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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8-03 10:41
김학인/피그말리온 사랑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897  

김학인 수필가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고문


피그말리온 사랑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영어가 서툰데다가 말 수가 적어 아무도 그 아이를 주목하지 않았다. 마음에 그늘이 드리운 듯 친구도 없었다. 그러나 아이는 등교하여 선생님을 만나면 걸음을 멈추고 ‘굿모닝!’하며 공손하게 절을 한다.

처음엔 담임선생님이나 교장선생님도 별나게 보았다. 하지만 볼 때마다 한결같은 아이의 자세에 마음이 끌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의 반듯한 예의범절과 남을 배려하는 너그러운 마음이 차츰 알려지게 되었다. 성적은 뛰어나지 못했지만 늘 조용하게 맡은 일에 충실했다

6학년 졸업식을 앞두고 교장과 담임은 이 공손한 동양아이에게 무엇인가 상을 주고 싶어 머리를 맞대었다. 졸업장과 함께 아이는 아주 특별한 상을 받았다.
‘너는 품성이 좋아서 반드시 성공할거야’라는 격려와 함께 교장선생은 <가장 겸손하고 인사성 밝은 학생> 이라는 상장을 그 손에 쥐어주었다

아이의 차분하던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 동안 묻혀있던 끼가 살아나면서 그의 그림은 복도의 액자 속에서 빛을 냈고 숙달된 영어로 자신의 꿈을 거침없이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피그말리온 효과’다. 교장과 담임은 학교의 ‘피그말리온’이었다

피그말리온이라는 이름은 그리스신화의 피그말리온 왕에서 비롯되었다. 키프로스의 왕이자 조각가인 그는 당시의 여인들이 방탕한 것을 혐오하며 독신으로 살았다. 피그말리온은 상아로 아름다운 여인을 조각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이지만 그 매혹적이고 우아한 자태를 보며 사랑에 빠졌다. 가라테이아 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마치 살아있는 연인을 대하듯 옷을 갈아 입히고 입맞춤도 하면서 혼자 한숨짓곤 했다

그러던 중 아프로디테 여신의 축제날, 자신의 몫인 제물을 신들에게 바치면서 그 조각상이 인간으로 변하게 해달라고 기원했다. 간절한 기도에 감동한 신은 그 소원을 이루어주었고 피그말리온은 아름다운 여인 가라테이아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생각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고 기도는 신을 움직이게 했던 것이다.

 
중세를 거쳐 후대에 와서 피그말리온의 신화는 수많은 사랑이야기의 소재로 쓰이게 되었다. 자신의 창작품이 사람으로 변하고 그 창조물을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는 회화, 소설, 희곡, 영화 등 예술작품의 동기가 되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카를로 콜로디의 소설 <피노키오>, 메리 셀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 그리고 나다니얼 호손의 단편 <출생표시>가 있다. 버나드 쇼의 희곡 <피그말리온>은 교육으로 사람의 품위를 바꿀 수 있다는 주제를 다루었다.

교육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용어 ‘피그말리온 효과’는 사람의 가능성을 믿어주고 기대하면 그 예측이 실제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을 말한다

이 실험은 교육현장에서 로젠탈 박사 팀에 의해서도 나타났다. 교사는 무작위로 선택한 초등학생 몇 명에게‘너는 다음 학기에는 반드시 성적이 좋아질 것이다’라고 알려주고 또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며 지켜보았다. 얼마 뒤에 그 학생들의 성적은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담임교사의 기대와 그 기대에 부응하려는 학생들의 노력이 합쳐 이뤄진 것이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교사와 학생 간에는 물론 동료 사이, 부부 사이처럼 사람의 관계가 이루어지는 곳 어디에도 적용되는 현상이다.

프로이드는 저서 <꿈의 해석>에서 자신이 위대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 것은‘너는 장차 위대한 인물이 될 것이다’라고 믿어준 어머니 때문이라고 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엉뚱한 실수를 저지르기 일쑤였다

그런데 그의 할머니는 항상 손자를 꼭 안아주면서‘넌 무슨 일이든지 해낼 수 있어. 할머니는 너를 믿는다’고 말했다. ‘신의 손’이라는 별명을 가진 존스 홉킨스 대학 병원의 벤 카슨 박사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머리와 몸이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아버지없이 자라면서 빈민가의 불량소년, 학교에선 꼴찌, 놀림과 따돌림을 받던 흑인 소년이었다. 오늘의 벤 카슨으로 변화시킨 것은 기도하는 어머니의 끊임없는 격려와 용기를 준 말 한마디였다.

“벤, 넌 할 수 있어. 무엇이든지 노력만 하면 할 수 있어!

 
한편의 신화가 삶의 지혜를 일깨워 주었다면 하나님의 사랑은 인간의 가치를 깨우치는 생명의 빛이다. 창조주는 사람에게 자유의지를 주셨다. 그러나 그 자유를 남용하며 죄에 빠져가는 것이 안타까워 예수님을 희생시키면서 결코 포기하지 않는 인간 사랑을 보여주셨다.

신앙 여부를 떠나서 모든 인간은 창조주의 섭리에 따라 자신만의 특별한 사명을 가지고 태어난다. 주어진 여건에서 복된 삶을 갈망하며 자신을 다스려가지만 그 의식의 밑바닥에 숨겨진 귀한 역할을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모래 속에 묻힌 한 인간의 보석을 스스로 찾아내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끊임없는 사랑과 격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참 이치를 ‘피그말리온’의 신화가 말해 주는 것이리라.

문득 동부에서 유망한 애니메이션 작가로 활약하는 인사성 밝고 신실한 청년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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