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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2-16 14:07
[신앙과 생활] 억울한 시베리아 유형길에서-김 준 장로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143  

김 준 장로(칼럼니스트)

 
억울한 시베리아 유형길에서

 
러시아의 작가 도스토예프스키는 인간의 본질과 종교적 문제에 관한 사색을 담은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이라는 대작을 남겼습니다

육욕적인 아버지 표도르와 그의 네 아들들을 중심으로 부친 살해라는 사건을 두고 벌이는 심리적 갈등과, 고난을 통한 인간 영혼의 구원 문제가 심도 있게 그려져 있습니다.

카라마조프가의 늙은 아버지 표도르는 방탕한 호색가요 육욕과 물욕의 화신으로서 아들들로부터 혐오와 증오의 대상이 되고 있던 중 둘째 아들 이반의 교사를 받은 넷째 아들에 의해 살해를 당합니다

그러나 사건의 수사가 잘못되어 장남인 드미트리가 부친 살해의 혐의를 받고 재판에 회부되어 유죄판결을 받을 지경에 이르자 그는 이런 말을 합니다.

나는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죄판결이 내려진다면 나로서는 정말 두려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 나는 징역을 사는 것도, 시베리아로 유형을 가는 것도, 심지어 사형을 당하는 것도 두렵지 않습니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내가 지금까지 철두철미 공의로우시다고 믿던 하나님을 더 이상 믿을 수가 없게 될까 봐 두렵습니다.”

이러한 그의 절박한 신앙적인 호소조차도 무시된 채 그는 결국 존속살해죄의 누명을 쓰고 시베리아로 유형을 가게 됩니다.

그는 이 엄청난 불합리와 부조리한 현실을 개탄하면서 고뇌에 고뇌를 거듭하다가 마침내 자신이 겪게 될 형벌을 스스로 합리화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그가 아버지를 죽이지는 않았지만 아버지를 극도로 증오했다는 사실만은 부인할 수가 없고, 그것은 곧 정신적인 살인이기 때문에 그 죄과만으로도 자신은 시베리아 유형의 벌을 받아 마땅하다는 양심적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자신이 이제 시베리아에서 종신형을 살게 될 것을 생각할 때 자신이 그 동안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생명과도 같은 소중한 시간의 가치를 모른 채 너무나 인생을 헛되이 낭비했다는 뼈저린 후회, 그가 생동하는 시간을 저버린 대가는 시베리아에서의 죽은 시간으로 돌아왔다는 통렬한 각성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억울하게 오해를 받거나, 비난을 받거나, 누명을 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좀 더 깊이 살펴보면 과오 없이 비난을 받는 경우가 한번 있을 때, 정작 비난 받아 마땅한 과오 9가지는 숨겨진 채 그 누구로부터도 비난을 받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할 것입니다

내가 한 떳떳한 일 한가지를 널리 방송하고 싶어질 때 남들이 알까 봐 감추고 있는 부끄러움 9가지가 나에게 있다는 사실도 스스로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어느 한 부분만을 보고 불합리, 부조리를 외치지만 그것은 인간의 편협한 식견에서 내리는 판단일 뿐, 하나님에게는 부조리란 있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전후, 좌우, 상하의 부분들을 모두 얽어 맞추다 보면 한 치의 착오도 없는 완벽하고 합리적인 결과로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내세의 상벌까지도 포함해)

그리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 때문에 죄의식을 느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건강증진을 위해서가 아니라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하는 운동, 정신적 영적 성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하는 독서, 무슨 일을 사명감으로써가 아니라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하고 있다면 그것은 금보다 귀하고 생명과도 같은 시간을 소진시키는 크나 큰 죄를 짓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 주변에 정신적 혹은 육신적인 결함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그토록 강렬하게 소망하는 그 모든 조건들을 다 누리며 살고 있는 우리가 거기에 아무런 감격이나 책임감이나 의무감도 없이 그저 죽은 사람처럼 그 모든 은사와 능력과 시간을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사장시켜 버린다면 하나님이 보시기에 그보다 더 큰 죄는 없을 것입니다.

인간의 부조리와 불합리 속에서 숨은 진리를 발견한 도스토예프스키에게서 그 부조리 때문에 신을 거부하는 무신론적 지식인들에게 그것을 초월하고 극복케 하려는 그의 강한 예언자적 소명을 보게 됩니다


**김 준 장로의 <신앙과 생활>을 추가로 보시려면 아래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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