식들에게 보내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리고 돌아와 집안을 정리하고 자식들이 올때 쯤 테이블 위에 촛불을 밝혀놓고 뒤에 숨어서 기다리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밤이 되니 자식과 손주들까지 몰려왔다.

자식들은 슬픈 표정으로 들어와 테이블 위의불을 보며 이상히 여길 때쯤 이 노인이 자식들 앞에 나타나며 말한다. “내가 분명 죽은 줄 알았는데, 너희들이 오는소리에 너무 반가워 나도 모르게 깨어났다고 말하자 자식과 손주들이 기쁨과 슬픔이 범벅이 되어 끌어안고 눈물을 흘린다.

오래 전 TV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어느 미국 채널에서 목격한 감동적인 스토리였다. 나도 이 장면을 보면서 동질감에 사로 잡혀 함께 울었다.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해주는 적절한 사연들이어서 오래토록 머릿속에 남아 있다.

또 다른 슬픈 이야기를 본 기억도 생생하다. 그것은 1936 생인 자니 윤씨의 이야기다. 그는 자니 칼슨쇼에 동양인으로 처음 출연해 스타덤에 올랐으며 1989 년도에 한국방송 사상 처음으로 진행자 이름으로 쟈니윤를 진행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던 주인공이었던 윤씨에게 찾아 온 인생의 겨울은 지독했다고 한다. 최근 남가주 오렌지 카운티 더스턴시에 있는 헌팅턴 양로원에서 만난 쟈니 윤은 더이상 쟈니 윤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는 알츠하이머 치매로 인해 모든 기억을 잃어 가고 있었으며 하루 종일 휠체어에 앉아 멍하니 초점 잃은 눈동자로 하루 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다고 한다. 그의 주변에 그렇게 화려했던 많은 사람들은 모두 떠나가고 오직 쟈니 , 그 혼자 뿐이었다.

이렇게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고독이라고 한다. 앞으로 다가올 죽음과 멀어져 가는 자식들과의 현실 앞에서 감당하기 힘든 고독이 밀려온다,

나도 자식들을 만날 때마다 부탁을 한다. 안찾아와도 좋으니 전화라도 해달라고 하지만 그때 뿐이지 전화 한통 없다. 내가 고독사로 쓰러져 죽게 되면, 이웃들에게 썩은 냄새가 번질 때까지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슬프고 두렵다.

현대는 농경시대와 달리 서로 편하자고 거의 모든 부모들이 자식들과 떨어져 산다. 작은 아파트나 작은 콘도에서 밥도 혼자 먹고 잠도 혼자 자고 TV 혼자 보다 보면 하루 종일 한마디 못하고 살아가는 노인들이 부지기수다

이런 가운데 노인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바로 고독사이다. 자식들 얼굴 한 번 못보고 고독사 한다는 것이 너무 비참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무서운 것이 죽음보다 고독임을 절감하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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