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풍 시인(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회원)
시인과
버스기사
폴스보에서
베인브릿지 가는 길
바싹
따라오는 버스를 피하여
시인은
가속을 하다
버스
게시판(Bulletin Board)에서
기사가
쓴 시를 읽는다.
“Sorry”
꽁무니
쫓은 것은 무의식적이었다고,
“Sorry”
바싹
붙은 것(tailgate)은 의도적인 것 아니었다고,
“Sorry”
운전에
부담주어 미안하다고,
버스기사는
진심어린 사과의 글을 보낸다.
스노든이
뭉개버린 미국 이 땅에
시원한
산들바람 같은 버스기사의 시,
무더운
더위를 식히는
시인보다
더 좋은 시를 쓰는
선한
시인 버스기사.
<해설>
이
작품에서 작가는 한 고속도로의 무대 위에 한 버스기사와 시인(자신)을 등장시켜 한 편의 시극을 연기하게
한다. 그는 자신의 차 뒤를 바싹 따라오는 버스를 피해 가속을 한다. 그리고 그는 곧 버스의 이정표 전광판에서 “Sorry”란 글자를 읽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Sorry”글자를 화자가 단순한 글이 아닌 시로 읽는다는 사실이다.
그 시의 내용은 버스기사의 진심어린 사과인 것이다. 화자는 이 사과의 ”Sorry”를 “시원한 산들 바람”같은 시이며 버스기사가 자신보다 더 좋은 시를 쓰는 “선한 시인”으로 인식한다. 흥미로운 것은 작가는 버스기사를 자신보다 더 좋은 시인으로 그려 보임으로써 자신을 진정한 따뜻한 휴머니스트 시인임을 간접적으로 투영시킨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작가는 휴머니즘이 문화, 피부, 언어의 벽을 허물고 냉랭한 이민의 삶과 미국 땅을 훈훈하게 만드는 힘임을 계도(啓導)하는 주제의식이 공고한 시 예술을 창조하고 있어 돋보인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