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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홍의 교육 컬럼

 
<하버드 가지 마라> 저자인 대니얼 홍이 교육에 대한 정보와 관점을 예리한 시각으로 제시합니다.
 
 

 
작성일 : 14-05-06 16:42
[대니얼 홍 교육칼럼] 아버지의 침묵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094  

대니얼 홍(교육전문가)

아버지의 침묵
 
시험만 보면 늘 F만 받는 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의 아버지는 아들이 F만 면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었다. 고민 끝에 아버지는 아들을 불러 한가지 제안을 했다.

네가 만약 다음 시험에서 F를 면하면 무슨 소원이든 들어주겠다.”

아들이 기뻐하며 책상에 앉자, 아버지는 한가지 조건을 덧붙였다

그러나 또 F를 받으면 너는 더이상 내 아들이 아니다. 나를 아버지라고 부를 생각조차 마라!”

며칠 후, 아들이 시험 결과를 가지고 오자 아버지가 잔뜩 기대하고 물었다.

그래, 이번에는 F를 면했니?”아들이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아저씨, 누구세요?”
 
자녀의 성적이 기대치에 못 미칠 때 겉으로는 괜찮다라며 넘어가지만 속으로는 화가 치미는 사람이 아버지다. 아버지는 겉과 속이 철저하게 다르다. 소설 속의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이중인격이 아니라,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 등장하는 아버지 귀도처럼 말이다.

귀도는 작은 책방을 운영하며 아내와 아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나 독일이 이탈리아를 점령하면서 유태인 말살 정책에 따라 귀도와 조슈아는 유대인 수용소로 끌려간다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귀도는 어린 아들 조슈아에게 우리는 게임을 위해 특별히 선발된 사람이라며 1,000점을 제일 먼저 따는 사람이 1등상으로 진짜 탱크를 받게 된다고 거짓말을 한다. 수용소의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귀도는 자신의 거짓말을 그대로 믿는 아들을 지키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가운데 자신은 결국 희생되는 비극을 맞는다.

아버지의 이런 이중성은 현실에서도 잘 나타난다. 아버지가 어머니처럼 눈물을 쉽게 보이지 않는 것은 감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울 장소가 없기 때문이다.

집에서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다정다감한 말이 적은 이유는 사랑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끝없는 일과 스트레스로 얽힌 날마다의 전쟁에서 가슴에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무관심하게 보이는 이유는 미안함ㆍ자존심ㆍ체면이 뒤섞여 입을 열지 못하기 때문이다. 밤이 늦도록 자녀가 집에 들어오지 않으면 어머니는 열번 걱정의 말씀을 하며 한숨을 쉬지만, 아버지는 현관문을 열 번 오가며 그곳을 쳐다보고 침묵한다

아버지는 자녀에게 좋은 충고를 주면서도 속으로는 항상 미안하다. 실제로 자신이 솔선수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래서, 아버지는 이중적인 마음이 있다. 자식이 나를 닮아 주었으면 하고 은근히 기대하면서도, 제발 나를 닮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내지도 못하고 속으로만 침묵의 쓴잔을 마시는 아버지. 아내의 잔소리와 자식의 버릇없는 반항 속에서 아버지는 괴롭다. 특히 자신의 경제적 능력이나 사회적 지위에 따라 자신을 향한 존경심이 땅에 떨어지고 심지어 자신의 존재가 부정될 때는 더더욱 그렇다.

왜 남들처럼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지 못하는 가에 불만을 표시하고, 자신의 허름한 모습 때문에 같이 다니는 것을 창피스럽게 여기는 자녀 앞에서 아버지 마음은 침묵이라는 동굴 속에 깊히 박혀만 있다.

“해준 게 없어서 미안하다”라고 되뇌면서도 시류에 밀려서 어찌할 도리없이 점점 처지는 어깨를 보이는 아버지. 사회에서 무력해지고 가정에서는 왕따 당해도 “내 자식만큼은 날아가는 화살”이라는 신념을 가진 아버지. 그 화살을 좀더 높고 멀리 날아가게 하기 위해 묵묵히 그리고 온 힘을 다해 활시위를 당기는 게 아버지다. 그것은 바로 아버지의 겉과 속이 다른 침묵의 힘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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