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그인 | 회원가입 | 2024-05-17 (금)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2021년 1월 시애틀N 사이트를 개편하였습니다. 열람하고 있는 사이트에서 2021년 이전 자료들을 확인 할수 있습니다.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작성일 : 14-08-09 13:41
[시애틀 문학- 안문자 수필가] 소박한 밥상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207  

안문자 수필가

 
소박한 밥상
 
 
여름에 딱 어울리는 책, <소박한 밥상>을 읽었다. 푸르고 싱그럽게 차려진 밥상은 생각만으로도 입안이 상큼해진다. 사각사각 소리도 난다. 첫 장에 이런 말이 있다.

독자들이여, 요리를 하지 않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 이 책을 읽으시기를.”

뭐라고? 요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눈이 번쩍 뜨인다. 읽기도 전에 신이 난다. 오래 전에 읽었던 <조화로운 삶>의 저자, 헬렌 니어링이 쓴 책이라 더 반가웠다.

작가 니어링은 평화주의자, 농부, 그리고 채식가이다. 그녀는 100세까지 살았고 남편도 92세까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렸다. 평생 두통을 몰랐고 약국이나 병원에도 간 적이 없다. 숲 속이 그들의 약국이라고 했다.

식사를 간단히 준비하고 남는 시간과 에너지는 글을 쓰고, 음악을 즐기고, 자연과 대화하고, 친구를 만나는데 쓰란다. 야채와 과일, 씨앗, 견과류를 먹고 사는 사람은 화를 잘 내지 않고 마음이 여유로워 즐겁고 행복하게 산다고 했다. 니어링은 사람에게 최고의 환경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것이고 땅에서 나는 식물들이 사람에게 가장 좋은 먹거리라는 것을 아는 지혜를 가졌던 것 같다

창조주는 인간을 만들기 전에 그들이 먹을 수 있는 약초()와 씨 맺는 채소, 열매 맺는 나무들, 온갖 먹거리를 준비해 놓으셨다는 것을 떠올린다. 그것도 사랑으로 만드셨으니 사람에게 그 이상 좋은 것이 어디 있을까. 저자는 영적인 안목도 갖춘 듯하다.

세상에는 요리를 잘하는 사람, 잘하고 싶어 하는 사람, 그리고 잘하지 못하면서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이 있다. 니어링은 세 번째란다. 여기를 읽다가 흐흠, 기분이 좋아졌다. 나도 세 번째이니까

이 책은 채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기를 바라는 사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사람, 건강식으로 살고 싶은 사람, 문화생활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 혼자 사는 사람, 음식을 잘 못하는 사람, 또 육식을 즐기거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까지 모두를 위한 책이다.

직접 농사를 지어서 생식을 하고 일년 내내 잘 저장해서 풍부한 영양가를 살리라는 권유에 맞출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러나 일단 채식의 유익함과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해주고 저자가 추구하는 고상한 삶의 자세는 배울 수 있다.

그들은 농사를 지어서 봄부터 가을까지 밭에서 나는 싱싱한 야채와 과일을 먹는다는데 겨울엔 무얼 먹을까? 단단하고 농축된 음식을 먹는단다. 말린 과일, , , 감자, 고구마, , 견과류다. 말리고, 익히고, 얼린 음식들을 창고에 저장하는 방법도 소개했다. 나는 신나게 읽다가 주춤했다. 농사를 지어야 하고 저장할 창고도 있어야 한다. 땅은 커녕 텃밭도 없는 주제에.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감당이 안 되는 일이다. 나는 책을 덮고 피식 웃고 만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신선한 충격을 받은 건 사실이다. 농사꾼으로 살면서도 문화생활을 했다지 않은가. 음악을 듣고, 책을 쓰고, 여행도 했다. 그들은 행복하고 즐겁게 살았다. 조금이라도 따라 하고 싶다.

작가는 여성들에게 강조한다. 여성이 지켜야 할 자리가 부엌만은 아니라고. 요리를 좋아하는 여성이라면 요리를 만들며 즐거워하란다. 하지만 최소한으로 요리시간을 줄이고 남는 시간들을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생활에 투자하면서 많이 웃으란다. 그녀는 땅의 소산들은 버릴 것이 없다고 부르짖는다. 야채나 과일을 다듬고 남은 쓰레기도 깨끗이 씻어서 물을 붓고 끓인다

우려낸 국물은 스프를 만들 때 사용하고 찌꺼기는 거름으로 사용한다고 했다. 나도 시작했다. 아주 쉬우니까. 야채와 과일을 다듬고 남은 것들을 며칠 동안 모아보니 수북하다

오랫동안 그 영양가 많은 것들을 다 버리고 살았다니! 멸치와 다시마를 함께 넣고 끓이면 국이나, 찌개국물이 제법 달다. 나는 음식 만들기엔 큰 소리 칠 수 없지만 쓰레기로 나가는 자투리를 이용한 영양국물에 대해서는 으스대며 말한다.

지금은 한 여름, 니어링이 여름에는 가볍게 먹으라며 귀띔해준다. 아스파라가스, 식용 민들레, 완두콩, 토마토, 오이를.

나는 자연의 풍요를 누리되 모든 살아있는 것들을 더 아껴야겠다고 다짐한다. 자연을 감사할 수 있다면 찬란한 8월의 하늘을 향한 나의 가슴은 푸름이 넘쳐나고 사랑의 샘은 마르지 않으리라. 이 모든 축복을 누리려면 먹는 것은 물론, 생활이 단순해야겠다

내가 존경하는 작가 소로우도 이렇게 말했다. ‘단순 하라! 단순하게 살라! 수 십 가지 요리대신 다섯 가지만 먹자. 다른 것도 그렇게 줄이자.’그래, 나도 소박한 생활을 영위하도록 노력하리라.
시작도 하기 전에 내 마음과 몸은 새털처럼 가벼워진다.

**시애틀지역에서 활동하는 문인들의 작품을 더 보시려면 아래를 클릭


 
 

Total 696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546 [서북미 좋은 시- 문창국] 닫힌 문 시애틀N 2019-04-07 4234
545 [시애틀 수필-이한칠] 자연스러운 일 시애틀N 2017-10-01 4222
544 [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임 풍] 팡… (2) 시애틀N 2014-08-30 4221
543 공순해/그녀의 봉사 공순해 2013-05-13 4218
542 [서북미 좋은 시-지소영] 이월의 시 시애틀N 2019-02-05 4213
541 [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 김복선] … 시애틀N 2017-09-04 4211
540 [시애틀 문학- 안문자 수필가] 소박한 밥상 시애틀N 2014-08-09 4208
539 [김영호 시인의 아메리카 천국] 필척 산(Mt. Pil… 시애틀N 2016-08-15 4198
538 여기열/지혜를 펼치는 해 여기열 2013-05-13 4186
537 [시애틀 수필-장원숙] 사람 괴물 시애틀N 2018-03-06 4186
536 [신년 수필-배수영] 시상식과 전국 노래자랑 시애틀N 2016-01-02 4184
535 [시애틀 문학-정동순 수필가] 쉰 고개 (2) 시애틀N 2015-01-19 4175
534 [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시- 김준규] Sai… 시애틀N 2018-10-28 4174
533 천사와 예쁜 요정 (1) 임 풍 2013-07-14 4169
532 [이효경의 북리뷰]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준 … 시애틀N 2014-09-21 4163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About US I 사용자 이용 약관 I 개인 정보 보호 정책 I 광고 및 제휴 문의 I Contact Us

시애틀N

16825 48th Ave W #215 Lynnwood, WA 98037
TEL : 425-582-9795
Website : www.seattlen.com | E-mail : info@seattlen.com

COPYRIGHT © www.seattlen.com.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