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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3-26 09:54
[정상원의 사진세상]봄을 준비하는 튤립축제로 떠나자
 글쓴이 : 정상원
조회 : 7,880  

워싱턴주의 봄의 전령인 튤립축제

기나긴 시애틀의 겨울도 다 지나가고 있다.

워싱턴주는 겨울이 다소 길다. 겨울은 우기라 하루가 멀다 하고 비가 내린다. 그래도 가는 세월 잡을 수 없다고 하루가 멀다 하고 오던 비도 점점 빗줄기가 잦아들고 짓궂은 날씨에도 여기 저기 피어나는 꽃을 막을 수는 없나보다. 주변에 피어나는 꽃들이 움츠려든 우리의 마음을 조금은 밝게 해준다. 

겨울이 끝나면 위싱턴주는 제 모습을 찾는다. 지천에 꽃들이 만발한다. 날씨도 좋아져서 파란 하늘을 자주 보게 된다. 생각만해도 마음까지 밝아지는 듯하다

이처럼 봄을 알리는 첫 전령이 바로 워싱턴주 북쪽에 위치한 스캐짓 밸리(Skagit Valley)에서 펼쳐지는 튤립 축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워싱턴주는 다들 알듯이 '에버그린 스테이트'(Evergreen State)라고 한다. 일년 내내 항상 푸름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봄부터 늦가을까지는 온갖 꽃들이 만발해 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무거운 겨울 옷을 벗어던지고 답답한 마음도 접어두고 화려한 컬러로 갈아입은 튤립 축제의 마당으로 떠나가 보자.

수선화는 청초한 모습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자만과 신비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 수선화는 아름다운 전설도 가지고 있다.

그리스의 나르시소스라는 아름다운 소년이 있었다. 잘 생긴 외모로 인해 요정들의 사랑을 받았는데 아무에게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상처 받은 한 요정이 나르시소스가 가슴 아픈 사랑을 알게 해달라고 빌었고 요정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나르시소스를 괘씸하게 여긴 신은 그가 연못 속의 자기 자신과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다나르시소스는 연못가에서 물속에 비치는 자신의 그림자만 바라보다 여위고 쇠약해져 결국 그 자리에서 죽고 만다. 그가 죽은 자리에 피어난 꽃이 수선화라고 한다.

올해 축제 기간은 예년과 같이 4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열린다. 이 지역은 4월이라도 겨울 옷을 완전히 벗지 못하는 다소 추운 날씨지만 만발한 꽃들을 보면 추위도 가시는 듯하다.

튤립이란 이름은 터키어인 '츄르밴드'에서 비롯되었다는데 그것은 이 꽃의 생김새가 흡사 두건이나 왕관을 쓰고 있는 듯한 모습에서 기인되었다고 한다.

귀엽고 깜직한 이미지를 풍기고 있는 이 꽃을 페르시아에서는 연인에게 구혼할 때 선물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사랑하는 마음이 튤립꽃처럼 타오르고 사랑의 열병으로 인해 가슴이 검은 뿌리처럼 타고 있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빨간색은 사랑의 고백, 노란색은 바라볼 수 없는 사랑, 흰색은 실연, 보라색은 영원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이곳엔 튤립만 있는 건 아니다. 수선화도 많다. 특히 많은 흰색과 노란색의 수선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까지 밝게 해준다. 

시애틀서 북쪽으로 60마일 I-5 Exit 221~231 주변

튤립축제가 펼쳐지는 스캐짓밸리는 시애틀 북쪽에 위치한다. 시애틀에서 북쪽으로 60마일 정도 달리다 보면 주변이 온통 튤립 마당이다. 그렇다고 도로가에서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Exit221에서 231까지 범위에서 어디로 나가든 나가다 보면 튤립 루트라는 팻말이 보인다. 그 팻말을 따라 가다보면 총 천연색의 꽃들이 반겨준다. 이곳도 예전 같지는 않다. 튤립 밭이 많이 줄었다. 경기 영향도 있겠지만 줄어들기 시작한건 오래전부터다.

내가 이곳에 처음 가본건 10년 전쯤이다. 그때만 해도 온통 튤립과 수선화 천지였다. 그런데 지금은 튤립 밭을 찾는 것도 조금 힘이 들 정도다. 우리가 모르는 여러 가지 사정이 있겠지만 이곳을 찾는 입장에선 마음이 아프다

이곳은 두 가지 형태로 운영된다. 하나는 일반 농가 밭에 펼쳐진 자체의 튤립밭이다. 튤립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가꾸는 밭들이다. 이런 곳이 줄어들고 있다. 또 하나는 튤립 축제기간 동안 운영하는 공원 형태의 튤립밭이다

이런 곳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한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잘 가꿔진 정원도 있고 넓게 펼쳐진 튤립 밭도 있다. 말이 끄는 투어 마차를 타고 돌아 볼 수도 있고 사진 촬영을 위한 여러 가지 설치도 해놓았다

너무 일찍 가거나 너무 늦게 가면 안돼  

이곳에 가기 위해선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날씨도 쌀쌀하니 두툼한 외투는 물론이고 튤립밭 주변은 흙길로 되어있다. 비가 자주 오는 관계로 길이 상당히 질퍽하다. 일반 신발로는 낭패를 볼 수 있어 장화나 등산화 같은 신발이 제격이다.

또 하나 너무 일찍 방문하면 활짝 핀 튤립은 보기 힘들다. 그런데 또 너무 늦게 가도 공원이외에선 튤립이나 수선화를 잘 볼 수 없게 된다. 가기 전에 정보센터(www.tulipfestival.org)에 문의를 한 후 방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튤립은 수명이 짧은 것 같다. 피었나 싶으면 금방 시든다. 자신의 화려함을 오래 보여주지 않는다. 튤립이 가장 화려한 순간을 찾는 것도 생각보단 어렵다. 이점도 방문 전에 고려해 볼 사항이다

튤립이 절정에 이르면 캐나다에서도 관광투어로 많이들 온다. 주차장이 말 그대로 인산인해 발 디딜 틈이 없을 때도 있다. 행사 기간 중에 각종 행사도 많이 열린다. 또한 헬기를 이용하거나 자전거를 이용한 투어 등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입맛에 맞는 걸로 골라보는 재미도 있다

어둡고 긴 겨울터널을 벗어나 힘차고 활기찬 봄을 준비하자. 무거운 몸과 마음을 정리하고 희망찬 미래를 생각하자. 그런 동기를 튤립축제에서 분명 찾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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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 Park 14-04-01 00:27
답변 삭제  
멋진 사진으로~
봄의 향기를 맞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대원 14-04-01 05:58
답변 삭제  
무수한 별이 반짝였어도, 내 별 만 보였었지.
무수한 튤립바다 보다도, 그 한 송이가 영원할 줄 몰랐지.
김남석 14-04-01 06:15
답변 삭제  
너무 아름답군요 하나님의 창조의 축복 만끽합니다.
덕분에 튜울립 축제 충분히 느끼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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