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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6-26 22:43
[시애틀 수필-장원숙] 세 번 이혼한 여자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768  

장원숙 시인(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세 번 이혼한 여자

 
지인 중에 세 번 결혼했다 세 번 이혼한 여자가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화려하거나 사치스럽지도 않고 수수하면서 생활력이 강한 보통 주부였다. 아마 이런 장점 때문에 남자들로부터 환심을 사지 않았나 싶다. 보편적으로 남자들이 추구하는 결혼 상대자로 적합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그녀가 두문불출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게 됐다. 차 한잔 마시면서 살아온 인생이야기를 나누던 중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됐다.

그녀가 마음이 답답해 차를 타고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미장원으로 파마를 하러 갔는데, 대여섯 명의 여자들이 모여 앉아, 자기 이야기를 하더라는 것이었다

그것도 내용을 훨씬 더 부풀려서 말이다. 그녀는 파마를 하고 돌아오는 날부터 세상에 나가기가 무서워 죽느냐 사느냐 하는 기로에 서게 됐다.  

그녀는 첫 번째 남편을 너무 사랑해 그 남자를 위해 죽을 수도 있을 만큼 사랑했다고 한다. 믿었던 만큼 분노도 커서 그의 외도로 인한 배신감이 너무 커서 용서할 수 없기에 결국 이혼으로 연결됐다고 한다.

두 번째 남편은 자기가 이혼녀 임에도 감싸주고 위로해주고 상처를 어루만져준 고마운 남자였다. 하지만 그 남자 역시 시간이 지나고 나니, 외도로 배신을 하더라는 것이었다. 다 참고 살아도 다른 여자와의 외도는 참을 수 없어 다시 이혼을 하며 생각했던 것은 내가 남자를 가까이하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스스로에게 맹세하며 살았단다.  

그런데 어느 날 교통사고를 크게 당했는데 우왕좌왕하는 그녀에게 나타나 안심시키며 찌그러진 차를 견인하도록 도와주고 증인도 서주는 따뜻한 남자가 나타났다. 결국은 그 남자의 차를 타고 집으로 올 수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 역시 이혼하고 혼자 살고 있었다.

그 남자가 듬직하고 고마워 서로 왕래하다 세 번째 결혼을 감행했단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로부터 남편과 전 부인 사이에 아들이 하나 있는데, 그 아들 때문에 전 부인과 가끔씩 만나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왕래가 잦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남편의 직장 근처에 숨어있다 남편을 미행하게 됐는데 아니나 다를까 전 부인 집으로 들어가더니 세 시간이 지나서야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 그 동안 집에 늦게 들어온 이유를 알고 난 후, 특히 여자관계에 예민한 그녀는 물어보지도 싸우지도 않고, 그냥 남자가 싫어서 이혼을 제안했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이혼을 서둘러 해줬다.

그녀는 이런 사연으로 세 번 이혼한 여자로 낙인이 찍히게 된 것이다. 그녀가 남긴 마지막 말은 나도 행복하고 싶어서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다였다. 그러면서 사람은 누구나 똑같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선 세상에 영원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우리의 생명까지도 말이다. 인간이 주는 기쁨ㆍ행복ㆍ사랑은 모두 잠깐일 뿐인데, 단순하고 순진해서 겁 없이 결혼에 뛰어든 결과가 아닌가 싶다.

세상 사람들은 세 번 이혼한 여자라고 쑥덕거릴지 모르겠지만 간음하다 잡혀온 여자를 돌로 치려는 자들 앞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그렇다. 우리는 모두가 죄인인데 누가 누구를 정죄할 수 있을까.

자기의 반려자에 대한 책임을 소홀히 여기고 자신의 권태를 빙자해 배신하거나 혹은 가차없이 차버리는 인간의 속성에, 그리고 자기가 의도하지도 않게 풀린 인생 탓에 마치 부정한 사람처럼 쉽게 굴레를 씌우는 세상 인심에 마음이 아프고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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