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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7-22 11:32
[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시- 이경미] 꽃과의 대화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193  

이경미 시인(오레곤 문인협회 회원)
 
꽃과의 대화

 
꽃이름을 너무 몰라
시인 될 자격 없다고
세상이 나를 꾸짖었을 때
말 걸어온 너, 꽃
 
이름없이 살고 싶은 존재들이
꽃이라는 삶을 선택해
피고 지고 싶은 계
스스로 정하고
공생하기 편한 곳에
뿌리 내렸을 뿐인데
 
이름에 꽃말까지 덧입혀진
식물도감 속에서
분류되고
분류되었던 슬픈 사연을
말로 흩날린 너, 꽃
 
꽃이름을 몰라서
아니, 모르기에
나 시인 될 자격 있다며
그나마 알고 있는 꽃이름과 꽃말까지
다 잊고 시작하라고
말로 핀 너, 꽃
 
 
< >
 
이 작품 속에서 꽃은 이름을 중요시 하지 않는다. 꽃은 이름 없이 살고 싶은 존재이다.

시인 역시 꽃 이름을 잘 모르는 사람이다. 이름이란 무엇인가. 이름이란 사회적 명예를 의미한다고 보면 꽃과 시인은 세속적 이름에서 자유로운 동질의 존재이다

그러기에 꽃이 작가에게 말을 걸어오며 서로 대화를 하는 것이다. 꽃은 작가에게 알고 있는 꽃 이름 까지도 다 잊으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시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꽃은 시인이란 명예가 중요한 것이 아님을 깨우쳐주는 시신이다

이 작품은 시인은 사회적 명예에서 자유로워야 함을 시적 메시지로 표현한 알레고리의 미학을 내장해 매우 참신하고 인상적인 작업이라 하겠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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