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e Arago를 나와 Bandon 방향으로
내려간다.
또 하나의 등대를 만난다. 이 곳은 등대뿐만 아니라
등대를 끼고 형성된 오레곤 아일랜드라는 명소를 만날수 있는 곳이다.
이 등대의 이름은 coquille River Lighthouse.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강가에 있는 독특한 등대다. 물론 바다와 만나는 강이다. 이
등대의 역사도 만만치가 않다.
만들어진 시기가 1896년이 120이 다 되는 나이를 먹은 셈이다. 생긴 것부터 칠해진 색까지 지금까지 봐왔던 등대와도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었다.
미국을 여행하면서 늘 느낀 것이지만 자연 그대로 보존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있는
그대로 더 이상 훼손이 되는 것을 막는 수준까지만 관리하고 보존하는 듯 했다.
인공적이지 않아 편안해
보이는 게 이들의 특징이 아닐까 혼자 생각해본다.
지금은 작동하지 않고 멈춰 선 등대다. 이 등대를 대신해서 바닷가 앞에 무인등대가
설치 운영되고 있다. 근처에 바다가 있다고는 하지만 강에서 보는 등대의 분위기는 새로운 맛을 주기에
충분했다.
다시 방향을 돌려 101번으로 나왔다.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Bandon 이란 동네가 있다. 이 지역을 자주 다니면서도
늘 그냥 지나쳤던 곳이다. 그러다 혹시나 하고 어느 해인가 한번 들어가본 곳에서 감탄이 절로 나오는 풍경을
만났다.
이런 곳을 두고 늘 계속 지나친 것이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늘 비슷하겠지 하면서 지나친 곳이고 오레곤 여행지에서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지명을 가진 곳이라 그냥 지나치기만 했던
곳이다.
Bandon도 그냥 평범한 도시 같다. 크게 눈에 띄는 것도 없는 곳이다. 일반적으로 오레곤이나 워싱턴주의 해안 도시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데 해안 쪽으로 조금 들어가니 오레곤 아일랜드라는 큰 사인판이 보이고 평범하지 않은 해안 모습이 나를
사로잡았다.
넓은 펼쳐진 해안은 엄청난 바람과 함께 나를 맞아
이곳의 정식 이름은 Oregon Islands National Wildlife Refuge 이다. 길고 넓게 펼쳐진 해안 전경을 가진 이곳은 오레곤 사람들에게 특별히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다.
넓게 펼쳐진 해안은
엄청난 바람과 함께 나를 맞았다. 지금까지 보아온 오레곤 지역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아니 새로운 모습이다.
해안보다 조금 높은 언덕에서 바라다 본 해안의
첫 인상은 과히 절경이란 말이 절로 나왔다. 아니 이런 곳을 지금까지 모르고 그냥 지나쳤다는 게 한심스럽고
바보같게만 느껴졌다.
그런데 분명 육지인데 왜 섬이란 이름이 붙여졌는지는 모를 일이다. 해안 여기저기에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바위섬들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혼자 생각해본다.
오레곤 아일랜드라는 지명은 그 이후로 넓은 지역에서 눈에 띈다. 넓은
지역엔 많은 산책로가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이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한다.
중간 중간 쉬어갈수
있는 의자들도 있어 편하게 앉아 바닷가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게 해놓았다.
언덕에서 해안으로 내려가는
길도 잘 만들어 놓았다. 생각보다 높은 곳이다. 아래로 내려가면
좌우로 넓은 해변이 펼쳐진다. 해안 가까이 수 많은 바위섬들이 해안의 멋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내려가는 길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가본다. 넓고 긴 해안의 연속이다.
한참가면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이 나타난다. 끝부분에 무인등대가 소리를
지르고 있다.
무인등대를 뒤로 하고 강 쪽을 바라보니 아담하고 이쁜 등대가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모습이다. 웃음이 절로 나온다. 조금 전에 보고 온 Coquille River Lighthouse다.
그 곳과는 별개로 생각하고 온 길인데 이렇게 만나다니 몰라서 바보가 된 건지 아무튼 신기하기만 했다.
강 건너에서 보는 등대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 보인다. 사진적인 관점에선
훨씬 더 좋아 보이는 곳이다. 처음에 본 무인등대가 이 등대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한마디로 이곳은 오레곤 해안의 절경을 한 곳에 모아둔 듯한 분위기와 풍경이 보는 이를 압도하기에 충분한 곳이라 생각한다.
강한 바람과 넓은 들판, 들판 아래의 절벽을 끼고 형성된 다양한 형상의 바위섬과 해안풍경은 보지 않고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할 풍경이다.
Oregon Islands National Wildlife Refuge는 이곳에서 시작해서
오레곤 최남단까지의 해안을 말한다고 보면 정답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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